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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생존에 필수적인 장기
'암 제거', '생존 유지' 둘 다 성공해야

김완준 교수(1)

고려대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김완준 교수.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상당 부분이 손상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간암은 발견 시점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치료 역시 쉽지 않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외과적 수술은 간암 치료에서 여전히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으로 평가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김완준 교수를 만나 간암 수술의 의미와 치료 전략에 대해 들었다.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암 가운데 하나다. 2026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3년 간암 발생률은 전체 암 발생의 5.1%로 7위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사망률 또한 폐암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특히 간암은 다른 암과 달리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질환으로 꼽힌다.

또한 치료 측면에서도 간암은 다른 암과 다른 특징을 보인다. 항암 치료의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종양을 직접 제거하는 수술이 치료의 중심이 된다. 그러나 간은 생존에 필수적인 장기이기 때문에 단순히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간 기능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치료가 요구된다. 이처럼 간암 수술은 '암 제거'와 '생존 유지'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고난도 치료다.

수술은 선택 아닌 치료의 출발점

간담췌외과에서는 주로 어떤 질환을 다루나?

"간담췌외과는 이름 그대로 간, 담도, 췌장을 다루는 외과다. 이 세 장기는 해부학적으로 매우 가까이 붙어 있고 기능적으로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도를 통해 이동하고, 췌장은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들이 모두 하나의 흐름 안에서 작동한다. 이 때문에 이 영역에서 발생하는 질환은 단순히 한 장기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장기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간암, 담도암, 췌장암 같은 악성 종양이 있으며, 담석이나 췌장염 같은 질환도 포함된다."

간암은 어떤 질환인가?

"간암은 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크게 보면 간 자체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간암과 다른 장기에서 전이된 전이성 간암으로 나눌 수 있다. 원발성 간암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는 간세포암이며, 간담도암도 포함된다. 반면 대장암이나 위암 등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암이 간으로 퍼진 경우는 전이성 간암으로 구분된다."

간암 수술의 의미는 무엇인가?

"외과적 관점에서 간암은 단순히 '암이 있다'는 개념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종양을 제거했을 때 환자가 살아갈 수 있는가, 그리고 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가'다. 간은 우리 몸에서 생존에 필수적인 장기다. 해독, 단백질 합성, 대사 등 수십 가지 이상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 때문에 간암 수술은 남겨진 간이 충분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산된 수술이 돼야 한다. 결국 외과적 치료의 목표는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면서도 환자의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간 기능을 확보하는 것'이다."

간암의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은 이유가 궁금하다.

"진단 시점이 늦기 때문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증상이 늦게 나타난다. 또 하나는 재발률이다. 간암은 기저 질환으로 간경화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간경화 상태에서는 새로운 암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재발할 경우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

간암의 원인은 무엇인가.

"가장 대표적인 발생 경로는 만성 염증이다. B형간염이나 C형간염 같은 바이러스 감염은 간에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킨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간 조직이 점점 딱딱해지는 간경화로 진행된다. 그리고 이 간경화 된 간에서 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알코올성 간질환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중요한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비만과 대사증후군 증가와 함께 지방간에서 시작되는 간질환이 간암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간암은 어떻게 진단하나?

"한 가지 검사만으로 진단하지 않고 여러 정보를 종합해 판단한다. 먼저 B형·C형간염 여부, 음주 습관, 가족력 등을 확인해 위험도를 평가한다. 이후 초음파로 선별검사를 하고, 보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 CT나 MRI를 시행한다. 이 검사는 종양의 크기와 위치, 개수, 혈관과의 관계까지 확인할 수 있어 수술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 AFP 같은 종양표지자도 참고하지만, 이 수치만으로 간암을 진단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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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치료에서 수술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다른 암과는 달리 간암은 항암 치료에 대한 반응이 제한적이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종양의 크기나 위치, 간 기능 상태에 따라 수술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수술이 가능한 환자라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치료가 수술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간암 치료에서 수술은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라, 치료 전략의 출발점이다."

간암 수술은 무척 어렵다고 하던데.

"수술 중 가장 큰 위험이 출혈이다. 간은 혈류가 매우 풍부한 장기여서 출혈을 줄이려면 정밀한 수술을 요한다. 둘째는 기능 보존이다. 간은 생존에 필수적인 장기이기 때문에 전체를 제거할 수 없다. 즉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면서도 기능할 수 있는 정도의 충분한 간을 남겨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간암 수술은 매우 복잡하고 고난도 수술로 평가된다."

간이식은 어떤 경우에 선택되나?

"간암 환자의 상당수는 이미 간경화를 가지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종양을 제거하더라도 남아 있는 간에서 다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간이식은 이러한 위험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는 어렵다. 공여자 문제, 비용, 수술 위험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간이식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치료 방법이다."

간암 치료에서 다학제 치료가 왜 중요한가?

"간암은 수술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재발 가능성이 높고, 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외과, 내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등 여러 분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재발 시 치료 전략을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다학제 진료 체계를 운영해 최적의 치료 전략을 신속하고 정교하게 수립하는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수술 후 '금주' 필수, 성분 불명 약물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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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준 교수는 "간암 치료에서 수술은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라 치료 전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간암 수술에서도 복강경이나 로봇수술 등 미세 침습 수술 기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데 어느 정도인가?

"미세침습 수술은 간암 치료의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다. 복강경과 로봇수술은 절개 범위를 줄여 회복을 빠르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는 복강경 수술이 더 널리 시행되고 있고, 로봇수술은 정밀한 기구 조작과 시야 확보를 바탕으로 수술 정확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종양의 위치나 상태에 따라서는 개복수술이 더 적절할 수 있다. 결국 수술 방법은 환자 상태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무엇인가?

"가장 흔한 합병증은 출혈이다. 담즙 누출과 간 기능 저하, 감염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합병증 발생 위험은 수술 범위와 환자의 전신 상태, 남아 있는 간 기능에 따라 달라진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술 전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간을 어느 범위까지 절제할지 정확히 정해야 한다. 종양을 충분히 제거하면서도 수술 후 남은 간이 정상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간은 보통 8개 구역으로 나뉘는데, 환자마다 수술 후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는 범위를 면밀히 계산해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수술 이후 환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생활 습관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금주다. 알코올은 간 손상을 악화시키고 재발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성분이 불분명한 비검증 약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간은 약물에 민감한 장기이기 때문에 불확실한 성분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균형 잡힌 식사와 정기적인 검진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간암 예방을 위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

"간암 예방의 핵심은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다. B형간염은 예방접종과 치료가 중요하고, C형간염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고위험군은 6개월 간격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간질환, 고지혈증 같은 대사성 질환이 있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국 간암은 예방과 관리가 가능한 암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 EDITOR: 김은식
  • PHOTO: 이상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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