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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고 싶은 항암치료,
끝까지 받으면 효과 확실하다

강은주 교수(1)

고려대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은주 교수.

두경부암에서 항암치료는 수술과 방사선치료와 더불어 3대 표준 치료 중 하나다. 항암치료는 수술 전 요법으로 종양의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수술 후 방사선치료와 병행해 종양의 재발을 막는다. 수술이나 방사선치료가 어려울 경우 직접 종양의 크기를 줄여 종양으로 인한 여러 증상을 줄이고 생존 기간을 연장한다. 항암치료는 이처럼 뚜렷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치료 기간 중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과 부작용도 겪을 수 있다. 그렇지만 끝까지 치료를 받으면 암세포가 모두 사라진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은주 교수를 만나 두경부암 치료법에 대해 물어봤다.

두경부암은 발생위치에 따라 부비동암·비인두암·구인두암·구강암·후두암·침샘암 등으로 나뉜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진행되면 치료 후에도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능에 장애가 남을 수 있어 치료 난도가 높다.

강 교수는 "두경부암은 발성과 호흡 등 생명 기능과 직결돼 기능 보존이 중요하다"며 "작은 병변은 수술로 절제 가능하지만, 진행된 병변은 수술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항암·방사선치료와 병합해 완치를 목표로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두경부암 검사를 받아야 하나.

두경부암 증상은 위치에 따라 다르다. 구강암은 구강의 불편감이나 지속적인 통증을, 부비동암은 반복적인 코피나 코 주위의 통증을 느낀다. 후두암은 쉰 목소리가 지속된다. 간혹 이물감이나 혹이 잡힐 수도 있지만 구인두암이나 비인두암의 경우는 암이 크지 않으면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이 부위에 생기는 암은 목 주변 임파선으로 전이가 잘 돼서 임파선이 커져 병원에 갔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을 의심하는 환자는 먼저 이비인후·두경부외과에서 이학적 검사를 받는다. 여기서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면 내시경 검사, MRI, PET-CT 등의 영상 검사를 시행하고 의심 부위의 조직 검사를 통해 악성 종양의 병리 결과를 확인한다.

두경부암 치료 계획은 어떻게 세우나.

두경부암으로 확진되면 이비인후·두경부외과와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진료진이 모여서 다학제 회의를 한다. 가장 먼저 고려하는 치료는 수술이다. 두경부는 영역이 굉장히 좁은데, 거기에는 뇌로 가는 중요한 혈관, 얼굴의 신경과 근육 등 아주 중요한 구조물들이 있다. 이 중 뇌로 가는 중요한 혈관은 수술로 제거할 수 없다. 만약 종양이 이러한 혈관을 감싸고 있다면 수술적 제거가 어렵다. 또한 후두나 혀에 큰 종양이 있다면 이 부분을 절제할 경우 삼키는 것은 물론 말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어 수술이 제한된다.

장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견디기 어려운 지병이 있는 환자도 있다. 이와 같은 문제 때문에 다학제 회의에서 수술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고,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차선책으로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동시에 진행하는 항암·방사선치료를 한다. 항암·방사선치료를 받는 경우라도 완치가 가능하다. 비인두암의 경우는 항암·방사선치료의 효과가 가장 뛰어나기 때문에 1차 치료 옵션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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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의 역할은 무엇인가.

암세포의 전신 전이가 없는 환자에 대해서는 수술 전에 항암치료를 하거나 수술 후에 방사선치료와 함께 항암치료를 병행한다. 수술 전 항암치료는 암의 크기를 줄여 수술이 가능하도록 해줄 수 있고, 수술 후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의 경우 방사선치료와 함께 항암치료를 병합하면 암의 재발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한다. 항암제는 암세포의 방사선치료 감수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전신으로 효과를 준다.

수술 이후 항암제는 혹시라도 체내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암세포를 죽여 완치를 목표할 수 있다.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된 상황에서 더 이상 수술이나 방사선치료가 어려울 경우라면 항암치료가 더욱 중요해진다. 치료 경과에 따라 종양과 관련된 증상의 호전뿐만 아니라 생명 연장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두경부암 항암치료 방식은 어떻게 나눠지나.

두경부암에서 항암치료는 항암·방사선치료를 할 때와 전신 전이에 따라 항암치료가 주축이 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 방식은 항암·방사선치료다. 이 치료 방식에서 항암제는 암세포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방사선치료가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고, 방사선 조사 범위를 벗어난 암세포까지 공격한다.

항암·방사선치료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수술을 통해 암을 다 없앴지만 재발 위험 요소가 크다고 판단되면, 재발을 줄일 목적으로 항암·방사선치료를 추가로 시행한다. 이를 보조 항암·방사선치료라고 한다. 또 하나는 국소 진행성 두경부암 환자에서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 방법이다.

이것을 완치목적 항암·방사선치료라 한다. 원격 전이가 있는 두경부암 환자의 경우 전신적인 약물 투여가 중요하므로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때의 치료 목적은 완치가 아니라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진행을 막으며,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세포독성 항암제와 함께 면역항암제를 쓸 수도 있다.

강은주 교수(2)
두경부암 치료법을 설명하고 있는 고려대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은주 교수.
항암·방사선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것은 두경부암의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먼저 방사선치료를 6~7주간 30~35회를 시행하고, 그 사이 항암제를 매주 또는 3주에 한 번씩 투약하는 방식이 쓰인다. 고려대 구로병원의 경우 7주를 목표로 매주 7회 항암제 사용을 목표로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7주 동안 계획한 대로 중간에 쉬지 않고 가는 것이다. 항암·방사선치료 중 항암제는 매주 7번 가운데 5회 이상 용량이 누적되어야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암·방사선치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제는 시스플라틴(Cisplatin)으로, 방사선치료와 병행할 때 가장 효과가 크게 입증된 약물이다. 하지만 신장 기능 저하, 청력 손실의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그러한 경우 세툭시맙(Cetuximab)과 같은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표적치료제가 대체 약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입원하지 않고 통원 치료로 진행되며, 매주 환자의 전신 상태, 어렵거나 불편한 점들을 확인하여 치료를 계속 진행할지 결정한다.

두경부암 항암제의 종류와 특성을 알고 싶다.

전이성, 재발성 두경부암에서 사용되는 항암제에는 시스플라틴, 5-FU, 탁센 계열의 세포독성항암제와 세툭시맙과 같은 표적항암제, 니볼루맙이나 펨브롤리주맙과 같은 면역항암제들이 있다. 시스플라틴은 신장 독성, 청력 손실, 구역질 등의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항암제를 조합할 때 가장 기본적인 약제로 활용되고 있다.

보통 시스플라틴에 5-FU나 탁센 계열인 도세탁셀(Docetaxel) 등을 조합해서 사용하게 된다. 여기에 세툭시맙과 같은 표적 항암제를 추가하기도 하는데, 두경부암 세포가 많이 발현하는 세포 표면의 EGFR 단백질을 억제하는 표적치료제이다. 시스플라틴, 5-FU와 세툭시맙을 병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면역항암제로는 종양세포가 면역 회피를 하는 경로(PD-1/PD-L1)를 차단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유도하는 니볼루맙(Nivolumab)과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이 있다. 두 약제는 재발성·전이성 두경부암에서 1차로 시스플라틴 기반의 항암요법이 듣지 않을 때 2차 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1차 치료에서는 펨브롤리주맙을 단독으로 쓰거나 이 약품과 시스플라틴, 5-FU를 병합했을 때 생존 연장 효과가 입증되었다. 각 약제마다 작용 기전이나 부작용, 보험 적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항암치료에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나 합병증은?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러 전신적 부작용이 나타난다. 항암제의 전신적 영향으로는 체력 저하, 오심·구토, 설사, 면역력 저하가 동반되고, 일부 환자에게서는 약제 특이적 부작용도 발생한다. 방사선치료와 병행할 때 만성 구강 건조와 미각 소실, 치아 손상 등과 같은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에다 항암치료가 더해져 부작용이 좀 더 심해질 수 있고 일부 부작용은 완전히 호전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환자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진다. 면역항암제의 경우 폐렴, 갑상선염, 간염, 장염,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은 일반 항암제와 달리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관리하기 위해 항구토제, 수액, 진통제 등을 투여하고, 치료 중 식사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 영양 공급을 위한 위루관 삽입을 고려한다.

두경부암 항암치료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항암·방사선치료를 받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치료를 받아도 중간에 포기하면 그동안 고생했던 것들이 헛수고가 된다. 30번 치료하기로 했는데 20번만 하고 힘들어서 도중에 중단한다면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없다. 보통 치료 기간의 절반 정도가 지나면 구내염, 구강 건조, 통증 등으로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식사도 어렵고 몸무게도 많이 빠지는 경험을 한다. 치료가 막바지로 가면 환자들은 '치료받다가 죽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도중에 치료를 중단하고 싶어하는 환자분들이 계시지만, 치료가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건강 상태가 확실히 좋아진다. 그래서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환자에게 정보를 주고 치료를 완수하도록 돕고 응원한다. 항암·방사선의 목적은 완치율을 높여 치료가 끝난 뒤 편하게 오래 살게 하는 것이다. 치료 도중에는 여러 어려움으로 인해 크게 절망하고, 걱정도 많을 수 밖에 없는데, 이 문제들을 가능한 덜 겪게 돕고, 치료 후 해결되는 부작용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식이조절 사진(1)
두경부암 항암치료 이후 고영양 식이가 강조된다.
항암치료를 마치고 난 후에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항암치료가 끝나도 체력과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과정에서 점막 손상, 미각 소실로 식사가 어려울 경우에는 위루관이나 비위관을 통한 영양 공급이 핵심 관리법이 될 수 있다. 충분한 단백질과 칼로리 섭취를 할 수 있도록 고영양 식이가 강조된다. 호흡 기능 관리도 중요하다.

후두암으로 항암·방사선치료를 받았다면 부종으로 기도가 좁아지고 분비물들이 원활히 배출되지 않아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는데 일상에서 늘 건조하지 않은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구강암 치료 후에는 발성·연하 재활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다. 이때는 언어치료사와 재활의학과의 도움으로 말하기와 삼키기 기능을 회복하도록 한다.

정신적·심리적 관리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암으로 인해 손상된 기능, 미용적인 문제, 치료 과정의 고통과 부작용, 재발에 대한 불안감으로 우울과 사회적 고립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이때는 심리상담과 지지그룹 참여, 가족의 정서적 지지가 회복에 큰 힘이 된다.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도 포기하지 말기 바란다. 최근에는 새로운 약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제는 수술 전 요법으로 면역항암제와 일반항암제의 병합 치료도 도입되었다.

  • EDITOR: 김은식
  • PHOTO: 홍중식,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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