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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도 방광암 수술,
처음부터 끝까지 로봇으로 진행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팀워크로 아시아 최초·최다 수술기록

강석호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강석호 교수가 조정장치 콘솔에서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방광암 수술은 범위가 크고 어려워 비뇨의학과 수술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진다. 5~6시간에 걸친 대수술이 이뤄지는데 개복 수술의 경우 합병증이 65%정도 보고되는 매우 어려운 수술이다. 이러한 난관을 뚫은 의사가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강석호 교수가 그 주인공. 강석호 교수는 2007년 처음으로 로봇을 이용한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아시아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강 교수에게 방광암과 최근의 로봇수술에 대해 들어봤다.

방광암은 높은 수술 난이도와 합병증 때문에 수술하는 의사와 전문간호팀 및 병원시스템 등이 모두 우수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근치적 방광 절제술을 많이 하는 비뇨의학과일수록 전체 비뇨의학과 수술 합병증 발생 빈도가 적다는 논문이 있다. 또한 근치적방광절제술의 성적이 그 비뇨의학과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근치적방광절제술의 성적에 따라 '방광암수술을 많이 하는 비뇨기과 의사 (High Volume Surgeon)'와 '방광암수술을 많이 하는 센터(High Volume Center)' 라고 인정하며 주변에서 그 비뇨의학과 의사에게 환자를 보내도록 권유하고 있다. 강석호 교수는 ‘로봇을 이용한 근치적 방광 절제술 및 총체내 요로전환술’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뒤 최근까지 로봇 방광암 분야에서 독보적인 수술 실적을 쌓고 있다.

일반적으로 방광암 로봇수술은 방광암 수술의 1단계인 방광절제술 부분과 2단계의 골반주위 임파선 절제만 로봇으로 실시한다. 나머지 3단계에 해당하는 요로전환술은 복부에 6~7 cm정도를 절개해 장을 체외로 빼서 개복 하에 요로전환술을 실시한다. 즉 로봇수술과 개복수술이 함께 진행되는 하이브리드 수술이다. 대부분의 병원이 이 수술법으로 방광암 수술을 한다. 하지만 강 교수는 이 로봇수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먼저, 2단계 임파선 절제를 골반 주위만 하는 표준 절제가 아닌 대동맥 분지부 상방까지 이르는 '확장형 임파선 절제'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이 로봇수술은 아시아 최초로 기록됐다. 강 교수는 "임파선 절제 부위는 환자의 생존기간과 직결된 만큼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에는 복부에 작은 절개 창을 내고 장기를 밖으로 드러내 수술해야했던 3단계 요로전환술을 모두 로봇을 이용해 체내에서 아시아 최초로 시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석호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강석호 교수.

이처럼 방광암 수술의 1,2,3단계 모두를 로봇으로 체내에서 실시하는 것을 '로봇 근치적 방광 절제술 및 총 체내 요로 전환술' 이라고 한다. 강 교수는 이를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시행했고, 최다 수술 기록을 유일하게 이어가고 있다. 강 교수는 2011~2012년 세계 방광암 수술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남가주 대학병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이 분야 최고의 권위자 인더빌 길(Inderbir Gill) 교수와 함께 '로봇 이용 총체내 요로전환술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강 교수는 로봇 근치적 방광 절제술을 1년에 40~50례 소화하는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이자, 아시아권에서는 방광암 수술의 모든 단계를 체내에서 로봇으로 수술하는 최초이자 최고의 경험을 보유한 의사다. 강 교수는 이러한 방광암 로봇수술관련 성과를 SCI급 저널에만 40여 편을 출간해 세계적인 수준을 인정받았고, 국내외 권위 있는 학회에서 매년 수차례 강연 및 수술시연 등에 초청되고 있다.

특히, 2018년 '고려대 로봇심포지엄'에서는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CC)의 로봇방광수술 세계적 대가 엘빈 고흐 교수가 강 교수의 로봇방광암수술 시연 중계를 보고 찬사를 보내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 교수는 "방광암 수술은 단계 하나하나가 하나의 큰 수술이며 종양을 포함해 주변 장기를 광범위하게 절제하고 또 새로운 방광을 재건해야하는 대수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개복수술이 아직까지는 표준치료이나 최소침습 수술인 로봇수술의 시행이 세계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종양학적 치료효과는 같으면서 출혈, 합병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는 총체내 요로전환 로봇수술은 방광암수술의 표준치료로써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방광암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모든 단계를 모두 로봇수술을 하는 경우 그 장점이 극대화된다. 강 교수는 "먼저 출혈이 적고, 수혈 빈도가 확실히 적기 때문에 수혈로 인한 합병증이 적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복수술은 장시간 장이 대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체액과 수분 손실이 많은데, 총체내 요로전환 로봇수술은 그런 부작용의 가능성을 줄이고 빠른 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상처가 작기 때문에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강 교수는 "개복 수술은 통증 때문에 기침을 잘 못해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데, 로봇수술은 그 위험성이 현저히 적다"고 말했다.

남성 성기능을 보존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로봇수술은 전립선 주변으로 지나가는 발기에 관계되는 신경혈관 다발을 개복 수술보다 정밀하게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로봇수술의 최소 침습적인 장점 덕분에 이미 2019년도에 미국에서는 방광암수술의 77%, 유럽에서는 50%를 로봇수술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보험급여문제 및 수술난이도 등으로 인해 2019년도에 로봇수술은 19% 정도 시행되고 있고 그 중 총체내 요로전환술은 25%정도만이 시행되고 있어 빠른 발전이 요구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로봇수술, 합병증 적고 회복 기간 빨라 수술 후 요실금과 발기부전 줄어

방광 표현 그림
방광암의 증상은.

방광암의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다. 방광암에 동반된 혈뇨는 염증이나 결석의 경우와 달리 대게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질환을 키워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통증이 없더라도 육안으로 혈뇨가 나오는 경우나 소변검사에서 혈뇨가 있다고 판정 받는 경우 반드시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추가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방광암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흡연이 방광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흡연한 담배의 개수, 흡연 기간, 담배연기의 흡입 정도에 비례한다. 남녀간의 차이는 없지만 흡연을 시작한 나이가 어릴수록 위험성이 더 높다. 흡연을 하게 되면 체내로 흡수되는 발암물질이 소변으로 배출되고, 방광 점막과의 지속적인 접촉으로 인해 방광암을 일으킬 수 있다. 흡연은 치료 후의 재발률과 사망률에도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로 평가된다.

근치적 방광 절제술의 단계를 설명해 달라.

크게 3단계에 걸쳐 이루어진다. 첫째, 방광 절제술이다. 암이 퍼져있는 방광을 절제하는데 남성은 전립선, 여성은 자궁과 질의 전벽 3분의 1가량을 동시에 절제해야하는 대수술이다. 둘째는 임파선 절제술이다. 면역기관의 일종인 임파선을 광범위하게 많이 절제할수록 환자의 생존율이 높다. 초기에는 골반주위의 임파선을 제거했다(표준 절제). 최근에는 대동맥 주위까지 광범위하게 임파선을 절제하는 크고도 매우 섬세한 기술이 요구되는 고난도 수술(확장형 절제)이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요로전환술이다. 요로전환술은 방광 절제 이후 본인의 장기를 일부 절제해서 이를 새로운 방광 역할을 대신 하도록 만들어 주는 과정이다. 여기에는 절제된 회장으로 도관을 만든 뒤 소변 주머니를 복벽에 붙이는 '회장도관술'과 회장의 일부를 인공 방광으로 쓰는 '신방광조형술'이 있는데 신방광조형술을 적용하면 수술 전과 유사하게 소변을 보게 된다.

대부분의 환자가 '인공방광조형술'을 선호하는데, 회장도관술에 비해 인공방광 조형술이 좀 더 복잡하고 어려워 국내외 대부분의 센터에서 회장도관술의 비율이 매우 높다. 하지만, 본원에서는 약 75%의 환자분들이 로봇수술로 인공방광조형술을 시행받고 있어 만족도가 높다.

개복수술과 로봇수술의 차이는.

개복 근치적방광절제술은 출혈량이 많고 재원기간이 길며 약 65%의 높은 합병증이 보고되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매우 힘든 수술이다. 로봇 근치적 방광절제술, 특히 총체내 요로전환술은 이러한 합병증과 출혈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도와 고령환자가 많은 방광암수술에 큰 도움이 된다. 젊은 방광암 환자나 여성방광암 환자의 경우에도 수술 후 요실금 회복이나 성기능 보존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시행 횟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계에서 개복수술을 대체하는 새로운 표준치료로 대두되고 있다.

강석호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강석호 교수.
모든 단계를 로봇수술로 실시할 경우 장점이 있나.

국내 및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병원에서 방광암 로봇수술은 로봇수술과 개복수술이 함께 진행되는 하이브리드 수술로 진행된다.

하지만, 방광절제술 후 대부분의 합병증이 3단계 요로전환술과 관련이 있어 이를 개복 하에서 진행하게 되는 하이브리드 수술법은 로봇수술이 가진 최소침습적인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본원에서는 3단계 요로전환술까지 모두 로봇을 이용해 체내에서 회장도관술이나 인공방광 조형술을 시행하는 '총체내 요로전환술'을 시행하고 있어, 빠른 회복과 장 관련 합병증을 줄이는 진정한 최소침습 수술이다.

최신기기 도입으로 수술실에선 어떤 변화가 있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초음파 영상 퓨전 전립선 생검 시스템' 최신기기를 도입했다. 이 기기는 암이 의심되는 환자를 MRI로 촬영하면 전립선 초음파를 볼 때 MRI 영상이 초음파 화면에 함께 표시될 수 있도록 한다. 또 그 부위가 정확하게 조직검사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덕분에 의사가 병변의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보다 정밀하게 의심부위를 조직 검사할 수 있다.

로봇수술, 안암병원만의 장점이 있다면.

로봇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물실험과 반복 교육훈련 및 실습을 통해 로봇 팔 작동 및 원격 조정에 필요한 술기를 익혀야 한다. 또한, 본원은 새로운 로봇술기의 개발과 표준화를 통해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로봇수술은 수술의사 뿐만 아니라 마취의, 그리고 수술간호사의 전문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안암병원은 로봇수술팀의 수준과 팀워크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우수한 팀워크와 병원시스템이 고난도의 총체내 요로전환 로봇방광암 수술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시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된다.

  • EDITOR: 장치선
  • PHOTO: 지호영,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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