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메뉴 바로가기본문 내용 바로가기

겨드랑이·유두·입 통해
로봇 팔 자유자재 흉터 거의 안 남고 수술 후유증 적어

갑상선암 절개 수술법은 목의 아랫부분을 약 5~6cm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는다.
그런데 최근 최첨단 로봇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이런 문제점이 크게 개선됐다.
장기 크기가 작아 복잡하고 어려운 갑상선암 수술도 로봇을 이용하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미용적으로 우수하고 후유증도 적다.

갑상선암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암으로 꼽힌다. 특히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에만 29만 206명에 달하는 갑상선암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여성이 22만 6,294명으로 남성 6만 3,912명에 비해 3.5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28.3%)가 가장 많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흔한 암인 만큼 수많은 정보가 난립하는 탓에 오해와 논란도 적지 않다. '굳이 수술받거나 치료하지 않아도 괜찮다'거나 혹은 '정밀히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양 극단의 정보가 공존하기도 한다. 고대안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장영우 교수는 "암 크기가 작고 진행 속도가 느리다 하더라도 암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갑상선암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0년대 중반. 건강검진이 보편화되고 진단기기가 발전하기 시작한 바로 그때다. 특히 우리나라는 초음파검사에 대한 가격 부담이 크지 않고 웬만한 의료기관에서도 쉽게 검사할 수 있는 등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과거에는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암 덩어리를 조기에 잡아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행히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고 생존율이 매우 높은 암이기 때문에 사망자 수가 많지 않다.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99.8%로, 다른 어떤 암보다도 예후가 양호하다. 암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수술 후 예후가 좋아 '거북이 암', '착한 암'이라고도 부른다.

'거북이 암' 갑상선암, 수술 필요 없다?

갑상선에 발생한 암 조직

갑상선(갑상샘)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에너지 생성과 체온 조절에 필수적인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은 장기 크기가 작아 수술이 복잡하고 어렵다. 갑상선에 생긴 혹과 암의 차이는 양성 종양이냐, 악성 종양이냐의 차이다. 양성은 혹이고 악성은 암이다. 겉으로 보기엔 양성과 악성의 구분이 어렵다. 갑상선암이 의심되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초음파검사와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갑상선의 크기, 모양, 위치 등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갑상선에서 발견된 종양이 양성인지 혹은 악성인지를 우선적으로 감별·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에 생긴 암은 자라는 속도가 빠르지 않고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눈으로 식별이 불가능해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우연히 발견되는 빈도가 높다. 검진 시 전체 인구의 약 절반에게서 갑상선 결절이 발견되며, 이 중 5~10%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된다. 갑상선암은 암 덩어리가 4~5cm 이상 커지면서 주변 구조물을 압박하거나 크기가 작더라도 주변 조직을 침범하는 경우에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출혈이나 염증 같은 양성 질환인 경우가 많다. 쉰 목소리가 나오는 경우는 되돌이 후두신경 주변에서 갑상선암이 발생해 성대 마비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학계에서는 갑상선암 수술 필요 여부가 논쟁거리 중 하나다. 과거에는 대부분 혹이 만져진 후에야 치료를 받았고, 그 크기가 대개 1cm 이상이었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논란이 없었다. 하지만 4~5년 전부터는 초음파로 1cm 이하의 작은 암도 쉽게 찾아내면서 '암 크기가 작고 수술 예후도 좋은데 반드시 지금 수술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암이 발견되더라도 수술을 권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환자 스스로도 심각한 증상을 느끼지 못해 수술을 미루기도 한다.

그러나 작은 갑상선암이라고 해서 수술이 필요 없다고 예단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의 갑상선학회에서도 일단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면 수술을 원칙으로 인정한다. 장영우 교수는 "더군다나 갑상선암은 근처 림프절로 침범되는 경우가 많고 방치하면 드물게는 폐나 뼈로 원격 전이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며 "크기가 작은 암이더라도 종양이 신경 가까이에 붙어 있거나 임파선 전이가 있다면 되도록 빨리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미한 재발률을 보여도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면 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수술 후유증·합병증 발생 위험 커

갑상선암으로 확진받았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완치율이 높다는 이유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손바닥 절반 정도의 크기인 갑상선은 기도와 식도, 경동맥과 부정맥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변 구조가 매우 복잡한 만큼 정교한 수술이 필요하다. 자칫 수술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은 출혈, 부갑상선 손상 등으로 발생 확률은 약 1% 정도로 미미하지만, 목소리에 이상이 생기거나 응급수술을 받아야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술은 5cm 내외의 절개창을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는다. 최근에는 수술을 정교하게 하는 동시에 흉터가 남지 않도록 내시경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 부위를 열지 않고 겨드랑이 같은 부위에 터널을 만들어 여러 가지 내시경수술 장비를 집어넣은 뒤 화면을 통해 환부를 보면서 종양을 떼어내는 수술이다.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은 위치에 따라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한 것이 바로 최첨단 로봇수술이다. 로봇수술은 내시경과 마찬가지로 겨드랑이와 유방 부위를 작게 절개해 카메라와 로봇 팔을 넣고 수술한다. 로봇 팔이 여러 각도로 움직일 수 있어 수술 부위를 다양한 각도로 확인하고 절제할 수 있다.

입술과 잇몸 사이 점막에 구멍을 뚫고 수술 도구를 집어넣는 경구강 로봇수술법도 개발됐다. 목에 흉터가 남지 않고 목소리 신경이나 부갑상선 같은 주변 기관을 손상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어 로봇수술을 적용할 수 있는 환자 중 미용적인 측면을 중요시할 경우 의사와의 협의를 통해 이 수술법을 선택할 수 있다.

장영우 교수는 주로 겨드랑이 쪽을 5cm 이내로 절개한 후 갑상선암 로봇수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은 기존 로봇수술과 비교했을 때 몸에 수술 자국이 거의 남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목 유착이나 불편감이 적고 신경 손상 및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 같은 합병증도 적다. 가끔 가슴 유두 쪽을 1cm 미만으로 절제해 갑상선암 로봇수술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이 수술법 또한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장 교수는 "2015년 말부터 지금까지 갑상선암 내시경수술을 포함한 로봇수술 100여 건이 넘는 수술을 하는 동안 환자들의 예후가 기존 수술법과 비슷한 성과를 보일 정도로 수술 의사들의 최첨단 다빈치 Xi 로봇 시스템을 활용한 수술 숙련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갑상선암 로봇수술에 사용하는 다빈치 Xi 로봇 시스템.

갑상선암 환자는 해조류 먹지 마라?

갑상선암 예방법 역시 금연, 금주, 꾸준한 운동을 강조하는 다른 암 예방수칙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갑상선암 환자가 특별히 주의해야 할 음식은 없다.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많이 들어간 해조류를 피해야 한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이는 동위원소 치료 시 치료를 돕고자 4주 동안 제한하는 내용이 와전된 것이다. 균형 잡힌 식단으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해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갑상선암의 예방뿐 아니라 수술 후 환자의 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생활수칙이다.

대한민국에서 흔한 질병인 만큼 정기적인 건강검진 역시 중요하다. 장 교수는 "학계에서는 갑상선암의 원인으로 입증된 것으로 방사선 노출과 가족력에 따른 유전적 요인을 꼽기는 하지만 이 외에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좋다"며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갑상선의 모양과 기능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EDITOR: 김건희
  • PHOTO: 김성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