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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암 치료, 절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재건은 기능과 삶의 회복 과정"

이태열 교수(1)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 이태열 교수.

피부암 치료는 종양을 제거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절제 뒤 남는 결손을 해부학적·기능적으로 복원해 환자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치료가 비로소 완성된다.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 이태열 교수는 피부암 재건에서 기능 보존과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안면부 재건부터 유리 피판술, 피부과와의 협진 시스템까지, 이 교수에게 재건성형 과정과 의미, 그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의학적 치료의 출발점은 종양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형외과 의료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환자가 수술 전과 비슷한 기능을 유지한 채, 원래의 일상과 사회적 환경으로 무리 없이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우리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암을 치료한 뒤 환자가 다시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을 때 치료는 보다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교수는 피부암 치료의 완성은 단순한 종양 제거에 머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절제 뒤 남는 결손을 해부학적·기능적으로 복원해, 환자가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까지가 치료의 중요한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제거'에서 '회복'으로

과거 피부암 치료의 최우선 원칙은 암을 충분히 제거해 종양학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있었다. 이 과정에서 얼굴이나 손, 발처럼 기능적으로 중요한 부위에서도 비교적 넓은 절제가 필요한 경우가 있었고, 그 결과 안면 변형이나 발음·저작의 불편, 보행 기능 저하 같은 문제가 뒤따르기도 했다. 당시에는 이러한 변화가 생존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결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피부암 치료에서는 종양 제거 이후의 회복이 더욱 중요한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성형외과적 재건은 단순한 미용적 보완이 아니라, 절제 뒤 남는 결손을 안정적으로 복원하고 기능을 보존해 환자의 삶의 질을 지키는 치료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재건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미용적 개선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절제 후 남는 결손을 안정적으로 복원하고 기능을 보존하는 치료"라고 말했다.

실제 피부암 절제 뒤 남는 결손 부위는 감염이나 치유 지연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주요 신경이나 혈관이 노출된 경우에는 건강한 연부조직으로 이를 덮어 보호함으로써 추가 손상과 감염을 줄이고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특히 절제 범위가 커질수록 재건 계획의 정밀함은 기능적 결과와 회복 과정에 더욱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 교수가 시행하는 재건 수술 가운데 유리 피판술(free flap transfer)은 특히 정교한 미세수술 술기가 요구되는 방법이다. 피부암 절제 뒤 광범위한 연부조직 결손이 남는 경우, 충분한 조직을 보충하고 기능 회복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한국인에서 비교적 흔한 말단흑자흑색종(acral lentiginous melanoma)처럼 손가락이나 발바닥에 발생하는 흑색종 재건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발바닥은 체중부하와 반복적인 마찰을 견뎌야 하는 특수한 부위다. 이 때문에 단순히 피부를 덮는 것만으로는 좋은 재건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손 부위가 넓거나 깊을 경우에는 충분한 두께와 안정성을 갖춘 연부조직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결손의 상태에 따라 서혜부나 대퇴부 전외측 등에서 피부와 피하조직을 혈관과 함께 거상해 재건에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유리 피판술의 핵심은 단순한 조직 이동이 아니라, 혈류가 유지되는 조직을 이용해 기능적으로 안정된 재건을 이루는 데 있다. 피판 거상 뒤에는 공여부와 수혜부의 혈관을 현미경하에서 문합하게 된다. 이 과정은 피판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단계다. 보통 직경 1mm 안팎의 매우 작은 혈관을 다뤄야 하는 만큼, 안정적인 혈류 확보를 위해 정교한 미세수술 술기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미세혈관 문합 후 혈관의 개통성이 유지되지 않거나 수술 후 혈전이 발생해 혈류가 차단되면 피판의 일부 또는 전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유리 피판술은 수술 현미경하에서 세심한 미세수술 술기가 요구되는 재건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리 피판술이 광범위한 결손에서 기능 회복과 재건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발뒤꿈치나 발바닥의 광범위한 결손에서 재건의 선택지가 제한적이었지만, 현재는 충분한 연부조직을 이식하고 안정적인 혈류를 확보함으로써 적절한 회복과 재활을 거쳐 보행 기능 회복과 체중을 지탱하는 기능 보존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이는 단순한 외형 복원을 넘어, 환자의 기능 유지와 일상생활 복귀를 돕는 데 재건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피부암센터의 협진이 특히 중요한 부위 중 하나는 안면부다. 기저세포암(BCC)과 편평세포암(SCC)은 코, 눈꺼풀, 입술처럼 해부학적으로 복잡하고 기능적으로 중요한 부위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들 부위는 피부의 여유가 적고, 표정과 호흡, 발음, 음식물 섭취 같은 기본 기능과도 직접 연결돼 있어 작은 결손이라도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따라서 안면부 재건에서는 결손의 크기 자체보다도 그 결손이 눈, 코, 입의 기능과 얼굴의 미용 단위(심미 단위)를 어디까지 건드리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 교수는 "예를 들어 눈꺼풀 재건이 적절하지 않으면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거나 안검외반이 생길 수 있고, 그 결과 각막이 지속적으로 노출돼 손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입술 재건에서도 균형이 맞지 않으면 발음이나 음식물 섭취에 불편이 생길 수 있어 작은 차이도 기능적으로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면부 피부암 수술에서는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협진이 큰 장점이 된다. 피부과가 모즈 미세도식 수술(Mohs micrographic surgery) 등으로 종양학적 안전성을 확보하고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 성형외과는 이후 남는 결손의 위치와 깊이, 주변 구조의 기능적 중요성을 고려해 적절한 재건 방법을 계획하게 된다. 절제와 재건이 분리된 과정이 아니라, 하나의 치료 흐름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다학제 협진, 절제와 재건을 하나로

이태열 교수(2)
이태열 교수는 "조기에 진료받는 것이 결국 가장 좋은 재건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코 재건은 성형외과 재건 분야에서도 난도가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코는 얼굴의 중심에서 형태와 윤곽을 결정하는 구조인 동시에, 호흡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또 외피인 피부, 지지 구조인 연골과 뼈, 코 안을 덮고 있는 비점막을 포함한 3차원 구조물이기 때문에 단순히 피부만 덮는 방식으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교수는 결손의 깊이와 범위에 따라 전두 피판술(forehead flap)이나 비순구 피판술(nasolabial flap) 등을 적절히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 재건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피부 결손을 덮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할 경우 지지 구조인 연골과 비점막까지 함께 고려하는 다층적 재건"이라며 "그래야 형태뿐 아니라 호흡 기능까지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는 주변 피부와의 색조와 질감, 코의 윤곽, 콧구멍의 대칭성, 비강의 개방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수술 중에는 피판의 두께와 윤곽을 세밀하게 조절해 주변 조직과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맞춘다. 이 교수는 "이러한 재건은 단순히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이 함께 복원돼야 호흡 기능을 유지할 수 있고, 얼굴의 왜곡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면부 재건은 외형 복원에 그치지 않고, 환자가 다시 편안하게 표정을 짓고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치료"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부임 초기부터 피부과와의 긴밀한 협진을 통해 피부암 치료에서 절제와 재건이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힘써왔다. 과거에는 암을 제거한 뒤 최종 조직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이후 별도로 재건 수술 일정을 잡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협진 시스템에서는 종양학적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 절제 뒤 남는 결손에 대해 보다 신속하고 일관된 재건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는 암의 절제와 결손 부위의 기능적·형태적 회복을 더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는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협진이 단순히 두 진료과가 함께 수술에 참여하는 데 그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피부과가 종양의 범위와 절제연을 정밀하게 확인하는 동안, 성형외과는 결손 부위의 위치와 깊이, 주변 조직의 상태, 주요 해부학적 구조의 보존 필요성을 함께 검토하며 재건 방법을 계획한다. 다시 말해 절제와 재건이 따로 떨어진 단계가 아니라, 하나의 치료 흐름 안에서 동시에 조율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협진의 핵심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의 치료 설계"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암을 충분히 제거하는 일이다. 따라서 성형외과적 재건은 종양학적 안전성이 확보된다는 전제 위에서 이뤄지며, 필요할 경우 추가 절제 범위에 맞춰 재건 계획도 함께 수정된다. 반대로 성형외과가 기능 보존을 위해 중요한 구조를 제시하면, 피부과는 가능한 범위에서 이를 고려해 절제 전략을 보다 정밀하게 조정하게 된다.

그는 "이러한 협진 체계의 장점은 암을 안전하게 치료하는 것과 환자의 기능을 보존하는 것을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안면부처럼 절제 범위와 재건 방법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위에서는 그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또 절제와 재건이 연속적으로 이뤄질 경우, 환자는 치료 과정을 보다 일관되게 이해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수술 횟수와 마취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특히 고령 환자나 전신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환자에게 더욱 중요하다.

삶의 회복을 돕는 재건성형

이태열 교수(3)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 이태열 교수

또 절제 직후의 결손 부위는 건조, 오염, 조직 손상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재건을 시행하는 것 역시 상처 안정성과 회복 과정에 의미가 있다. 이 교수는 "절제 후 바로 재건이 가능할 때에는 조직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이에 따라 재건 계획을 보다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는 단순히 상처를 빨리 덮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능적 회복과 장기적인 결과를 함께 고려하는 치료 전략"이라고 말했다.

결국 협진의 강점은 여러 전문의가 같은 수술실에 함께 있다는 데 있지 않다. 암을 얼마나 안전하게 제거할 것인지, 그 이후 기능과 형태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를 처음부터 함께 설계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교수가 성형외과 교수의 길을 걷게 된 데에는 개인적인 경험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과거 가족의 투병을 지켜보며, 치료의 의미가 단순한 수술 성공을 넘어 환자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는 점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식은 그가 재건 수술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반영돼 있다. 그는 재건 수술이 단순한 외형 복원이 아니라, 기능 회복과 삶의 회복을 함께 돕는 치료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피부암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에게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피부암은 얼굴처럼 햇볕에 많이 노출되는 부위에 잘 생기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 빈도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어르신들 가운데는 전신마취나 큰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있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국소마취로 비교적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심되는 병변이 생기면 망설이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기에 진료받는 것이 결국 가장 좋은 재건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 EDITOR: 박정연
  • PHOTO: 이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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