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메뉴 바로가기본문 내용 바로가기

"뇌종양, 최대한 제거하되 안전하게"
정확한 진단·맞춤형 치료 전략이 중요

강신혁 교수(1)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 강신혁 교수.

뇌종양은 익숙한 질환명이지만 실제로는 양성과 악성, 발생 부위와 세포 종류에 따라 치료 전략이 크게 달라지는 복합적인 질환이다. 뇌는 우리 몸의 모든 기능을 조절하는 기관인 만큼 종양의 성격뿐 아니라 위치와 크기, 주변 신경·혈관과의 관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 강신혁 교수와 함께 뇌종양의 주요 증상과 치료 원칙, 수술 중 실시간 진단 기술의 의미를 짚어봤다.

뇌종양과 뇌암은 어떻게 다른가?

"뇌종양은 두개골 안에 생기는 종양을 통칭한다. 크게 양성과 악성으로 나뉘는데, 보통 악성 종양을 암이라고 부른다. 양성 종양은 천천히 자라고 주변으로 퍼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술로 잘 제거하면 장기간 건강하게 지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악성 종양은 주변에 종양세포가 남거나 재발 가능성이 있어 치료가 어렵다. 다만 뇌종양은 다른 장기에 비해 양성 종양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대표적인 뇌종양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대표적으로는 신경교세포에서 생기는 신경교종, 뇌를 감싸는 막에서 생기는 수막종, 뇌하수체선종, 뇌신경에서 생기는 신경초종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신경교종은 악성이거나 악성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가 많고, 수막종·뇌하수체선종·신경초종은 임상적으로 양성인 경우가 많다."

심한 두통과 구토 동반되면 의심해야

양성 뇌종양이라면 꼭 수술하지 않아도 되나?

"꼭 그렇지는 않다. 뇌는 두개골 안의 제한된 공간에 있기 때문에 양성 종양이라도 커지면 뇌를 압박해 마비, 시야장애, 의식 저하 같은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양성인지 악성인지뿐 아니라 종양의 위치, 크기, 증상 유무를 함께 봐야 한다. 증상이 있거나 성장 가능성이 높다면 양성이라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뇌 종양 그림(1)
뇌종양 치료의 기본 원칙은 무엇인가?

"기본은 수술이다. 지금까지 축적된 치료 경험을 보면 양성이든 악성이든 수술적 제거가 가장 중요한 치료다. 그다음이 방사선 치료이고, 약물 치료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양성 종양은 수술로 잘 제거하면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고, 악성 종양도 최대한 제거해야 이후 방사선 치료나 약물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수술하지 않고 지켜보는 경우도 있나?

"그렇다.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됐는데 크기가 작고 증상이 없으며 영상상 위험성이 높지 않다면 정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 다만 방치하는 것은 아니고,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일정 주기로 성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뇌세포는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치료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들은 어떤 증상으로 주로 병원을 찾나?

"가장 흔한 것은 두통이다. 다만 뇌종양에 의한 두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구토, 의식 저하가 동반되면 뇌압 상승의 신호일 수 있다. 또 종양 위치에 따라 말이 어눌해지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시야장애, 성격 변화, 경련, 보행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떤 경우 정밀검사를 고려해야 하나?

"중요한 것은 증상이 점차 악화되느냐는 점이다. 석 달 전보다 지금 더 아프고, 시간이 갈수록 심해진다면 뇌 안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반면 일반적인 두통은 스트레스, 수면 부족, 눈·코·치아·귀 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병력 청취가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MRI를 시행한다."

영상 검사는 어떤 역할을 하나?

"영상 검사는 뇌 안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특히 MRI는 종양의 위치와 크기, 주변 구조와의 관계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단순히 종양 유무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술이 시급한지, 경과 관찰이 가능한지, 다른 질환 가능성은 없는지 판단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뇌종양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인가?

"'최대한 많이, 그러나 안전하게'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다. 종양은 가능한 한 많이 제거해야 예후가 좋아지지만, 정상 뇌 조직 손상은 최소화해야 한다. 뇌세포는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뇌종양 수술의 핵심은 종양 제거 범위와 신경 기능 보존 사이의 균형을 정교하게 맞추는 것이다."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은 어떤 경우에 활용되나?

"뇌의 기저부처럼 깊고 아래쪽에 위치한 종양에서는 내시경 수술이 유리할 수 있다. 위에서 접근하면 정상 뇌 조직을 건드려야 하는 반면, 비강 등을 통해 접근하면 뇌 손상을 줄이면서 종양에 더 직접적으로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종양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위치와 상태에 따라 적절한 접근법을 선택해야 한다."

감마나이프, 정밀 치료로 뇌 조직 손상 줄여

강신혁 교수(2)
강신혁 교수는 "뇌종양 치료는 단순히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감마나이프는 어떤 경우에 효과적인가?

"감마나이프는 여러 방향에서 방사선을 집중시켜 병변에만 고선량을 전달하는 정위적 방사선 수술이다. 정상 뇌 조직 손상을 줄이면서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비교적 작은 종양이나 다발성 병변이 있는 뇌전이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종양이 너무 크면 효과가 떨어지고 주변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어, 큰 병변은 먼저 수술로 제거한 뒤 남은 부위에 방사선 수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뇌전이암에서 감마나이프가 많이 활용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뇌전이암은 여러 개가 동시에 생기는 경우가 많아 모두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렇다고 뇌 전체에 방사선을 조사하면 인지기능 저하 등 부작용이 문제가 된다. 감마나이프는 여러 병변을 상대적으로 정밀하게 치료하면서 정상 뇌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어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된다."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후유증인가?

"맞다. 수술의 목표는 단순히 종양을 떼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일상으로 얼마나 잘 복귀하느냐에 있다. 후유증 가능성은 종양 위치와 크기, 주변 신경 손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수술 전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고, 수술 후에는 약물 치료와 재활 치료를 통해 기능 저하를 최소화해야 한다. 뇌는 손상된 세포가 그대로 재생되지는 않지만, 주변 세포가 기능을 일부 보완하는 가소성이 있어 재활의 의미가 크다."

현재까지 알려진 뇌종양의 원인이나 위험 요인은 무엇인가?

"일부 유전 질환과 관련된 경우를 제외하면 명확한 원인은 아직 많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에는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종양세포의 변이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표적치료 가능성을 찾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결국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정밀 진단이다."

강 교수가 개발에 참여한 진단 플랫폼은 수술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수술 현장의 필요에서 출발한 연구다. 기존에는 수술 중 조직을 병리과로 보내 결과를 받는 데 30분가량 걸렸다. 그런데 카이스트 연구진과 협력해 개발한 'cCeLL 플랫폼'은 조직을 세포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이 시간을 3~5분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수술 중 종양과 정상 조직을 빠르게 구분하고, 종양 잔존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수술 정확도 향상과 시간 단축, 환자 안전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기술이 임상 현장에서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수술 현장에서 실시간 의사결정을 돕는다는 점이다. 또 병리과 인력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크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100% 국내 기술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국 의료기술이 단순 도입을 넘어 독자 기술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상징성도 있다."

  • EDITOR: 김건희
  • PHOTO: 지호영, 셔터스톡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