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메뉴 바로가기본문 내용 바로가기

2.5kg 미만 신생아,
협진 통해 99% 살려낸다

미숙아 이미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미숙아.

산모 연령이 높아지면서 고위험 신생아도 증가하고 있다. 반면 저체중 신생아에 대한 치료 의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미숙아(이른둥이)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송인규 교수(소아청소년과)에게 고위험 신생아 치료법을 물어봤다.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데드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올해 우리나라에서 나타났다. 총인구 감소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저출산 추세에다 산모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선천성 질환이 있거나 미숙아와 같은 고위험 신생아 출생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미숙아(이른둥이)란 임신 37주 미만에 태어나거나, 출생 시 몸무게가 2.5kg 미만의 아이를 말하는데, 국내 출생아 열 명 중 한 명이 미숙아다. 미숙아의 절반 정도는 태어나자마자 바로 인큐베이터가 있는 신생아중환자실로 가게 되며, 그곳에서는 어린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의료진들의 눈물 어린 사투가 벌어진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아이들의 생명은 모두 소중하다. 의료진은 1분 1초도 아이들에게 눈을 떼지 않는다. 땀과 노력, 그리고 헌신적인 진료만이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료진의 헌신으로 고위험 신생아의 생존율은 비약적으로 늘었으며, 특히 고려대 구로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99% 이상의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고위험군인 출생 체중 1.5kg 미만 극소저체중 출생아의 생존율도 2020년 기준 89%다.

구로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이른둥이들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기까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소아청소년과 신생아분과 전문의 송인규 교수를 만났다.

유기적 협진 이뤄지는 신생아중환자실

송인규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인규 교수.

"산모 연령의 증가 등을 이유로 고위험 산모가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한 고위험 신생아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가장 중점적으로 치료하는 1.5kg 미만의 극소저체중 출생아는 1년에 약 2500명, 그리고 2.5kg 미만의 저체중 출생아는 2만 명 가량 됩니다. 2.5kg 미만의 저체중 출생아 상당수가 신생아중환자실이 필요하고, 만삭아 중에도 선천성 기형, 그리고 호흡곤란이 있어 입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송 교수는 미숙아와 선천성 질환 아기, 그리고 출생 직후 호흡곤란, 황달 등으로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신생아에 대한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송 교수가 집중적으로 고위험 신생아를 돌보는 곳은 신생아중환자실이다. 구로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는 송 교수를 포함한 2명의 신생아분과 전문의가 있는데, 입원 후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소아청소년과의 각 분과와 타과의 협진, 그리고 의료진의 팀워크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곳이다.

특히 미숙아 합병증과 관련해 소아 심장, 소아 신경, 소아 내분비, 소아 호흡기, 소아 신장, 소아 소화기영양 등 각 과의 전문의와 협진이 유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생아 진료의 질도 높아지고 있다. 소아외과, 소아정형외과 전문의와의 협진으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 적시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고위험 신생아는 먼저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게 되며, 출생 주수와 체중에 따라 인큐베이터 안에서 돌봄을 받을지 결정하게 됩니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인공호흡기, 광선 치료 등을 하며, 호흡이 안정적이고 가능하게 되면 입으로 수유가 충분히 할 수 있을 때까지 치료를 받습니다. 퇴원 시에는 수유 교육, 고위험 신생아의 경우 심폐소생술 교육 등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원내 치료를 마치고 퇴원 후에도 다각도의 장기적인 추적 진료가 가능하다. 구로병원은 현재 권역 내에서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를 운영하는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이다.

생명 지키는 사명감, 신생아분과 자부심의 원천

"저는 공공의료에 관심이 많아 그 분야에 대해서도 공부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에서 가장 공공적인 부분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신생아 분야가 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제가 시작할 당시에는 신생아분과 전문의가 정말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신생아분과 전문의와 신생아중환자실은 고위험 신생아를 지키는 울타리이자 부모들의 마지막 희망이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송 교수는 그 어느 과보다도 강도 높은 수련 과정을 버티며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도 의료 현장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일단 인력이 부족한 부분이 가장 힘들죠. 다른 중환자 의료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신생아를 돌보는 부분은 특히 심합니다.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 인력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고려대 구로병원에서는 치료와 돌봄의 질 향상을 위해 전문의 중심의 진료체계를 갖추고자 전문의를 꾸준히 영입하고 있으며, 전문 간호사 도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송인규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인규 교수가 신생아의 건강을 살펴보고 있다.

힘든 만큼 보람도 크다고 송 교수는 말한다. "1kg 미만의 초극소저체중 출생아들이 힘든 치료를 이겨내고 자라는 모습을 보면 정말 제가 선택한 길에 보람을 느낍니다. 회복이 어려울 거라고 했던 아기가 기적적으로 살아 주어서 지금은 가족과 행복하게 잘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습니다."

의사는 생명을 지키는 고귀한 사명감으로 일한다는 것을 송 교수는 몸으로 보여준다.

송 교수는 자신의 공공의료에 대한 전문성을 살려 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고위험 신생아의 장기적 예후를 연구한다. 미숙아, 선천성 기형 환자의 성장과 발달, 의료 이용 행태 분석이 주요 연구 대상이다.

"건강보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사회학적인 연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출생한 아이들의 2018년까지 이용한 병원과 진단과 치료에 대한 장기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영유아 건강검진 자료를 통해 특정 그룹의 출생 이후 성장·발달과 외래나 입원비 비용 등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송 교수는 최근 출생 체중 1.5~2.4kg의 저체중 출생아의 발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위장관계 선천성 기형으로 수술을 받은 아기들이 현재 잘 성장하고 발달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송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고위험 신생아의 가정을 도울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 의료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는 보건과 복지가 너무 분리되어 있습니다. 의료진이 아기를 잘 살렸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후유증이 남은 경우나 선천성 질환이나 유전성 질환을 평생 가지고 사는 경우에 그 모든 부담이 아이와 가족에게 돌아갑니다. 이 부분은 반드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99.9%의 생존율을 향하여

코로나19 팬데믹은 신생아중환자실의 환경도 바꿔놓았다. 아기를 낳고도 얼굴 한 번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병원에 따라서는 일주일에 한 번만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아무리 방역지침이라고 해도 이런 상황을 송 교수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부모가 아이를 보는 것은 단순히 면회가 아니라 치료의 일종입니다. 미숙아는 길게는 서너 달 입원합니다. 그 사이에 애착 관계 형성이 중요하고, 부모와의 접촉은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도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면회 시간이 기존에도 짧았지만, 그나마도 없어져서 의료진으로서 우려가 큽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백신 접종자에 한해 일주일에 한 번 면회가 가능한데, 부모들께서 협조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미숙아들의 생존율이 90%가 넘어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수많은 의사의 노력과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 교수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 울타리를 더욱 단단히 고정하기 위해서는 진심을 다하고, 그래서 이른둥이의 생존율이 99.9%에 이르기까지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것이 송 교수의 다짐이다.

  • EDITOR: 김은식
  • PHOTO: 홍태식, 셔터스톡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