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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침습 수술, 최신 항암 치료로
난치성 위암 생존율 높인다

김종한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김종한 교수.

지난해 12월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 발생률은 갑상선암과 폐암에 이어 3위였으며, 위암에 의한 사망률은 4위를 기록했다. 이는 남녀를 모두 합했을 때의 기록이다. 남성의 경우 위암은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1, 2위를 다툴 정도로 여전히 높다. 암 발생률의 증가는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필연적인 결과다. 그런데 위암의 약 60% 이상이 조기에 발견되며, 위암 생존율은 95%에 달한다. 이는 건강검진의 활성화도 있지만 그만큼 위암 연구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다. 고려대 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김종한 교수 역시 국내 최고의 위암 치료 권위자다. 특히 김 교수는 복강경이나 로봇수술과 같은 최소침습 수술은 물론 최근에는 그동안 종양내과에서 주로 이뤄지던 항암 치료 요법 연구를 직접 주도해 암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김 교수를 만나 한국인 위암의 특징과 수술, 김 교수가 발표한 '난치성 복막전이 위암 환자 대상 항암 치료'에 대해 물어봤다.

특별한 증상 없는 '침묵의 암', 정기 검진으로 조기 발견이 최선

위암을 '침묵의 암'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위암의 특징은 진행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조기 위암의 경우 만성 위염으로 인한 약간의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 이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체중이 감소한다든지 음식이 내려가지 않아 구역, 구토가 발생하고 출혈이 생기는 경우는 이미 위암이 매우 진행된 경우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건강검진을 통해 미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암은 남성에게 있어 여전히 위협적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감소하는 추세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나트륨이 많이 함유되고 발효시킨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등의 식습관으로 위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였다. 하지만 신선식품 섭취량의 증가와 저염식에 대한 인식 확대 등의 식습관 변화로 위암 발생률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서구에 비하면 한국인의 위암은 여전히 매우 높은 빈도로 발생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위암 발생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

우선 짠 음식과 절임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과 연관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교해 위암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 위염의 유병률이 높다. 헬리코박터 위염은 장기적으로 만성 위궤양과 위암의 발생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 이외에도 유전적 요인 또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위를 치료하는 모습을 표현한 사진
음주와 흡연, 그리고 가족력이 위암 발생률에 미치는 영향은.

위암은 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는 암이다. 음주와 흡연 또한 위암의 발생과 관련이 있으며, 가족력 역시 발생률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가족력이 있으면 좀 더 이른 나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생존율 역시 올라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최근에는 전 국민 성인 건강검진으로 위내시경이 널리 시행되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조기 위암을 발견하는 비율은 전체 위암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발견된 조기 위암은 완치율이 95% 이상으로 치료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또한 의학기술 및 항암요법의 발전도 위암의 생존율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복강경·로봇 수술, 출혈·통증 적고 회복속도 빨라

위암 수술의 기본 원칙이 수술인 이유는 무엇인가.

위암은 고형암이므로 우선 암을 제거해야 완치할 수 있다. 점막에 국한된 조기암의 경우 분화도가 좋고 림프절 전이의 위험도가 적어 내시경으로 절제해도 완치가 가능하지만, 분화도가 좋지 못하고 암이 점막 하까지 진행된 경우 전신마취하 수술을 통해 림프절 절제술을 통해 위를 절제해야 암의 재발을 막고 완치가 가능하다.

위암 수술도 종류가 많은데, 어떻게 분류되는가

위암 수술은 접근법에 따라 개복, 복강경, 로봇수술이 있다. 수술 전 병기 상 조기 위암의 경우 복강경 수술, 진행성 위암의 경우 개복수술이 현재까지 가이드라인에서 추천하는 수술방법이다. 다만 진행성 위암에서도 많은 경우 복강경 수술이 가능할 경우 진행할 수 있고, 여러 연구에서 그 안전성이 입증됐다. 국내 및 국외 여러 기관에서 진행성 위암에서도 복강경 수술을 적용하는 임상시험이 이뤄진 결과 개복수술과 비교해 차이가 없다고 증명되어 수술 전 검사 상 가능할 경우 선택해 진행할 수 있다. 위의 절제범위는 위암 병소의 위치에 따라 위 전절제, 하부 및 상부 아전절제, 부분 절제 등이 있다. 절제범위는 위암의 위치뿐만 아니라 진행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암을 완전히 절제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위암 수술 후 식생활 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위와 주변 신경을 보존하는 기능보존 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의료진의 위암 수술 장면
고려대 구로병원 의료진의 위암 수술 장면.
복강경 수술의 특 장점에 대해 설명해 달라.

복강경 수술은 기존 개복수술과 같은 범위의 위와 림프절을 절제할 수 있으면서 복부 상처가 작아 통증이 적고 회복 기간이 짧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수술기구의 개발과 발전, 수술 술기의 발달로 진행성 위암에서도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을 점차 대체하고 있다. 위를 절제하는 수술 원칙은 개복수술과 다르지 않으며, 배에 작은 구멍만 내고 그것을 통해 기구를 넣어 모니터로 배 안을 보면서 수술을 진행한다. 최근에는 3차원 고화상 모니터를 통해 병변을 정밀하게 볼 수 있어 수술 부위를 세밀하게 박리해 림프절 박리 시 조직 손상 및 출혈을 줄였다. 초기에는 위 절제 후 절제된 위 조직을 꺼내기 위해 4~6㎝의 작은 절개창을 내 이곳을 통해 위와 주변 조직을 꺼내고 장을 연결했지만, 최근에는 문합까지 모든 수술과정을 복강 내에서 모두 하고 절제된 조직은 배꼽 절개창을 확장해 꺼내기 때문에 복부에 수술 상처가 거의 없다.

로봇수술의 특 장점은.

로봇수술은 복부에 절개한 구멍에 수술기구와 수술용 카메라를 넣어 진행하는데, 기존의 복강경 수술과 마찬가지로 개복수술과 비교해 출혈 및 통증이 적고 회복속도가 빠르다. 또한, 위암 수술의 경우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에서 광범위 2군 림프절 절제 시 췌장 등의 주변 장기가 손상될 위험이 적다는 보고가 있다.

로봇수술은 복강경 수술보다 더욱 넓은 시야에서 수술을 섬세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수술기구를 복강 안에서 여러 각도로 자유롭게 꺾을 수 있고, 3차원 영상을 보면서 수술을 시행하므로 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로봇수술 기구는 사람의 손과 비교해 미세한 떨림이 없어 조직 손상이나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고,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각도까지 들어가 정밀하게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개복 및 복강경 수술로 절제가 쉽지 않은 대혈관 주위 림프절도 정확하게 절제할 수 있어 몇몇 기관에서는 이미 진행성 위암에 적용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치료비가 비싸고,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고액의 수술비를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복강 내에 항암제 직접 투여, 생존율 낮은 복막전이 치료 가능성 열어

복막 전이란 무엇이며,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복막은 복강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이다. 복막은 복부에 있는 장기를 거의 둘러싸고 있으며, 내장을 서로 연결하고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복막전이란 말 그대로 이 복막에 암세포가 침범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복막전이는 4기의 진행성 위암 환자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전이 및 재발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전이가 동반된 위암 환자는 완화적 전신 항암화학요법이 표준 치료이지만, 복막전이의 경우에는 이마저도 치료 예후가 좋지 않다. 위암의 경우 다른 장기와 비교해 복막전이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그 과정이 복잡하다. 소장으로 암이 침범한 경우에는 식이 등이 어려워 기존의 전신 항암화학요법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기 어렵다.

최근 '위암 복막전이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위한 새로운 항암 치료에 관한 연구' 결과를 직접 발표했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번 연구는 위암 복막전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국내 13개 이상의 대학병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기관 연구다. 2020년 6월부터 12월까지 약 6개월 동안 복막전이 및 원격전이를 동반한 4기 위암 환자 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대상자를 총 3개 그룹으로 나눠 복강 내 항암제(파클리탁셀)의 용량을 각각 다르게 해 주입한 뒤 경과를 관찰했다. 1상 연구 결과, 연구에 참여한 모든 환자에게서 3등급 이상의 심각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항암 치료 후 복강 내 전이 정도를 평가하는 복막암 지수(PCI: Peritoneal Cancer Index)가 전보다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대한위암학회지 'Journal of Gastric Cancer'에 게재됐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전망에 대해서도 말해 달라.

현재 1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생존율 향상에 대한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2상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또한, 올해 안에 3상 연구에 들어가 기존에 전신 항암 치료 대비 생존율을 확인할 예정이다. 현재 복막전이 위암은 치료는 물론 항암요법 역시 큰 기대를 하기 어려워 고식적인 치료만 행해지고 있다. 본 연구를 통해 복막전이 환자도 포기의 영역에서 치료의 영역으로 편입시킬 수 있는 희망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환자 맞춤형 최선의 치료법 찾고자 노력

김 교수는 위장관외과로 주요 진료 분야는 위암과 위장관질환 수술이다. 대상 질환으로는 위암 및 위십이지장 궤양성 질환, 위점막하종양, 식도열공탈장, 위식도역류증(항역류수술) 등이 있고, 그 외에 고도비만 및 제2형 당뇨 환자에 대한 비만대사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김종한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김종한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의 위암 수술 성적은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는데, 그 이유를 김 교수는 '환자 맞춤형 최선 치료법을 찾는 위암 다학제 진료'에 있다고 설명한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최소침습 수술법 및 기능보존 수술법과 같은 최신 수술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암 완치율을 높이고 수술환자의 빠른 회복과 수술 이후 영양 보존과 같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암 적정성 평가 기준에 맞는 모든 위암 환자에 대해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및 치료방사선과 등과 함께 환자 맞춤형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위암 다학제 진료를 적극 시행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암 진단이 나오면 환자는 당황스럽고 불안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의료진을 믿어 달라고 김 교수는 당부한다.

"위암 치료는 평생에 걸쳐 행해지는 과제입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전신면역을 악화시켜 예후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되도록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장기 치료계획을 준비해야 합니다. 불안한 마음에 증명되지 않은 민간 의료나 비법 등은 오히려 치료에 방해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현혹되지 마시고 위암 전문 의료진을 믿고 잘 따르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건강검진율이 떨어지고 있는 요즘 김 교수가 강조하는 것은 건강검진이다. "아무리 코로나 시대라고 하지만 건강검진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위암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적극적인 건강검진'입니다."

  • EDITOR: 김은식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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