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메뉴 바로가기본문 내용 바로가기

만성 염증성 질환 크론병,
20, 30대 남성 환자가 크게 늘었다

크론병 증세는 궤양성 대장염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혼동하기 쉽다

크론병 증세는 궤양성 대장염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혼동하기 쉽다.

가수 윤종신과 코미디언 출신 가수 영기 등 유명인이 앓고 있다고 고백해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크론병. 이 병은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소화관의 모든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요즘에는 젊은 남성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구자설 교수를 만나 크론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아봤다.

국내에서 크론병 환자는 점차 늘고 있다. 그중 20대 환자의 발병률이 가장 높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대 환자가 30.4%로 가장 많고, 30대가 22.6%, 40대 14.6% 순이었다. 구자설 교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육류와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와 같은 식습관 변화가 크론병 증가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복통, 설사, 체중감소 있다면 의심해 봐야

크론병은 어떤 병인가.

대표적인 난치병이다.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젊은 나이에 발생해 평생을 따라다닌다. 주로 20-30대에 많이 발생하고, 남성 환자가 여성에 비해 2배 더 많다. 구강에서부터 식도, 위, 소장, 대장,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관 전체에 발생할 수 있다. 주로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회맹판에 발생하며 대장, 소장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또한 염증이 장의 점막에 국한되지 않고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등 장의 전 층에 침범할 수 있다.

구자설 교수
크론병 진단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구자설 교수.
크론병은 왜 생기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으로 크론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 사람이 특정 환경에 노출되면 장에 만성 염증이 생겨 크론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연구에서 크론병 환자 가족이 크론병에 걸릴 위험은 10배까지 증가한다고 보고 되는데, 가족의 유전적 특징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이를 보면 유전적, 면역학적,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어 정상 장내 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고 염증을 지속적으로 야기하여 크론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식습관, 흡연, 대기오염 등도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크론병의 증상은 무엇인가.

증상은 다양한데, 주로 복통과 설사가 동반될 수 있다. 이외에도 전신 무력감, 혈변, 발열, 항문 통증 등의 증상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되며 체중감소가 동반하면 크론병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 발병하게 되면 체중증가와 키 성장을 저해하면서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이 지연되어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은 배꼽 부위 또는 오른쪽 아랫배에 흔하며, 식후에 심해진다. 항문 부위 불편감도 흔한데, 이로 인해 치질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 장의 기능 이상과 관련 없이 관절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피부, 눈, 간, 신장에 이상이 생기기도 하고 골밀도가 감소하여 골다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크론병 걸린 뒤 관절통이나 골다공증 생기기도

과민성 대장증후군과는 어떻게 구분하나.

흔히 크론병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있는데, 두 질환 모두 만성 복통과 설사를 동반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크론병과 달리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드물고 자는 동안에는 복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궤양성 대장염과 차이는 무엇인가.

궤양성 대장염 또한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이고, 크론병과 증상, 경과, 치료법 등이 비슷하지만 발병 위치와 심각도에 차이가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의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만성적인 염증과 궤양이 반복해서 생긴다. 직장에서 시작하여 점차 안쪽으로 진행하며, 병변 부위가 연결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직장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갑작스러운 배변감, 의도치 않은 대변 지림 등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합병증도 발생하나.

크론병은 장이 헐었다가 회복하는 과정이 반복될 수 있으며, 이런 부위의 장은 내강이 좁아지거나 폐쇄가 발생할 수 있다. 심한 협착이나 폐쇄가 발생하면 복통이 악화된다. 또한 협착으로 장이 늘어나거나 염증이 악화된 부위에서는 장에 구멍이 생기는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장 천공은 심한 복통을 유발하는 복막염으로 나타나거나 장의 내용물이 뱃속으로 흘러나와 고름 주머니를 형성하는 복강 농양을 초래할 수 있다.

크론병은 소장과 대장에 많이 발생
크론병은 소장과 대장에 많이 발생하며 식도와 위 등에도 생길 수 있다.
크론병의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만성 설사, 복통으로 크론병이 의심되는 경우 다른 질병과의 감별과 환자 상태 평가를 위하여 먼저 혈액 검사와 대변 검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CT와 같은 영상의학 검사로 소장과 대장 병변을 평가하고 내시경 검사를 시행한다. 대장 내시경에서는 장을 따라 길게 나타나는 종주 궤양이나 조약돌 점막과 같은 전형적인 모습이 나타날 수 있고 불규칙하게 배열된 아프타 궤양 등이 관찰되기도 한다. 소장에서만 병이 발생하는 경우가 크론병 환자의 25%를 넘는데, 소장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캡슐내시경이나 기구보조 소장내시경 등 추가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법을 알려 달라.

약물 치료를 원칙으로 하며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을 할 수 있다. 크론병은 완치되지 않으므로 증상 완화와 관해기(증상이 안정된 시기)를 유지하는 것을 치료 목표로 한다. 주로 항염증제와 면역 억제제를 사용해 장의 염증을 조절한다. 만약 기존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약물 치료 진전 없으면 수술 고려

어떤 경우 수술을 하나.

적절한 약물치료를 해도 반응이 없거나 장협착, 누공, 심한 출혈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이 필요하다. 대장 염증이 아주 심하면 전 대장 절제술과 영구 회장루(소장 장루)를 시행하는데, 전체 대장을 제거한 후 복막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피부 밖으로 소장의 끝을 연결하여 인공 항문을 만드는 수술 방법이다. 소장에 국소 병변이 있으면 소장 부분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고, 협착이 생기면 협착 성형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술로 장을 일부 절제하더라도 남아 있는 장에서 크론병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절제 수술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한다.

대장에 침범한 크론병, 암 유발 위험 높아

구자설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구자설 교수.
크론병이 암으로 진행되기도 하나.

크론병 환자에서 암이 발생할 확률은 일반인에 비해 조금 높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대장을 침범한 크론병의 경우 대장암의 발병 위험은 일반인에 비해 3~4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장을 침범한 크론병의 경우에는 소장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고, 그 외에 혈액암이나 림프종의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

크론병이 생기면 주의해야 할 음식이 있나.

크론병 발생에 음식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아직까지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음식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일반적으로 특정 음식을 가릴 필요는 없고 반대로 질병에 좋다고 해서 한두 가지 음식에 집착하는 경우 오히려 영양 불균형을 일으켜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여러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여 건강한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약물에 대한 반응을 좋게 하고 치료에 도움이 된다. 다만 술이나 많은 양의 커피는 장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병이 악화된 상태라면 주의해야 한다.

크론병이 있다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병이 악화된 급성기가 아니라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크론병을 갖고 있더라도 학교에 다니거나 직장생활을 하며 운동, 여행 등 평범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급성기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고, 식이를 주의해야 하며 격렬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장거리 여행 전에는 충분한 사전 점검 필요

평생을 따라다니는 크론병을 앓고 있다면 장거리 여행도 가능할까. 구 교수는 이에 대해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론병 환자가 만약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사전에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약의 이름, 특히 성분명과 용량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며 비상시를 대비해 약이 충분히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세균성 장염은 크론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을 여행한다면 장염 예방을 위하여 물을 주의하여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크론병 대처에서는 긴장을 풀기 어렵다. 구 교수는 "증상이 악화됐다고 생각하여 진통제나 지사제를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염증성 장 질환 크론병의 이모저모

현재 의술로는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크론병. 여러 가설과 낭설도 그만큼 많다. 가설과 낭설을 정리해봤다.

1) 유전적 요인

크론병 환자 가족들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가족 구성원 안에서 환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 면역 기능 요인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되지 않은 질병 발생에 대한 가설이다. 소화관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에 대한 면역 기능의 결함으로 생긴다는 것이다.

3) 환경적 요인

크론병을 유발하는 식품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발병 추세로 볼 때 전문가들은 즉석 식품, 패스트푸드 등 서구화된 식습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1인 가구 증가. 흡연, 대기오염 등 생활환경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4) 크론병에 대한 오해

크론병에 걸리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까. 그렇지 않다가 정답이다. 크론병을 앓게 되면 증상이 나아졌다가 심해지는 과정이 반복된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시기를 관해기라고 하는데, 이 관해기에는 학교나 직장생활, 운동, 취미생활, 여행은 물론 출산을 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하다.

항문 주위에 발생하는 크론병은 치질과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지만, 치질과 다른 만성 질환이다. 크론병 환자 3명당 1명 꼴로 항문 주위에 치열, 치루, 항문 농양과 같은 병변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런 증상만 보고 흔히 가벼운 항문 질환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반면에 치질은 통증 없이 항문에서 선혈이 보이거나 치핵 덩어리가 빠져나오는 양성 질환으로 항문 통증이 있는 크론병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 EDITOR: 장치선
  • PHOTO: 홍태식, 셔터스톡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