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불편 유발하는 배뇨장애,
적극 치료하면 삶의 질 향상된다
여성 배뇨장애를 적극 치료하면 불편했던 삶을 바꿀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 3명 중 1명은 요실금 등의 비뇨기질환을 가지고 있다. 이들 중 실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전체의 7.4%에 불과하다. 프라이버시와 민감하게 연결된 만큼 의료기관 방문에 부담감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다.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오미미 교수는 "배뇨장애는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에게 여성 배뇨장애에 대해 물어봤다.
많은 여성 환자들이 배뇨장애를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는데.
배뇨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고 빈번하게 이뤄지는 행위다. 동시에 환자의 개인적인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이런 특성들 때문에 병원에 가지 않고 불편을 참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중년 환자들의 경우 '나이가 들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뇨장애는 분명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며,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삶의 질도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젊은 환자들에 비해 질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노인 환자들에게는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에선 노인들의 사회활동 기간이 길어졌다'고 말해 드리고 싶다. '100세 시대'에선 고령자들도 사회활동을 이어가고, 또 여행 등 취미생활도 적극 영위한다. '나이가 들면 다 그런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적극 치료하기를 전문가로서 조언한다.
여성 고령 환자들의 경우 의료기관 방문을 어려워하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금만 찾아보면 여성 환자들을 위한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배뇨장애를 진료하는 비뇨의학과에는 여성 전문의가 많다. 예전에는 여성 전공의들이 비뇨의학과를 선호하지는 않는 경향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동네 병의원에서도 '여성 배뇨장애' 치료 전문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민감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여성 전문의를 더 선호한다면 해당 의료기관을 내원하면 된다. '쉬쉬'하고 싶은 질환일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전문의를 찾는 것에 소극적일 필요는 없다.
치료 가능한 배뇨장애, 불편 당연시 여기지 말아야
배뇨장애의 치료 적기를 놓치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나.
배뇨장애는 다양한 질환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극단적인 사례를 들면 콩팥(신장)이 망가진 경우다. 배뇨장애로 내원한 한 환자분의 초음파 검사를 해봤더니 양쪽 콩팥의 수신증이 동반되어 있었고 예전에 자궁경부암으로 방사능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었다. 평상시 소변보기가 힘들고, 빈뇨가 있었음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병원을 찾지 않았고, 결국 방광의 변성으로 인해 방광 내 압력이 높아져서 이차적으로 콩팥에 영향을 미쳐 콩팥 기능이 떨어져 만성 신기능 저하가 된 경우였다.
이 환자가 일찍 정밀 검사와 적절한 처치를 받았다면 만성 신기능 저하로까지 악화되진 않았을 것이다. 배뇨장애가 있는데 만일 오래 전에 골반 부위 수술, 허리디스크 수술, 방사능 치료를 받았거나 혹은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았다면 하루 빨리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이런 병력을 가진 경우 배뇨장애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비뇨의학과에선 '배뇨평가'와 방광의 기능을 점검하는 '요역동학 검사'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배뇨장애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적합한 진료과에서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복압성 요실금, 10분 수술로 치료
여성 배뇨장애의 흔한 질환은 요실금이다.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소변을 새게 되는 증상이다. 주로 노령층에서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는데,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더 많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40% 가량이 요실금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실금의 주요 원인은.
출산과 여성호르몬 감소 등이 주원인이다. 요실금은 크게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으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이나 재채기, 큰 웃음, 줄넘기나 달리기 등 배에 힘이 들어갈 때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새는 것을 말한다. 출산 경험이 많거나 난산 등으로 골반근육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소변이 새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요도괄약근이 약해지거나 특히 갱년기 이후에 여성 호르몬의 감소로 요도의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기도 한다.
임산부의 요실금은 자연적으로 치유되나.
임신 중이나 출산 후에 약 30%의 여성에서 요실금이 발생하는데,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한번 발병하면 정상으로 돌아왔던 산모도 다음 분만 뒤에 증상이 심해지거나, 나이가 들면서 근육 힘이 약해지면서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절박성 요실금의 증상은.
과민성 방광증후군의 한 가지 중 '심한 형태'다. 소변을 저장하는 방광의 저장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는데, 소변이 자꾸 마렵거나 마려운 순간 참지 못하고 그대로 속옷에 배뇨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연구에 의하면 복압성 요실금이 있는 여성의 30%에서 절박성 요실금이 동반된다. 또 뇌졸중이나 치매 등의 뇌질환이 있을 때도 자주 나타난다.
요실금 치료방법은.
일반적으로 절박성 요실금은 약물로, 복압성 요실금은 수술로 치료한다. 절박성 요실금의 치료에는 약물복용과 행동요법이 주로 사용된다. 행동요법은 일종의 '배뇨훈련'인데, 갑자기 요의가 일 때 소변을 참는 연습을 하거나, 의식적으로 시간을 정해두고 소변을 보는 것을 뜻한다. 약물요법의 경우 방광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는 현상을 억제하는 약을 투여하는 식이다.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복압성 요실금 환자에 대해서도 임신, 출산 및 노화 등으로 이완된 골반근육을 강화시켜주는 골반근육 운동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매우 경미한 경우에만 효과가 있고, 대부분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복압성 요실금의 수술은 수면 마취 하에 시행되며 수술 시간은 10분 이내로 소요된다. 수술 이후에는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요실금 예방법은.
요실금은 일상생활에서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치료법의 하나이기도 한 골반근육운동은 젊은 환자 그리고 증상이 경미한 경우 골반근육의 긴장도를 유지 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또한 평소 변비를 앓고 있는 경우 이를 예방·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변비가 심하면 방광을 자극해 소변을 자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비만 또한 요실금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알코올이나 카페인, 매운 음식 등 자극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이롭다.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간질성 방광염
오 교수는 '간질성 방광염/방광통증후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요실금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이 역시 대표적인 배뇨장애 중 하나다. 이 질환에 걸리는 환자 10명 중 9명이 여성이다.
간질성 방광염/방광통증후군이란.
간질성 방광염/방광통증증후군은 하나의 병이면서 다르게 분류된다. 차이점은 허너 병변(Hunner lesion)이란 병변의 유무다. 허너 병변이 있으면 간질성 방광염으로, 없으면 방광통증중후군으로 진단한다. 병변의 유무는 주로 방광내시경 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간질성 방광염/방광통증후군의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주요 증상은 소변이 방광에 찰 때 방광(하복부)의 통증, 불편감, 압박감 등이다. 대부분 빈뇨, 절박뇨 등의 배뇨장애를 동반하기 때문에 과민성 방광증후군으로 오해돼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허너 병변이 동반된 간질성 방광염의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방광통증증후군보다 방광의 통증이나 배뇨증상이 심하다는 특징이 있으며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도가 낮고 수술적 치료가 꼭 필요하다.
간질성 방광염/방광통증증후군의 기본 검사는 정확한 환자의 병력청취와 배뇨일지의 점검이다. 이를 통해 환자의 배뇨양상을 파악한다. 이어 정확한 진단을 위해 방광의 감소된 용적을 확인하고 허너 병변의 유무를 확인한다. 치료법으로는 수압확장술, 허너 병변이 동반된 경우 전기 소작술, 약물 치료 및 방광 내 약물 주입 등의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진단이 어렵고 지속적인 치료와 추적 관찰이 필요한 만성 질병이다.
과민성방광증후군도 흔한데, 원인과 증상은.
과민성방광증후군은 갑작스럽게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요의를 느끼는 절박뇨가 주요 증상이다. 빈뇨 또는 한밤중에 화장실을 가게 되는 야간뇨 증상이 동반된다. 소변을 본 이후에도 잔뇨감이 남아 자주 화장실을 찾게 되고 심한 경우 소변이 새는 증상도 경험한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은 방광 근육이 너무 자주 수축되거나 신경 이상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 원인이다. 아주 적은 양의 소변이라도 방광에 들어차면 요의를 느끼게 된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은 치료가 시급할 정도의 위중한 병은 아니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 놓이거나 중요한 업무, 시험, 발표 등의 상황에 처하면 증상이 악화한다. 고령층뿐만이 아니라 20~30대 젊은 연령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젊은 연령대에서 빈발하는 과민성방광증후군
과민성방광증후군의 치료 방법은.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를 진행하는데, 과도한 방광 근육 활동을 조절해 주는 약물을 처방한다. 이 외 말초전기자극치료술, 척추신경조절술 등이 있으며 보톡스를 이용한 시술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은 급성방광염과는 달리 요로 세균 감염이 발병 원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생제로는 치료할 수 없으며,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가 우선 시 돼야 한다.
이 밖에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하는 카페인과 알코올의 섭취를 줄이고 물을 많이 먹게 만드는 자극적인 음식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은 스트레스로 인해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컨디션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생활습관 교정은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해야 한다.
- EDITOR: 박정연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