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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이용한 첨단 갑상선 수술,
흉터 없이 목소리까지 살린다

김훈엽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김훈엽 교수가 경구로봇갑상선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주연 배우 박소담(30)이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에 갑상선암에 대한 관심이 또 다시 높아졌다. 박소담은 정기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유두암'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증상이 없거나 모르고 지내다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수술법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박소담 수술을 직접 집도한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김훈엽 교수에게 갑상선암과 최신 수술법에 대해 들어봤다.

갑상선은 목 앞쪽 중앙 부위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으로 체온 유지와 신체대사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 관련 질환 중 갑상선에 혹과 덩어리가 발생하는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 하는데, 이는 크게 양성과 악성으로 나뉘고 결절의 1~5%는 갑상선암으로 진단된다. 특히 갑상선암은 90%가 박소담의 사례처럼 '갑상선 유두암'으로 진단된다.

갑상선암 수술 전 주된 고민은 무엇일까. 환자 입장에서는 재래식 수술을 받을 것인지, 로봇 수술을 받을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목 중앙을 5cm 정도 절개하는 재래식 수술은 가장 간단하지만 목에 수술 흉터가 남아 미용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로봇수술이 등장했지만 수술 시간과 입원 기간이 전통적 절개 수술에 비해 길어지거나 수술비가 많다는 것 등이 단점이다.

기존 로봇수술 단점 극복한 경구로봇갑상선수술

최근에는 기존 로봇수술의 단점을 극복한 경구(經口)로봇갑상선수술(TORT: Trans-Oral Robotic Thyroidectomy)이 주목받고 있다.

2013년도부터 국내에서 최초 개발된 이 수술법은 아랫 입술 안쪽에 작은 구멍을 내고 로봇팔을 삽입해 갑상선만 정교하게 절제하는 방법이다. 다른 조직과 기관에 손상을 주지 않고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수술 후 한 달 지나면 구강점막 상의 상처가 거의 희미해지며 몇 달 정도면 완전히 상처가 사라진다. 수술 후 통증도 기존 로봇 갑상선 수술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또한 수술 후 목소리 변화도 거의 없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김 교수는 특히 국내에서는 최초로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의과대학 교수로 활동해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 2019년도 미국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즈의 툴레인의과대학에서 겸임교수로 임명돼 조교수로 근무를 하고 있다.

김훈엽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김훈엽 교수.
경구로봇갑상선수술은 일반 절제술이나 기존 로봇갑상선 수술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기존 로봇갑상선 수술은 겨드랑이나 유방 등을 통해 비교적 먼 거리에서부터 갑상선까지 접근하기 때문에 수술 범위가 넓어 회복 시 통증의 범위와 그 정도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반면 경구로봇갑상선수술은 입에서 갑상선까지의 접근 거리가 짧아서 환자분들이 체감하는 불편함과 통증이 상대적으로 적다. 또 외관상이나 목소리의 변화가 거의 없어 환자분들의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기존 수술법에 비하여 매우 빠르다.

갑상선 환자들에게 로봇 수술을 권장하는 이유는

환자의 체질상 켈로이드 피부 등의 상처가 많이 남거나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는 직업을 가지신 분, 또 경제적으로 조금 여유가 있는 환자라면 경구갑상선로봇수술을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여겨진다. 수술 소요 시간은 일반 수술과 비슷하다. 갑상선전절제 수술의 경우 2시간 내외 정도 걸린다. 다만 로봇 수술의 경우 준비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치아와 턱 보호 작업을 해야 하는데 30분 정도의 준비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갑상선 수술과 차이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갑상선 수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경구갑상선 수술은 일반적인 갑상선 수술과 정반대로 보면서 수술하는 것이다. 보통 갑상선 수술은 환자의 옆이나 아래에서 위를 보고 하는데 경구 갑상선 수술은 위에서 아래를 보고 수술하기 때문에 갑상선 수술 관련 해부학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로봇수술 기법으로 수술을 하던 의사들은 입 안 부위가 워낙 세밀하기 때문에 수술하는데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입 자체가 작고 좁은 부위기 때문이다. 갑상선 수술을 잘하고 많이 했던 국내 의사들이라면 1주일 정도 훈련하면 쉽게 시작할 수 있다.

기존 로봇수술은 절제 부위가 넓어 통증 더 심해

겨드랑이를 통한 기존 수술법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현재 로봇 갑상선 수술의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겨드랑이를 째고 로봇을 집어넣는 방식이다. 또한 유방과 겨드랑이 부위로 들어가는 수술도 이뤄진다. 하지만 이 방식들은 흉터는 보이지 않지만 수술 범위가 넓어 수술시간, 통증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구를 통한 갑상선 수술을 고안한 것이다.

수술을 경험한 환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어떤가.

우선 통증이 다른 수술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는 반응이다. 수술 다음날 진통제가 필요 없을 정도다. 흉터의 경우에도 구강점막이기에 5∼6개월 지나니까 어디인지를 찾지 못할 정도다. 갑상선 수술이기에 목소리의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하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경구갑상선 수술을 받았을 경우 목소리 문제를 느끼는 환자도 거의 없다. 처음에는 미용을 보고 왔는데 이제는 목소리도 잘 나오고 통증도 적고 감염 문제도 적다. 항생제도 일반수술과 똑같이 수술 직후에만 쓴다. 의외로 구강점막이 깨끗하기 때문에 잘 아물고 수술 당일 음식도 먹을 수 있다.

갑상선 모형(가운데) 사진
갑상선 모형(가운데).
경구로봇갑상선 수술을 진행하기에 어려운 케이스가 있는가.

특별히 제한적이거나 수술법 적용이 어려운 케이스는 없다. 주걱턱 같이 하악이 유난히 발달되거나 돌출된 경우라도 수술을 시행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며, 특히 이전에 양악 수술이나 지방 자가 이식, 필러 주입 등의 성형을 포함한 하악 수술을 하신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경구로봇갑상선수술을 시행할 수 있었다.

경구로롯 수술은 기존 수술법들에 비해 아직 수술 사례가 적은 편인데.

경구로봇갑상선수술은, 수년 간의 연구와 사체 실험, 동물 실험 등의 준비 과정을 거쳐 약 5년여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시작했다. 십여 년의 역사가 있는 기존의 내시경로봇수술법에 비해서는 당연히 수술 사례가 적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1,000례의 경구로봇갑상선 수술을 시행했는데 이 수술은 한층 향상된 술기의 정밀성을 바탕으로 암 치료 면에서도 기존 수술법에 비해 동등하거나 우월한 성적이 보고 되고 있다.

경구로봇갑상선수술 도입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경구로봇갑상선 수술의 개발이 발표되었을 때, 수술의 효과뿐 아니라 우리 몸의 자연개구부인 입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접근 방법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아무리 작은 흉터라도 환자 자신에게는 '내가 질병을 앓았다'는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남을 수 있는데, 입 안을 이용해 흉터를 아예 남기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구로봇갑상선수술은 하나의 수술법으로써 우수할 뿐 아니라 앞으로 개발될 진보된 수술법들, 특히 자연개구부를 이용한 *노츠(NOTES, Natural Orifice Transluminal Endoscopic Surgery)의 새로운 막을 열었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생각한다. 경구로봇갑상선 수술이 진정한 환자중심 의료로서 새로운 수술법을 고안하고 연구 개발하는 롤 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노츠(NOTES) : 인체를 절개하지 않고 이미 열려있는 입, 항문, 코 등으로 수술 도구를 넣어 수술하는 분야

  • EDITOR: 장치선
  • PHOTO: 지호영,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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