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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대사수술 다학제팀, 위암·고도비만 동시에 잡는다

수술 중인 고대구로병원 상부위장관외과 김종한 교수팀

고도비만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당뇨병, 지방간, 고혈압 등 다양한 대사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입증된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은 '위소매절제술', '루앙와이 위 우회술' 등 비만대사수술.
위암 환자들에겐 위절제술과 함께 권장되는 이 수술에 대해 고대구로병원 상부위장관외과 김종한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40대 여성 이모 씨는 어느 날 조기 위암을 진단받았다. 치료를 위해 방문한 고대구로병원에서는 이 씨에게 위암 치료와 함께 비만대사수술을 권했다. 당시 이 씨의 체질량지수(BMI, 자신의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kg/㎡)으로 20~25가 정상)는 30. 당뇨 합병증으로 지난 3년간 당뇨약을 복용했다. 이씨는 병원의 권유대로 위암 치료를 위한 위절제술과 함께 비만대사수술(Bariatric & Metabolic Surgery)인 '루앙와이 위 우회술(Roux-en Y Gastric Bypass)'을 받았다. 덕분에 위암 치료는 물론 체중이 감소하고 혈당은 정상 수치로 내려왔다.

고대구로병원에서 수년간 위암 및 고도비만 환자를 치료해온 상부위장관외과 김종한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이 현재까지 밝혀진 고도비만 치료법 중 입증된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강조한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비만의 기준은 BMI가 25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비만 기준을 단계별로 나누면, BMI가 25~29.9일 경우 1단계, 30~34.9일 경우 2단계, 35 이상일 경우 3단계다. 2단계에선 제2형 당뇨병 등 대사질환이 나타나고, 3단계는 고도비만으로 수술이 필요하다.

미용 치료? 환자들의 잘못된 인식

고도비만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비만은 당뇨병, 지방간, 고혈압 등 다양한 대사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환자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국내 연구진에 의해 고도비만인 40세 남자의 평균 생존기간이 같은 나이의 정상인에 비해 15년 짧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처럼 고도비만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는 환자의 기대수명을 증가시키고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다.

문제는 비만대사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외면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미용 치료' 내지는 '위험한 수술'이라는 환자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는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김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을 위험성이 큰 수술이라고 인식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이는 과거 전문적인 고도비만 수술을 담당하는 전문의가 부족했을 때의 문제"라며 "지금은 관련 전문의들이 일반 비만 환자와 차별화된 고도비만 치료 및 비만대사수술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일반 비만 환자와 달리 고도비만 환자는 스스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어렵고 단기적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하더라도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만과 관련된 합병증이 있을 경우 특히 비만대사수술을 받을 것을 권장하는데,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수술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만대사수술은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는 널리 시행되는 수술이다. 세계당뇨병학회 치료법 가이드라인에서는 비만도가 높은 제2형 당뇨 환자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비만대사수술'을 권장한다. 미국당뇨병학회에서도 당뇨병 치료의 표준 치료법 중 하나로 인정한다.

올해부터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비용 부담도 크게 줄었다.

고대구로병원 상부위장관외과 김종한 교수

보건복지부는 올해 1월부터 비만 환자 및 당뇨병 환자에 대한 비만대사수술을 급여화했다. BMI가 35 이상인 경우와 30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수면무호흡증, 관절질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식도역류증, 천식, 심혈관질환, 다낭성난소증후군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는 경우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BMI가 27.5에서 30 사이의 제2형 당뇨 환자의 경우에는 본인부담률 80%에 대해서 급여를 인정한다. 덕분에 환자의 수술비용 부담은 3분의 1 정도로 줄었다.

비만대사수술에는 위의 크기를 줄이는 '섭취제한수술법'과 위와 소장 사이에 우회로를 만드는 '흡수제한수술법'이 있다. 섭취제한수술법의 가장 대표적인 수술은 '위소매절제술(Sleeve Gastrectomy)'이다. 위를 소매 모양으로 절제해 크기를 줄여 섭취량을 제한하는 수술법으로, 수술시간은 1~2시간 정도로 짧고 간단하다. 회복은 3~5일이면 충분하고 합병증도 적다. 비만 및 대사질환 치료는 그 이후 영양 치료를 통해 진행하는데, 부드러운 제형의 단백질 위주 식사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위를 절제하는 만큼 위에서 분비되는 식욕 조절 호르몬 분비도 감소하게 돼 식욕이 떨어지는 원리"라며 "이런 효과가 이후의 영양 치료 유지에 도움을 주고 결과적으로 체중 감량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루앙와이 위 우회술'은 섭취제한수술법과 흡수제한수술법을 혼합한 수술이다. 먼저 위를 절제해 작게 만든 후 음식물이 내려가는 길을 소장으로 우회시켜 흡수를 제한하는 것. 수술시간은 2~3시간으로, 위소매절제술에 비해 조금 더 소요되나 체중 감소 및 제2형 당뇨병의 개선 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체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 GLP-1(glucagon-like peptide 1) 등 인크레틴 분비가 증가해 혈당 등 대사질환까지 함께 개선된다.

과거에는 식도와 위 사이에 실리콘 소재 밴드를 끼워 섭취 제한을 유도하던 '위 밴드 수술'이 주로 행해졌으나 현재는 위소매절제술과 루앙와이 위 우회술로 대체됐다. 이 두 수술법은 모두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고 비만 관련 대사성 질환의 치료에도 매우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어떤 수술을 선택할 것인지는 고도비만과 더불어 어떤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지, 흡연 여부, 생활 습관, 가족력 등 많은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위소매절제술을 시행하면 위식도역류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가진 환자의 경우 루앙와이 위 우회술을 받는 것이 낫다. 반면 루앙와이 위 우회술 이후 변연부 궤양이 심해질 수 있는 흡연자에겐 위소매절제술을 권한다. 김 교수는 "위암을 진단받은 환자가 제2형 당뇨를 앓고 있다면 위절제술 이후 루앙와이 위 우회술을 행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 더 유익한 선택이 될 것"이라면서 "환자가 수술 방법을 결정할 때 반드시 위장관외과 및 고도비만수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학제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부터 영양사까지

어떤 수술을 할지 결정했다면, 이후에 봐야 할 부분은 수술을 받을 병원이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체계적인 진료 시스템과 해당 의료진의 전문성을 갖췄는지 여부다. 수술만큼 중요한 것이 수술 전후 환자의 건강관리이기 때문이다.

고대구로병원은 비만대사수술 환자들을 위해 다학제 진료팀을 운영 중이다. 수술을 담당하는 상부위장관외과 이외에도 가정의학과, 내분비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관련 진료과 의료진과 전문영양사, 운동치료사 등이 참여해 종합적으로 환자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가정의학과와 내분비내과는 당뇨 질환과 당뇨약 복용을 조절하고, 정신건강의학과는 수술 전후로 나타날 수 있는 환자들의 정신질환을 예방·관리하는 한편, 수술 후 식단 관리는 전문영양사가 맡는다.

김 교수는 "비만, 당뇨 환자들이 섭식장애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수술 후 더 악화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수술 전후 환자의 정신건강을 위해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와의 다학제 진료를 권한다"고 말했다.

고대구로병원은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가 2018년 도입한 비만대사수술 인증제도에 따른 '비만대사수술 인증기관'이다. 인증제도의 취지는 비만대사수술이 고도비만과 당뇨병에 대한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 학회로부터 인증을 받으려면 고도비만 환자에 대한 안전한 수술과 응급 상황 발생에 즉각 대처가 가능한 설비와 시스템이 모두 갖춰져 있어야 한다.

김 교수도 학회로부터 '고도비만수술 인증의'자격을 받았다. 고도비만수술 인증의 자격 취득 조건은 ▲의사 면허와 외과 전문의 자격증 소지 ▲비만대사수술 인증의를 위한 연수강좌 이수 ▲복강경 위장관수술 100례 또는 비만대사수술 10례 이상 참여 등이다. 김 교수는 "과거 '신해철 사건(2014년 위밴드삽입술 이후 합병증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비만대사수술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만연해졌다. 이에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에서 인증제도를 만들어 안전한 수술이 가능한 기관과 의사를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양대사수술 치료 효과 증명할 것"

김 교수는 학술 분야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인증위원장과 대한위암학회 고시수련위원장을 맡고 있고 대한외과학회,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대한종양외과학회, 대한복강경위장관외과연구회, 대한위식도역류질환수술연구회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전국 5개 기관에서 비만 환자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얻어낸 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논문은 저명한 아시아 학술지에 실릴 예정이다.

고대구로병원은 비만대사수술 환자들을 위해 상부위장관외과, 가정의학과, 내분비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관련 진료과 의료진과 전문영양사, 운동치료사 등이 참여해 종합적으로 환자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제2형 당뇨를 가진 조기 위암 환자에게 위 절제술 이후 위와 장을 재건하는 종양대사수술의 여타 적응증에 대한 연구도 그의 관심사다. 김 교수는 "위암수술 이외의 비만대사수술이 체중 감량뿐 아니라 고혈압, 제2형 당뇨 등 동반 대사질환을 함께 고치는 효과적인 요법으로 자리 잡도록 관련 연구와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위암 빈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종양대사수술'이 두 마리 내지 세 마리 토끼를 잡는 수술법으로 효과적이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당뇨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제2형 당뇨병을 가진 위암 환자의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조기위암 환자에게 위절제술을 행하는 동시에 장을 우회시키는 등의 방법을 적용하는 종양대사수술을 실시해 체중 감량, 당뇨병 호전, 위암 치료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 위암 환자가 많은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돼왔으며, 위절제술을 받은 위암 환자의 당뇨가 호전됐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 EDITOR: 이민주
  • PHOTO: 김성남, 고대구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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