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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햄버거병' 예방
고기 완전히 익혀 먹고, 위생 철저히 지켜야!

김상민 교수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

지난 6월 경기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어린이 100여 명에게 집단으로 '햄버거병'을 포함한 식중독 증상이 발생해 부모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HUS)'은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생기는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의 합병증 중 하나다.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임형은 교수에게 햄버거병의 주요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은 일반적으로 1주일 정도 안정을 취하면 후유증 없이 완치된다. 하지만 이 중 10%는 햄버거병으로 이어지고 증상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햄버거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가급적 날음식을 피하고 고기는 속까지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이다.

여름철의 경우 생선회와 육회 종류를 피하고, 야채와 과일도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한다. 오염된 칼과 도마로 조리한 음식도 위험할 수 있어 조리도구를 청결히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염된 식수를 마시는 것도 금물이다.

30%는 혈뇨, 단백뇨, 고혈압... 5%는 신장투석 위험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임형은 교수는 "햄버거병은 심한 경우 사망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장출혈성대장균은 보통 소의 내장에 흔하게 존재한다. 주로 덜 익힌 고기를 먹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햄버거를 빠르게 조리하다 보니 햄버거 패티에 들어가는 고기가 덜 익었을 때 많이 생길 수 있다고 해서 햄버거병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특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음식을 깨끗한 상태에서 조리하고 충분히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임형은 교수는 "여러 햄버거 회사들에서 햄버거병이라는 명칭에 대한 반발이 나왔다. 그만큼 빠르게 음식을 내놓아야 하는 인스턴트 식품의 특성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사회가 다 같이 인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로 6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잘 나타나는 햄버거병은 급성 장염이나 식중독 증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열이 나면서 구토 증상이 나타나거나 설사를 한다. 소변량이 줄고 혈변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햄버거병이 급격하게 진행이 되면 아이가 갑자기 처지고 창백해지고 빈혈에 빠질 수 있다. 환자의 30% 정도는 중증으로 진행해 혈뇨, 단백뇨, 고혈압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정말 심하면 혈뇨를 보기 시작하고 혈압이 올라가 전신부종이 생겨 소변을 보지 못한다. 이 경우는 신장 기능이 손상돼 투석과 수혈 등 집중치료가 필요하다. 햄버거병은 신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평생 신장투석을 해야 할 정도로 후유증이 남을 확률이 5%에 달하고, 사망률도 5~1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햄버거병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외식할 때는 물론 집에서도 고기는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한다. 야채나 과일도 충분히 세척해서 먹어야 하며, 도마와 칼도 자주 소독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오염되기 쉽고 세균이 번식하기 쉬우므로 위생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6세 미만 소아나 노인들은 면역 체계가 약하다 보니 햄버거병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있는 집에서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고기는 무조건 익혀 먹고 손 위생 필수적

임 교수는 햄버거병은 잠복기가 3일에서 3주까지로 알려져 있고, 증상이 나타나다가 회복되는 중에 나빠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아이가 특정 음식을 먹은 다음에 갑자기 토하고 설사를 한다면 햄버거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혈변 증상이 있고 심하게 처지면 반드시 빨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햄버거병에 걸렸다면 대변, 구강 등의 경로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염된다. 햄버거병에 걸린 아이는 격리 치료를 받아야 하고 공동화장실을 사용하면 안 된다. 아이의 다른 형제, 자매 등 가족 내 감염도 주의해야 한다. 안산 유치원 집단 발생 당시에도 가족 간 발생이 2~3건이 있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햄버거병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손 세척과 위생이 가장 중요하고, 고기는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음식과 조리도구의 청결한 위생 상태를 유지해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주길 바란다."

매년 2만 명 발생해 200명 이상 사망

임형은 교수는 "햄버거병을 예방하려면 고기는 반드시 익혀서 먹고 조리도구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햄버거병은 19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미국 오리건주 햄버거 가게에서 오염된 쇠고기, 분쇄육이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732명이 집단으로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됐다. 당시 4명이 사망하고 178명이 신장, 뇌 손상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앓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크게 조명됐다. 지금까지도 햄버거병은 매년 환자 2만 명이 발생하고 200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주요 집단 발생 사례를 보면 2006년에 미국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원인은 오염된 시금치 때문이었다. 2009년에 있었던 미국 집단 감염 사례는 네슬레의 쿠키 밀가루가 원인이었다.

2011년 독일에서 있었던 감염 사태의 매개체는 오염된 채소였다. 이밖에 일본에서는 무 싹, 미국에서는 수박, 콩나물 등을 먹고 감염된 사례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2017년 한 아이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복통을 호소했다며 햄버거병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당시 아이의 부모는 햄버거병이 의심된다며 민·형사소송을 제기했으나, 검찰은 맥도날드에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수제 패티가 아닌 공장에서 대량으로 수십만 장씩 생산되는 분쇄육이 단 한 명에게서 발생한 점, 햄버거병은 보통 2~14일 뒤 증상이 나타나지만 단 몇 시간 뒤에 증상이 진행된 점으로 인과관계가 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올해 6월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유치원생 16명이 집단 햄버거병 진단을 받았다.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치원 냉장고의 아래쪽 서랍 칸 온도가 적정온도보다 10도 이상 높아 이곳에 보관된 식자재에서 대장균이 증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유치원 측의 식자재 폐기, 식자재 거래명세 허위작성, 역학조사 전 내부 소독으로 정확한 원인 규명에는 실패했다.

정부는 피해 아동들의 치료비를 지원하며 유치원 원장에 대한 형사 고발 조치와 함께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 EDITOR: 임솔
  • PHOTO: 홍태식,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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