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메뉴 바로가기본문 내용 바로가기
PEOPLE

총 기부액 55억 원 넘긴 민남규 자강산업 회장 "작은 기부의 씨앗이
큰 나무로 성장하길"

민남규 자강산업 회장(1)

민남규 자강산업 회장이 기부 동기에 대해 말하며 웃고 있다.

고려대 농과대학 농화학과를 졸업한 민남규 자강산업 회장의 모교 사랑은 대단하다. 민 회장이 지금까지 고려대와 고려대의료원에 쾌척한 기부금은 55억 원을 넘어섰다. 기부를 향한 그의 여정은 지금도 멈추지 않았다. 모두 모교의 발전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한 발걸음이다. 민 회장을 만나 유쾌한 기부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부는 아주 우연한 기회로 시작하게 됐다. 옛날 1970년대에는 굶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동사무소에 밀가루 몇 포대를 기부했다. 명절에는 제가 근무했던 군부대로 돼지 두 마리와 막걸리를 실어 가서 함께 나누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았다."

처음 기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민 회장은 이렇게 유쾌하게 대답했다. 그가 고려대에 기부를 시작하게 된 것도 우연이었다고 한다. 뉴스에 나온 노벨상 수상자가 고려대 연구소에도 초빙되면 좋겠다는 그 생각이 기부로 이어졌다는 것.

그는 "고려대의료원이 국내 빅 5 병원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고려대가 세계 유수한 인재, 명사가 머무는 곳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라는 그 마음 하나로 기부를 하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2014년 민 회장은 고려대에 5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정한 뒤 포브스 아시아 기부 영웅 48인에 선정됐다. 그의 기부로 'KU-오정 에코리질리언스센터'가 설치됐다. 당시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센터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어도 민 회장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그는 현재 고려대의료원 발전위원회 위원과 고려대 구로병원 발전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 회장이 고려대의료원에 기부한 병원 발전기금만 5억 원에 달한다. 2021년 그가 고려대 구로병원에 2억 원을 쾌척한 뒤에는 이 병원에서 직원들을 위한 '병원행복센터'가 문을 열었다. 지난해 감염병 연구개발 기금에 써달라며 1억 원을 이 병원에 기부한 데 이어 올해 8월에도 1억 원을 또 보탰다.

의료진 건강해야, 환자도 행복

민남규 자강산업 회장(2)
민남규 자강산업 회장.

민 회장의 기부금으로 2021년 12월 설립된 병원행복센터는 2022년 5월 문을 열었다. 이 센터는 병원 직원들의 육체적·심리적 번아웃(burn out)을 예방하고 직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심리상담과 심리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병원 직원들이 건강해야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더 잘 돌볼 수 있다.

이 센터를 찾는 병원 직원들의 만족도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민 회장은 "한창 코로나19가 유행일 때 내가 코로나에 걸려 구로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다. 그때 근무하는 간호사와 의사들에 대한 고마운 생각과 함께 그분들의 힘든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며 기부 동기를 밝혔다.

그는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인들의 마음도 살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좋은 제안이 들어와서 기부를 결정했다"며 "병원 직원과 의료진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곳이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기부에 대해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기부의 동기를 '우연'이라고 하고, 기부를 이어오게 하는 힘도 '좋은 제안'이라며 공을 돌렸다. 그는 "처음 그런 제안을 해준 그분한테 고맙게 생각한다. 사실 우리는 학교와 병원에 뭐가 필요한지 잘 모른다. 그런 분이 제안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여력이 되면 도울 수 있는 것이다. 서로서로 좋은 일이 아닌가"라며 소탈하게 웃었다.

학교와 병원 밖에서 민 회장은 '기부천사'라는 별칭을 듣고 있다. 그는 문화나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아 문화·예술인들 후원도 지속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씨를 2009년부터 후원하고 있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그 뿐만 아니라 맹인 마라톤 후원, 산악인 후원, 장애인 올림픽 후원 등 모두 나열하기 쉽지 않을 정도다.

그는 "기부를 정해놓고 하는 것은 없고, 기부는 항상 좋은 제안이 먼저다. 조성진씨 같은 인재를 알아보고 후원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해주는 사람이 있었고,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이 되면 하는 거다.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서 감사하다"고 뿌듯해했다.

"작은 씨앗을 심는 기쁨"

고려대는 2025년 개교 120주년을 맞는다. 모교 발전과 후학 양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민 회장은 자신의 도움은 학교와 병원이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작은 씨앗'을 심는 것이라면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을 고려대로 초빙해 학생들에게 좋은 영감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훌륭한 교수들이 오면 학생들도 병원도 함께 발전해 나가고, 결과적으로 가장 약한 사람들도 도와줄 수 있게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제가 하는 일은 그 토대가 되는 '작은 씨앗'을 심는 것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아직도 기부 기회를 찾고 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큰 금액이든 작은 금액의 후원이든 필요한 곳에 잘 써질 때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우연히 좋은 기회가 또 찾아온다면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하고 싶다"고 밝혔다.

  • EDITOR: 이소영
  • PHOTO: 김승환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