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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로봇 암 수술
전 세계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다

김선한 센터장

고려대안암병원 암병원 김선한 센터장(왼쪽)이 직장암 로봇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김 교수의 직장암 로봇수술은 이 분야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로봇수술기기는 전 세계적으로 4,500여 대가 보급돼 있다. 그중 3,000대가 미국에 있고, 아시아에는 600대 정도, 국내에는 100대가 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로봇수술기기 숫자로만 보면 매우 적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의사들의 로봇수술 실력은 세계표준으로 인정받아 술기를 전수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아졌다. 또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해 세계 각국에서 배우러 오고,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수술 시연)를 통해 전 세계에 수술 장면을 생중계하는 등 우리나라 로봇수술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고려대안암병원 암병원은 내시경과 수술용 로봇 등을 활용한 최소 침습·최소 절개 수술을 추구한다. 수술 후 남는 흉터와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최신 수술용 로봇 '다빈치SP(Single Port)'를 도입했다. 다빈치SP는 여러 개의 절개를 이용해 수술하던 기존 로봇수술 방식을 탈피한 새로운 방식의 로봇으로, 2.5cm 크기의 단 1개의 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하며, 그 적응증을 넓히고 있다.

구조적으로 칼을 대기 어려운 방광·전립선·직장암 치료에서 로봇수술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직장암 로봇수술법 세계 최초 개발, 입안으로 로봇팔을 넣어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로봇 경구 갑상선 수술' 세계 최초 개발, 근치적 방광 절제술 아시아 최다 시행 등 관련 분야에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이외에도 흉터 크기를 10분의 1로 줄인 로봇 유방 재건술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수술을 시행하며 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직장암 로봇수술의 세계 표준을 세우고 독보적인 술기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고려안암병원 암병원 김선한 센터장에게 로봇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암 수술 제1원칙 '암 조직 최소화하라'

직장암 로봇수술에 대해 설명하는 김선한 센터장.

직장암은 대장의 마지막 15cm가량인 직장에 생기는 암으로, 골반 속 좁은 곳에 있다 보니 방광과 자궁, 전립선 등 다른 장기들과 붙어있어 시야 확보가 어렵다. 김 교수는 "이 때문에 직장암은 수술자의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팔 4개가 달린 로봇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숙련된 외과 의사의 능력이 결국 환자의 장기생존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직장암을 대하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동양인들은 항문 보존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수술로 항문이 없어져 인공항문을 달아도 수술을 받는 서양인과는 달리 동양인들은 항문이 사라진다면 차라리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동양인에게 항문을 보존하는 것이 암 환자의 삶의 질과 큰 연관이 있다. 이 때문에 최대한 직장을 남기고 항문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로봇수술을 정교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암 수술의 제1원칙은 '암 조작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암을 많이 건드리지 말 것'을 후배 의사들에게 강조한다. 외과종양학 교과서의 당연한 명제이지만, 그가 재차 강조하는 이유는 숙련된 의사라도 실현해내기가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보다 로봇수술이 탁월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다.

'환자 중심' 암 치료 새로운 모델 제시

김선한 센터장은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보다 후유증이 적고 완치율이 10%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좁은 공간에 쉽게 들어갈 수 있고, 주 병변과 임파선(림프샘)의 정밀한 절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복수술은 큰 도구를 쓸 수밖에 없고, 복강경 수술은 직선의 기구를 가지고 수술하기 때문에 시야 확보나 수술기구 접근이 어려워 이 원칙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 하지만 로봇수술은 더 좁은 부위를 수술할 때에도 시야 확보와 수술 기구 접근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직장암 로봇수술은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보다 후유증이 적고 완치율이 10%가량 높다. 김 교수는 "수술 이후 배뇨 기능도 훨씬 빨리 돌아오고, 성 기능 회복뿐 아니라 원상으로 회복되는 비율이 모든 부분에서 더 높다"고 강조했다. 2017년 고려대안암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 암 환자로 등록한 환자 수는 연간 3,600여 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4,500여 명으로 약 25% 증가했다. 연인원으로는 2017년 외래 1만1,000여 명, 입원 6,700여 명에서, 2019년 외래 2만2,500여 명, 입원 1만3,000여 명으로 2년 만에 2배 넘게 늘어났다. 그만큼 고려대안암병원이 환자들에게 암 치료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세계 각국에서 암 치료를 받기 위해 고려대안암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해외에서 고대안암병원을 찾아와 치료 또는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암 환자가 1,400여 명이나 된다. 외국인 암 환자 중에는 국가별로 몽골이 가장 많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이 그다음이다. 최근에는 아랍에서 오는 암 환자들도 늘고 있다.

이처럼 언어와 문화적 차이에도 해외에서 찾아올 만큼 고려대안암병원 의료진의 암 치료 실력과 성적은 뛰어나다. 수술·항암제 등 치료법이 표준화되면서 국내 암 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 또한 암 치료의 패러다임도 단순한 암의 제거나 생존 기간 연장에서 환자의 삶의 질 향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암병원의 맞춤형, 포괄적 암 치료가 주목받는 이유다.

'공유의사결정' 과정 통해 환자·보호자 참여

고려대안암병원 암병원은 환자 중심의 철학을 바탕으로 치료의 전 과정을 환자의 눈높이에 맞춘다.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는 환자 참여형 다학제 협진과 후유증을 최소화한 로봇수술, 전문적인 관리로 '환자 중심' 암 치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의료의 양보다 질에 무게를 두고 적정 진료, 맞춤 의료의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 결과물의 하나인 개인 맞춤형 포괄적 암 치료로 구현하고자 노력한다. 암 환자의 긍정적인 치료 경험이 생존율 향상과 남은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고려대안암병원 암병원은 환자의 암 진단부터 치료 및 생존 후 관리까지 환자와 소통을 통해 최적의 치료법을 구현하고자 한다.

다학제 협진팀의 또 다른 장점은 암 진단의 '속도'와 '정확성'을 위한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고려대안암병원 다학제 협진팀은 1989년 두경부암 협진팀에서 시작해 현재는 대장암·유방암·위암·간암·혈액암 등 암 종별 다학제 협진팀이 매주 1회 이상 모여 최선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장기 치료가 필요한 중기·말기 암은 환자와 보호자가 다학제 협진에 직접 참여해 '공유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함께 치료법을 고민한다. 각 분야의 전문의료진이 예상되는 결과에 따라 치료법의 순위를 매겨 알리면, 환자가 본인의 나이나 사회경제적 환경을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환자가 스스로 치료 목적과 효과를 이해하면 치료 참여율이 오르고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 EDITOR: 장치선
  • PHOTO: 김도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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