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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구로 등록일 2017-10-23 조회수 416
제목 숨가빴던 140분, 새 삶 열어준 심장이식

 

‘숨가빴던 140분, 새 삶 열어준 심장이식’

 

심장혈관외과 백만종-심혈관센터 김응주 교수팀 긴밀한 협진

고난도 수술과 심장재활로 꺼져가는 심장 되살려

병원 전전했던 말기 심장병 환자 수술 후 건강하게 20일 퇴원

 

9월 23일 토요일, 응급차 안은 무겁게 내려앉은 긴장감으로 가득 들어차 있었다. 멸균된 통을 부여잡은 하비스트 팀(Harvest)의 얼굴엔 결연한 의지가 묻어났다.

 

3개월 만에 이뤄진 심장 기증이었다.

가장 먼저 간 적출이 시작되었고 다음 순서가 심장이었다. 팔딱팔딱 뛰는 빨간 생명의 화로를 손에 움켜쥐고 그 온기를 느낄 새도 없이 하비스트 팀은 차가운 멸균수와 얼음이 가득 든 통에 조심스럽지만 재빠르게 심장을 옮겨 담았다. 생명을 옮기는 매우 고귀하고 소중한 시간,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4시간이었다.

4시간 이내에 공여심장 획득에서 이동, 이식 수술까지 이뤄져야 했다. 그래야 허혈성 심장 손상을 최소한으로 줄여 최상의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착 5분 전입니다”

도착과 동시에 수술이 진행 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전담팀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수술실은 이미 5시반 전신 마취를 마친 환자가 인공심폐기를 단 채로 가슴을 열고 새로운 생명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 뒤였다.

 

“도착했습니다!”

다급한 외침이 들리고 수술실의 문이 열렸다. 이와 동시에 시선을 들어 서로를 마주보는 심장이식전문팀의 눈빛이 빛났다. 자, 이제 시작이다.

 

 

9월 23일(토) 밤 고려대 구로병원 심장이식전문팀(흉부외과 백만종 교수, 순환기내과 김응주 교수, 흉부외과 유양기 교수, 순환기내과 나진오 교수, 마취과 이동규 교수, 순환기내과 김우현 교수, 장원영 교수)이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심장이식 수술은 수술 3개월 전부터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간호부, 장기이식센터가 모여 전담팀을 만들고 지속적인 논의와 협진을 통해 완벽한 준비 하에 실시한 수술이었다.

 

수술을 받은 65세 강모 씨는 수축 기능 부전을 동반한 울혈성 심부전을 앓고 있는 말기 심부전 환자로, 처음 고려대 구로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10분 이상 걷는 게 힘들 정도로 심장 기능을 거의 상실한 심각한 상황이었다. 과거 다른 병원에서 심장혈관에 스텐트를 5번 이상에 걸쳐 10개 이상 넣는 시술을 받았지만 심장기능은 점점 악화되었고 작년 12월 26일에는 갑작스런 심정지가 찾아와 심폐소생술로 겨우 의식을 되찾는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그 후 그는 서울, 지방 할 것 없이 여러 병원들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았으나 병세는 호전되지 않고 더욱 악화되어 갈 뿐이었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심장 때문에 잦은 호흡곤란과 흉통 증상을 겪어야 했으며 폐에 물이 차 밤에는 5분도 채 잠을 자지 못하는 등 고통을 받았다. 그렇게 그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를 찾았고 운명처럼 김응주 교수를 만났다.

 

환자를 처음 진료했던 순환기 내과 김응주 교수는 “처음 병원을 찾은 환자의 상태는 매우 심각해 심장이식 수술밖에 남아 있는 치료법이 없었다”라며 “심장이식수술을 결정하고 공여자가 나타나기까지 3개월 동안 환자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24시간 전담팀들이 돌아가며 모니터링을 했으며 밤낮 할 것 없이 환자의 상태를 세밀히 살피고 수술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라고 덧붙였다.

 

심장이식 수술은 공여자가 많지 않고 공여 심장을 확보한다고 하여도 공여자와 수혜자 사이에 조직학적, 면역학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명나면 진행할 수 없는, 수술 성사 확률이 매우 낮은 어려운 수술이다. 그렇기에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가 급격하게 찾아온 심정지로 수술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고려대 구로병원 심장이식전문팀은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다행히 강 모씨는 국립장기이식센터에 등록 후 3개월 만에 33순위에서 1순위로 심장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큰 산이 남아 있었다. 바로 4시간, 골든타임이었다. 4시간 안에 공여 심장을 획득하고 이송하여 수술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시간적 제약이 있어 공여 심장을 가져오는 병원과의 거리, 그날의 교통 상황, 수술 준비 등 어느 하나 허투루 넘길 수 없었다.

 

심장이식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백만종 교수는 “심장이식 수술은 심장 적출 후 최단시간에 이루어질수록 좋은 수술 성과를 보이므로 이번 이식수술은 시간과의 싸움”이었다며 “공여 심장 획득 팀이 심장 획득 순간부터 이식수술을 모두 끝마치기까지 총 140분이 걸렸으며 이후 환자는 양호한 수술 후 경과를 보였다. 이는 수술 전 체계적인 프로토콜과 시나리오를 짜고 뛰어난 협력으로 대비해 온 심장이식전문팀 모두의 활약”이라고 말했다.

 

미약하게 생명을 이어나가던 심장이 백만종 교수의 손끝에서 크고 뜨겁게 타오르며 새로운 생명의 불꽃을 피우기까지 오롯이 4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매우 빠르고 섬세하며 정확한 수술이었다.

 

김응주 교수는 “전율을 느꼈다. 멈춰 있던 심장이 쿵쿵쿵, 다시금 리듬에 맞춰 뛰기 시작했고 텅 비어있던 가슴에 새로운 심장이 자리 잡아 엔진을 킨 것 마냥 힘차게 박동할 때 벅찬 감격을 느꼈다”라며 그 순간을 다시금 떠올렸다.

 

100m도 걷기 힘들던 환자는 이제 계단을 오르내리고 병실 복도를 오가며 힘차게 뛰어오르는 심장의 생동감을 만끽한다. 그는 심장재활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하체 위주의 유산소 운동을 하며 기초 체력과 심폐기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제 그는 새로운 삶을 건강하게 영위하기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해 나가고 있다.

 

수술 27일 만인 10월 20일, 완연히 좋아진 모습으로 퇴원을 하게 된 강 모씨의 얼굴엔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심장이식 수술은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는데 때마침 김응주 교수님과 백만종 교수님을 만나게 되어 정말 천운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다시 주어진 이 삶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교수님의 지도를 철저히 따르고 이제 내 몸을 만들어가는 것은 나의 몫이니 정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말기 심부전 환자는 1년 내 치사율이 70~80%로 암 환자의 치사율보다 높다. 이런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는 인공심장 삽입술이나 심장이식 수술이 마지막 희망이다. 장기 이식 수술을 받으면 1년 내 생존율이 90% 이상이며 10년 내 생존율은 60~70%로 매우 높다. 그러나 아직 장기 기증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장기 기증이 이뤄지는 경우가 장기 기증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이식 수술에 드는 비용도 높아 경제적인 이유로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백만종 교수는 “심장이식수술에 대한 정책적인 방안과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하며 경제적 이유로 수술을 포기하는 환자들이 없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중증 심장질환에 대한 대학병원의 역할을 강조하며 “서울 서남부권을 책임지고 있는 고려대 구로병원이 이번 심장이식전문팀 구성에 따라 앞으로도 말기 심부전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어 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응주 교수는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했다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심장 질환에 관한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관리와 치료가 가능하며 우수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어떤 환자가 와도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알릴 수 있어 매우 뿌듯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심장질환 치료를 책임지는 고려대 구로병원 심장 드림(dream)팀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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