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 출혈은 자궁내막암 의심 신호,
무시하면 완치 기회 놓친다
자궁내막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오영택 교수.
자궁의 안쪽에 있는 자궁내막에서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은 3대 부인암으로 꼽혀왔다. 그런데 3대 부인암 가운데 자궁내막암 발병률이 최근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오영택 교수를 만나 자궁내막암 증가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들어봤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 당 자궁내막암 발생은 2000년 3.4명에서 2020년 10.4명으로 3대 부인암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이전에는 자궁경부암이 3대 부인암 중 가장 많았지만 검진 및 예방 백신의 도입으로 발병률이 감소했고, 2019년을 기점으로 자궁내막암이 3대 부인암 중 1위로 올라섰다.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오영택 교수는 "자궁내막암의 증가세는 비만율의 증가와 서구화된 식습관, 유방암 치료로 인한 특정 약물 사용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궁내막암 중에서도 자궁내막형 암종이 가장 흔하게 발생했으며, 장액형(Serous)과 투명세포형(Clear cell)과 같은 고위험 유형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위험 유형의 경우 생존율이 크게 향상되지 않고 발견 시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아 완치가 어렵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비정상적인 질 출혈 있으면 자궁내막암
의심해야
자궁내막암의 가장 흔한 초기증상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다. 오 교수는 "폐경 후 여성에게 발생하는 질 출혈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폐경 후에 다시 출혈이 나타나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증상은 자궁내막암뿐만 아니라 다른 자궁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으므로 출혈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자궁내막암의 또 다른 증상으로는 골반 통증과 배뇨 또는 배변 시 통증, 골반 압박감이다. 오 교수는 "자궁내막암이 진행되면서 주변 조직을 침범할 때 골반이나 하복부에 지속적인 통증이 있을 수 있고, 방광이나 장을 침범하면 배뇨나 배변 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이 크기가 커지면서 인근 장기나 조직을 압박하면 골반 부위에 압박감이나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내막암 증가 요인에 대해 오 교수는 먼저 비만과 서구식 식습관을 꼽았다. "비만은 이 암의 주요 위험 요소 중 하나로, 에스트로겐 수치의 증가와 관련 있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지면 자궁내막을 자극해 과도한 성장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호르몬 치료의 증가와 진단 기술의 발달도 환자 증가 요인으로 들었다. "유방암 치료를 위한 타목시펜(Tamoxifen)과 같은 약물 사용이 증가하면서 자궁내막암의 발생 위험도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호르몬 대체 요법이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진단 기술의 발달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통계적으로 환자 수가 증가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는 특히 초기증상인 비정상적인 질 출혈에 대해 더 많은 여성이 주의를 기울이면서 진단이 빨라진 결과다." 그 외에도 다낭성 난소증후군(PCOS)이나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 역시 자궁내막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위험 자궁내막암, 생존율 50% 이하
자궁내막암의 초기 진단에는 초음파 검사가 자주 쓰인다. 경질 초음파는 자궁내막의 두께와 구조를 평가하는 데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경우 자궁내막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이 암 진단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자궁내막 조직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자궁내막 생검'이다. 이 검사는 비교적 간단하며, 외래에서 시행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두 검사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한 경우 자궁내막 조직을 더 많이 채취해 분석하는 자궁내막 소파술(D&C), 자궁경을 사용해 자궁 내부를 직접 시각적으로 확인해 자궁내막에서 의심되는 부위를 직접 생검할 수 있는 자궁경 검사(Hysteroscopy)도 실시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오 교수는 "자궁내막암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며, 일반적으로 자궁, 난소, 나팔관을 제거하는 자궁절제술과 더불어 임파선 절제술을 시행한다"면서 "초기 단계에서 발견된 암은 수술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지만, 진행된 단계에서는 방사선 치료나 항암화학요법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암 역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진단과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자궁내막암 병기를 평가할 때 초기 단계(1기)에서는 예후가 좋으며, 진행된 단계(3, 4기)에서는 예후가 나빠진다. 초기 단계에서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이지만, 3기 또는 4기의 5년 생존율은 5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자궁내막암의 예후는 암의 병기, 조직학적 유형, 분자적 분류, 환자의 건강 상태와 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최근 도입된 분자적 분류는 자궁내막암의 예후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이 암의 생존율은 다른 부인과 암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암의 유형과 병기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은 자궁내막암의 예후를 악화시킬 수 있다."
비정상적 질 출혈은 생리 주기와 무관하게 발생하는데, 생리 기간 외에 발생하는 출혈이나 생리량이 평소보다 많거나 적거나, 또는 예상치 못한 시기에 발생하는 출혈이다.
생리불순, 과다월경, 또는 예기치 않은 시기에 발생하는 출혈과 같은 증상을 단순한 생리 이상으로 여기게 되면, 필요한 검사를 받지 않거나 늦게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비정상적인 질 출혈을 무시할 경우 심각한 질환이 조기에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폐경 후 발생하는 질 출혈은 자궁내막암의 중요한 경고 신호임을 기억해야 한다.
면역치료는 환자의 면역체계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최신 치료법이다. 자궁내막암 환자 중 MSI-H(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또는 dMMR(Deficient Mismatch Repair)이라는 유전적 특징을 가진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과 같은 면역관문억제제는 이러한 유전적 특징을 가진 환자들에게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임상시험에서는 MSI-H 또는 dMMR 환자군에서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0% 감소시켰고 점차 적응증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치료는 특히 전통적인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한 자궁내막암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로봇수술은 복부 절개를 최소화하면서 정밀한 수술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로 전통적인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여러 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적은 출혈량, 짧은 입원 기간, 수술 후 합병증 감소가 그런 장점이다. 이는 환자의 빠른 회복과 더 나은 삶의 질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다.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는 로봇수술을 자궁내막암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로봇수술을 통해 환자에게 최첨단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이 암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출산 경험이 없거나 늦은 나이에 첫 출산을 하는 여성은 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비만이나 대사성 증후군, 무월경 등 호르몬 불균형이 있는 여성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암 발생 위험이 크다. 린치 증후군과 같은 유전적 요인이 있는 여성들도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 EDITOR: 김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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