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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늘어나는 경동맥협착증,
고혈압 환자는 40세부터 검사 권장

경동맥 초음파 검사 이미지

경동맥 초음파 검사 장면.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혈관을 잇는 목 부위의 동맥이다. 이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져 막히는 질환을 경동맥협착증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동맥협착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3년 3만 7401명에서 2017년 6만 8760명으로 5년 새 2배가량 증가했다.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1.5배 많고, 50대부터 환자가 급증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과 이상헌 교수를 만나 이 질환에 대해 들어봤다.

경동맥은 목젖 좌우 3cm 부근에 위치해있다. 손으로 짚어 보면 경동맥이 지나는 곳의 맥박을 느낄 수 있다. 이상헌 교수는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뇌로 공급하는데, 뇌로 보내지는 혈액의 80%를 담당할 정도로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신체 기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동맥 중 하나다.

이상헌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과 이상헌 교수가 경동맥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혈관 내벽에 발생하는 경동맥협착증

경동맥협착증은 이 동맥 내벽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 동맥을 수도관에 비유하자면, 낡은 수도관에 이물질이 쌓인 상태가 죽상동맥경화다.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 염증 세포, 섬유 조직 등이 달라붙어 혈관이 좁아진 질환이다. 이 교수는 "이 질환은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성인병을 앓고 있거나 흡연, 스트레스 등과 관계가 깊다”며 “죽상동맥경화가 경동맥에 발생하면 경동맥협착증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질환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던 질환이었으나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협착 심해지면 뇌경색 유발

경동맥은 뇌로 혈액이 공급되는 주요 통로이기 때문에, 협착이 진행되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게 된다. 이로 인해 뇌 기능이 저하되고 어지럼증, 신체 일부분의 마비, 언어장애, 시력 저하 등의 신체기능 이상이 생긴다. 이런 증상은 발생 후 수십 초 또는 몇 시간 후에 사라지기도 한다. 이 교수는 "만약 경동맥협착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가 있는데, 바로 뇌경색이 그런 경우"라고 경고했다.

협착 부위의 부스러기가 떨어져 나가면서 뇌혈관으로 흘러 들어가 혈관을 막으면 갑작스런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넓은 부위에 걸쳐 뇌 손상이 생기고 심각한 뇌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뇌경색의 약 15~20%는 경동맥협착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동맥협착증의 주된 치료 목적은 뇌경색의 예방이라고 할 정도로 경동맥협착증과 뇌경색은 깊은 관련이 있다. 이 교수는 "경동맥 관리를 소홀히 하면 영구적인 뇌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기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단한 초음파 검사로 확인한다

경동맥협착증은 관리하기가 까다롭다. 경동맥 협착이 있다고 해도 뇌경색이 생기지 않는 한 대부분은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는 게 아니라면 초기 진단이 어려운 이유다. 증상이 있어서 발견된 후 치료를 하더라도 치료 시기를 놓쳐 이미 발생한 뇌경색으로 인해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이 교수는 "뇌경색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및 심장이나 팔 다리 등의 혈관질환을 앓고 있다면 늦어도 40~50세 이후에는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동맥협착증은 경동맥 초음파로도 간단히 진단할 수 있다. 경동맥 초음파는 인체에 무해하고 상대적으로 검사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이 질환의 진단에서 매유 유용한 검사이다. 추가적으로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경동맥 도플러 검사 등을 시행해 협착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는 고해상도 MRI는 혈관 협착에 관여하는 죽상경화성 플라크의 크기, 성상, 위험도 등을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경동맥협착증 이미지

협착 심하면 경동맥 내막절제술과 스텐트 삽입술 시행

경동맥협착증의 치료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수술적 치료법과 약물 치료다. 경동맥 협착의 정도에 따라 수술 방법이 구분된다. 협착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약물을 사용하면서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 이 교수는 "주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하는 고지혈증 치료제나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해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는 항혈소판제를 활용해 혈관 협착의 진행을 완화한다"고 말했다.

이상헌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과 이상헌 교수.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교수는 "내경동맥 협착 정도가 50%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 이내의 협착 영역에 일과성 허혈발작이나 뇌경색 등의 유증상이 있다면 수술·시술적 치료를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무증상이더라도 내경동맥 협착이 70% 이상이거나 관류 영상 검사상 혈류의 저하가 확인된다면 예방적 수술 치료의 대상이 된다. 환자의 연령, 성별, 동반된 질환, 증상의 정도를 고려해 경동맥 내막절제술이나 스텐트 삽입술 시행을 고려한다. 이 교수는 "협착 정도가 70% 이상이고 일과성 허혈발작이나 뇌경색이 동반되었다면 수술이나 시술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술적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경동맥 내막절제술과 스텐트 삽입술이 대표적이다. 내막절제술은 협착이 발생한 경동맥을 절개한 후 혈관을 막고 있는 죽상판(지방조직) 등을 제거하고 다시 봉합하는 방법이다. 대부분 전신마취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협착의 원인이 된 혈전 등의 동맥경화 찌꺼기를 직접 제거할 수 있어서 수술 후 재협착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내막절제술은 주로 협착의 정도가 큰 경우나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기에는 혈관 굴곡이 심한 경우에 고려된다.

스텐트 삽입술은 혈관 안쪽에 스텐트(금속 그물망)를 넣어 혈관을 넓히는 혈관 내 치료 방법이다. 외과적 절개 없이 시행되고 전신마취 없이 대부분 시행하기 때문에 내막절제술에 비해 비교적 절차가 간편하고 소요시간과 시술 후 재원 기간이 적다. 고령층 환자, 심장병을 동반한 환자, 전신마취 수술의 위험성이 높은 환자에서는 주로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한다.

예방법은 무엇일까. 이 교수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등이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는 LDL(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 좋다. 또한 저지방, 저염식 식단을 유지하고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만인 경우 체중 감량을, 흡연자는 금연으로 혈관 건강을 지키는 것이 협착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조기에 발견해서 위험인자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교수는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질환을 앓고 있거나 고령자들은 정기적인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협착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걸 권한다"고 말했다.

이상헌 교수와의 일문일답

식이요법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면 좁아진 혈관을 되돌릴 수 있나.

식이요법과 규칙적인 운동만으로 좁아진 혈관을 되돌리긴 어려우나 식이요법, 운동요법, 금주, 금연 등은 경동맥 협착증의 위험인자를 감소시켜 혈관 협착의 진행을 늦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혈관 협착이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면 항혈소판제, 스타틴 등의 적절한 약물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경동맥협착증에 걸리기 쉬운 환자는.

뇌경색의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및 심장이나 팔 다리 등의 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협착 가능성이 높고 흡연자인 경우도 확률이 높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이 없어도 50세 정도면 경동맥 검사를 받는 게 좋나.

경동맥의 경우 혈관이 50% 이상 막혀도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렵고 관리하기 까다로운 면이 있다. 50세 정도면 증상이 없더라도 경동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하며 뇌경색의 가족력, 흡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및 심장이나 말초혈관 질환이 있다면 40세 정도에는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경동맥 내막절제술과 스텐스 삽입술의 수술 효과에 큰 차이가 있나.

경동맥 내막절제술의 경우 1950년대 중반 처음 시행되었고, 스텐트 삽입술의 경우 2000년대 초 미국 식품의약국의 인증을 받았다. 스텐트 삽입술과 시작된 초기에는 경동맥 내막절제술에 비해 합병증·사망 발생 빈도가 높았으나 약제 및 의료 기기의 발달과 함께 치료 경험의 축적으로 최근 많은 연구에서는 뇌경색 합병증을 5% 정도로 보고하고 있다. 경동맥 내막절제술과 스텐트 삽입술이 비슷한 정도이다. 환자의 나이, 기저 질환 등을 고려해 수술 및 시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술 후 합병증 등의 위험은 없나.

경동맥 내막절제술과 스텐스 삽입술 모두 수술 중이나 후의 혈전 이동 및 혈류 감소로 인한 뇌경색의 합병증이 가장 위험한 합병증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재협착의 가능성은 약 5% 정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항혈소판제, 스타틴 약제 등의 동반 치료 및 정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 EDITOR: 장치선
  • PHOTO: 홍태식,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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