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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긴긴밤 OTT의 흡입력,
한꺼번에 몰아보는 콘텐츠

OTT 표현 사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OTT(Over the Top)가 인기를 끌면서 영화나 드라마 연재물을 한꺼번에 몰아보는 것을 이르는 '정주행'이란 단어가 자주 언급된다. 엔딩 크레딧이 뜬 뒤 머뭇대다 보면 자동으로 다음 화로 넘어가버리기에 어지간한 자제력 없이는 끊어 보기 힘든 세상이 됐다. 올 겨울에는 아예 정주행할 만한 콘텐츠를 골라보는 것은 어떨까. 긴긴 겨울밤은 정주행을 위한 최적의 시간이다. 밤은 길고, 볼거리는 많다.

원작을 맛깔나게 재현한 정주행 '스릴러'

마인드 헌터

실화를 바탕에 두었으나 자극적이지 않은 범죄 수사극이다. 2017년 첫 시즌을 방영한 뒤 2019년 시즌 2까지 마친 상태이며, 프로파일러 존 더글라스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기획된 드라마 시리즈다. <나를 찾아줘>, <조디악>, <세븐> 등을 통해 범죄 스릴러에 탁월한 감각을 보여온 데이빗 핀처 감독이 제작 및 일부 에피소드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는 연쇄살인범, 즉 시리얼 킬러(serial killer)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1970년대 미국의 행동과학부 소속 요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범죄 수사의 기초로 여겨지며, 범죄 수사물을 챙겨 본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용어인 프로파일링(profiling)이란 개념도 실제 이 요원들을 통해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같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내에서도 큰 신뢰를 받지 못했던 이들의 이론이 어떻게 오늘날 범죄수사학의 토대가 되었는지 집요하게 파고든다. 또한 실제 미국의 연쇄살인범, 그 시대의 모습을 거의 흡사하게 재현한 미술 등이 시선을 끈다. 채널은 넷플릭스.

드라마 마인드 헌터 스틸컷(1)
드라마 마인드 헌터 스틸컷(2)
드라마 마인드 헌터 스틸컷(2)

<마인드 헌터>의 1970년 시대적 배경이 살아 있는 미술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어딘가 익숙한 제목이 아닌가 싶다면 제대로 맞혔다. 범죄 추리물의 여왕이라고 불리며 전 세계 추리소설 애호가들이 사랑하는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국 드라마다.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진 원작은 떳떳하지 못한 과거를 지닌 열 명의 인물이 의문의 초대장을 받고 한 섬에 모여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제목처럼, 등장 인물들이 차례차례 지난 죄과 때문에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그린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에 이미 수차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지만 2015년 BBC 원(One)에서 제작한 이 드라마는 애거서 크리스티 탄생 125주년을 기념해 3편의 미니 드라마로 제작한 것으로 원작에 충실한 편이다. 더불어 수려한 영상미를 보는 즐거움이 있으며, 오랜만에 고전적인 추리 스릴러가 당긴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채널은 왓챠.

드라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스틸컷(1)
드라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스틸컷(2)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한 장면. 10명이나 되는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잘 설정했다.

겨울밤의 온기 전달하는 '요리 프로그램'

더 셰프 쇼

<더 셰프 쇼>는 <아메리칸 셰프>라는 요리 영화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실패한 일류 레스토랑 출신의 셰프가 쿠바 샌드위치 푸드트럭으로 다시 삶의 즐거움을 되찾아간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로이 최의 요리와 요리 인생에 빠져든 존 파블로 감독의 제안으로 프로그램이 성사됐다.

영화에서 등장한 메뉴를 만들거나 영화계의 미식가를 찾아가고, 미국 전역의 걸출한 셰프들을 찾아다니며 요리를 배워본다. 시즌 1에는 귀네스 펠트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톰 홀랜드 등의 할리우드 배우들도 두루 출연하는 것이 재미의 포인트. 무엇보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두 남자의 끊임없는 수다다. 요리 이야기로 시작해 인생 이야기를 거쳐 다시 요리 이야기로 이어지는 이들의 수다는 계속 다음 회차를 누르게 되는 마법의 주문이다. 현재 시즌 2의 일부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채널은 넷플릭스.

더 셰프 쇼 스틸컷(1)
더 셰프 쇼 스틸컷(2)

푸드트럭을 콘셉트로 요리 쇼를 펼치는 <더 셰프 쇼>.

심야식당 : 도쿄 스토리

도쿄 시부야의 뒷골목, 밤 12시부터 시작해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심야식당의 이야기. 사실 <심야식당>은 너무나 잘 알려진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만화가 아베 야로의 원작 만화부터 인기를 끌었고, 일본에서도 이미 영화, 드라마가 제작되었으며, 국내에서도 동명의 드라마가 제작된 바 있다. 2016년, 그리고 2019년에 시즌 1, 2로 방영한 <심야식당: 도쿄스토리>는 일본 드라마에서 심야식당의 주인장을 연기한 이 시리즈의 상징적인 인물인 코바야시 카오루가 같은 역을 맡고, 각각 10개의 에피소드를 추가 구성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의 정주행 포인트는 부담 없이 보기 좋은 25분가량의 짧은 분량, 에피소드마다 치킨라이스, 돈가스, 옛날 핫도그 등 특정 요리 하나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 점점 식욕을 돋운다는 점이다. 또한 음식을 단순히 배를 채우는 끼니가 아니라 사람들을 엮고 보듬는 매개체로 바라보며, 어느새 좋아하는 사람과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이라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채널은 넷플릭스.

심야식당 스틸컷(1)
심야식당 스틸컷(2)

늦은 밤이면 제각각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심야식당으로 하나둘 모여든다.

한껏 달아오른 정주행 '한국 콘텐츠'

지옥

올해 <오징어 게임> 이후 다시 한 번 우리나라 콘텐츠의 저력을 세계에 알린 작품이다.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애초에 드라마화를 염두에 두고 연상호 감독이 글을 쓰고, <송곳>으로 알려진 최규석 작가가 그림을 그려 웹툰으로 연재했다.

어느 날 기이한 존재가 나타나 특정인에게 지옥행을 선고하고, 선고받은 사람은 예고된 그날 지옥의 사자들 앞에서 죽음을 맞는다. 드라마는 이러한 초자연적 현상 앞에 충격과 두려움으로 대혼란을 맞은 사람들을 보여준다. 총 6편의 드라마는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 단체의 장으로 분한 유아인이 등장한 초반부, 이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방송사 PD로 분한 박정민이 이끄는 후반부로 나뉜다.

드라마 지옥 스틸컷(1)
드라마 지옥 스틸컷(2)
드라마 지옥 스틸컷(3)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보여주는 <지옥>.

독특한 설정과 흡입력 있는 이야기, 지옥의 사자와 같은 볼거리는 이 드라마를 멈출 수 없게 한다. 단순한 오락물에 그치지 않고 죄와 벌이라는 철학적 질문,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녹아 있는 탄탄한 작품이다. 시즌 2로 이어질 예정이다. 채널은 넷플릭스.

한편 올해의 최고 화제작은 <오징어게임>이다. <남한산성>,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으로 영화계에서도 만듦새를 인정받은 황동혁 감독이 10년 넘도록 묵혀온 아이디어를 드라마화했다. 독특한 소재, 죽음을 놓고 벌이는 게임의 긴장감,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추악한 인간 군상, 그러면서도 인간다움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감독의 시선이 두루 담겨 있다. 올해 9월 공개 이후 한국 콘텐츠의 진미를 세계 각국의 안방에 알렸다.

오징어게임 스틸컷
오징어게임 포스터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오징어게임>.

  • EDITOR: 이수빈
  • 이미지 출처: 셔터스톡, 각 채널 영상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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