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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데이터 표준화에 나선 박홍석 고려대의료원 의학지능정보실장 "고려대 병원정보시스템(PHIS),
미래 의료의 혁신 앞당긴다"

박홍석 의학지능정보실장

박홍석 고려대의료원 의학지능정보실장.

고려대의료원이 2017년 수주한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 국책사업은 지금 의료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중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도입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병원 내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표준화하는 사업이다. 표준화를 통해 정제된 데이터를 보다 손쉽게 운용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고려대의료원은 의료원의 병원정보시스템(PHIS)을 통해 환자들이 경험하는 의료서비스의 수준이 한 단계 나아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사업을 총괄하는 박홍석 고려대의료원 의학지능정보실장(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만나 사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병원정보시스템(P-HIS)' 국책사업은 무엇인가.

P-HIS에서 'P'는 (Post, Precision, Personalized)를, 'HIS'는 병원정보시스템(Hospital Information System)을 의미한다. 우리 의료원이 주도하고 있는 P-HIS 개발 사업은 지난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진행한 국책사업이다.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으로 외래 및 입원진료, 원무,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등의 병원에서 생산되는 모든 정보를 38개의 표준 모듈 단위로 개발해 다양한 규모의 의료기관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 예산 199억 8300만원 등 총 500여 억 원이 투입됐다. 고려대의료원 외에도 삼성SDS, 비트컴퓨터 등 8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의 PHIS의 특징은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것인데.

다른 대형병원들은 자체 서버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을 사용하는 반면, 우리는 네이버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한다. 가장 큰 장점은 서버의 확장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병원에선 실시간으로 막대한 데이터가 발생한다. 또 이 데이터를 각종 분류에 따라 새로운 묶음으로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마다 서버를 증설하는 것은 병원 입장에서 적잖은 부담이 된다. 하지만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손쉽게 서버를 늘릴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의 높은 접근성이 중요한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 의료원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의료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상호 공유하기 위해선 폐쇄적인 온프레미스 방식보다 클라우드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 주요 대형병원들이 보유한 데이터는 천문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사업이 시작된 지 5년이 지났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지난해 3월 27일 고려대 안암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PHIS를 도입했다. 이후 고려대 구로병원과 안산병원까지 확대돼 현재는 3개 병원이 모두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3개 병원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행기록과 의무기록이 PHIS로 관리되고 있다. 기존에는 이러한 기록에 사용되는 용어가 통일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3개 병원에서 동일한 기준에 따라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정제된 의료 빅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우리 의료원의 PHIS를 통해 생산되는 대량의 데이터들은 경영분석과 환자 통계, 혹은 임상연구 등 필요한 방향에 따라 맞춤형 자료로 추출된다.

박홍석 의학지능정보실장
박홍석 고려대의료원 의학지능정보실장이 병원정보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상호운용성 평가, 세계1위"

고려대의료원의 PHIS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무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열린 북미의료정보경영학회(HIMSS)에서 병원의료시스템 디지털화 평가부문 3위를 기록했다. 이 평가는 상호운용성, 맞춤형 건강관리, 전향적 예측·분석, 거버넌스·인력 등 4가지 항목을 평가하는데, 이 중 상호운용성 분야에서는 세계 1위를 차지했다.

PHIS 도입 이후 환자경험은 어떻게 달라졌나.

이전에는 고려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 간 환자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았다. 하지만 PHIS 도입 이후 '하나의 병원'의 체계를 갖추었다. 예전에는 안산병원의 환자가 안암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선 검사 과정 등을 다시 거쳐야 했다. 하지만 PHIS 도입 이후에는 통합된 환자 정보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의 검사 기록이 바로 이관된다. 환자 편의에 따라 3개 병원에서 연속적인 진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우리 의료원이 수행 중인 국책사업의 목표는 고려대의료원 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의료기관이 사용할 수 있는 표준 PHIS의 구현이다. 같은 PHIS를 사용하는 병원이 늘어날수록 보다 유기적인 진료 환경이 구축될 수 있다.

앞으로 PHIS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가까운 미래에는 PHIS에 쌓인 방대한 데이터가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활용될 것이다. 개인 건강기록 등 환자에 관한 데이터를 의료기관끼리 실시간으로 공유하면 중복검사 방지, 환자별 맞춤 투약도 이뤄질 수 있다. 더 향상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안전성 증진과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클라우드를 통해 연구자들에게 공유되는 데이터는 우리나라 의학연구 발전의 새로운 자원이 될 것이다.

우리 의료원의 PHIS 사업은 현재 '스텝 1'이다. 데이터 통합과 안전한 활용을 위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단계다. '스텝 2'에서는 데이터 공유와 분석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이 구축된다. CDW(Clinical Data Warehouse) 포털사이트를 고도화하고, 의료데이터 중심 병원과 연계가 이뤄질 예정이다. '스텝 3'에서는 데이터 플랫폼의 외부 서비스 체계를 고도화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수집된 데이터를 암 임상 및 공공 데이터 활용 연구 활성화에 이용하고, 또 산업체 연구에도 활용될 것이다.

국가 단위의 빅데이터 운용 환경을 구축하는 PHIS는 대규모·장기 프로젝트다. 현재는 미래 가치를 위한 '투자의 단계'다. 아직은 씨앗을 뿌린 단계지만 우리 의료원이 그리는 청사진이 완성된다면 국내 의료데이터 인프라에 새 지평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 EDITOR: 박정연
  • PHOTO: 지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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