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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서구식 식생활에 자궁경부암 줄고
자궁내막암·난소암 는다

여성에게만 발생하는 부인암 통계 추이에 변화가 나타났다. 산부인과 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자궁경부암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자궁내막암과 난소암 등은 증가했다. 특이한 것은 여성 전체적으로 감소한 자궁경부암 환자가 20~30대에선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가 뭘까.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송재윤 교수로부터 그 이유와 함께 부인암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6년 발생한 여성 암 환자는 10만9112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상피내암을 제외한 자궁경부암 환자는 3566명으로, 다행히 전년보다 1.4%(50명) 줄었다. 199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자궁내막암 환자는 2622명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15.4%(349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소암 환자도 2630명으로 전년보다 7.6%(187명) 늘었다.

이처럼 부인암 통계 추이에 변화가 발생한 주원인은 저출산과 기름진 식생활이다. 자궁 경부는 질과 연결된 자궁의 입구로, 감염이나 출산 등 자극이 많을수록 암 발생률이 높다. 채소나 과일 섭취가 적거나 피임약을 5년 이상 먹어도 영향이 있다. 그런데 최근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면서 자연스레 자궁경부암 발생이 감소한 것이다. 위생 상태가 좋아지고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이 확대된 것도 감소 원인 중 하나다.

출산 안 하면 난소암 발병률 2.5배

다만 첫 성경험 연령이 낮아지면서 20~30대 젊은 자궁경부암 환자는 증가했다. 15~34세 여성에선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갑상선, 유방에 이은 3위를 차지했다. 여성 전체 연령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유방, 갑상선, 대장, 위, 폐, 간에 이은 7위인 것보다 순위가 높다.

반면 임신을 하지 않는 동안 지속되는 배란으로 난소암 위험은 커졌다. 평생 출산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여성은 출산한 여성보다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2.5배쯤 높다. 또 서구식 고지방·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먹어 여성호르몬 생성이 활발해지고, 초경 시기가 빨라져 폐경 전까지 배란기간이 길어진 것도 난소암 환자 증가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비슷한 이유로 자궁내막암도 늘었다. 자궁 내막은 태아 착상에 필요한 자궁 안쪽 벽을 말하는데, 많이 먹고 운동하지 않으면 이 부위에 암이 생길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 가임기 여성에게 흔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어도 자궁내막암 발생률이 3배 정도 증가한다.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송재윤 교수.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송재윤 교수는 "비만하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증가해 자궁 내막 조직을 자극하고 암을 일으킨다"면서 "이는 유방암을 일으키는 원인과 같으며, 유방암 가족력이 있으면 자궁내막암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암 수술은 환자를 오래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생존의 수술이지만 환자의 나이와 결혼·출산 여부에 따라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1기 이상의 난소암인 경우, 원칙적으로는 양쪽 난소와 주변 림프절, 지방 조직까지 다 제거해야 맞다. 난소는 둘 중 한쪽에만 암이 생겼어도 반대쪽에도 생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소가 없으면 임신을 못 할 뿐 아니라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폐경 후 나타나는 골다공증과 안면홍조 등에 시달린다.

자궁 경부의 경우, 암이 되기 전 이형성증 단계에서 발견하면 자궁이나 자궁 경부 전체를 떼어내지 않고도 종양이 자리 잡은 부위 주변만 원뿔 모양으로 절제하는 '원추절제술'이 가능하다. 이후 발견하더라도 암 크기가 2cm 이하이면 자궁 경부와 질의 일부만 잘라낸 뒤 질과 자궁을 이어주는 '광범위자궁목절제술'로 임신과 출산 기능을 살릴 수 있다. 이 방법은 주변 혈관, 신경, 인대, 요관 등을 손상시키지 않아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송 교수는 광범위자궁목절제술을 한 단계 발전시켜 자궁으로 가는 자궁 동맥까지 보존해 자궁으로 더 많은 혈류가 흘러 임신에 도움을 주는 수술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12세 이상 여성, HPV 예방백신 무료 접종

자궁내막암도 1기이거나 분화도가 낮은 경우, 자궁을 다 들어내지 않고 안쪽 내막만 걷어낸 다음 호르몬 치료를 하며 추적 관찰해 임신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송 교수는 "예전에는 배를 크게 절개하는 개복수술을 했지만 요즘은 5mm 정도의 작은 구멍을 내고 카메라와 절제기구 등을 넣어 수술하는 복강경이나 로봇수술로 환자의 피부 흉터까지 고려한다"고 말했다. 로봇수술을 하면 림프절의 암 전이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암이 퍼진 부분만 떼어낼 수 있다.

부인암의 5년 상대 생존율(2012~2016년)은 자궁경부암 79.8%, 자궁내막암 87.5%, 난소암 64.0%다. 100%에 가까울수록 일반인과 비슷하단 뜻이다. 치료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상태에 따라 수술, 항암제, 방사선을 단독으로 쓰거나 병용한다. 송 교수는 "난소암은 항암제가 많지 않아 생존율이 다소 낮았으나 최근 쓸 수 있는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가 추가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암 절제술 후에 항암제를 41~42℃ 고온으로 배에 순환시켜주는 하이팩 치료도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인암도 병기가 높을수록, 조직분화도와 발생 위치가 나쁠수록 치료 성적이 불량하다. 이 때문에 위험인자를 피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 암을 예방하고, 정기 검진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여성은 출혈이나 통증 등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적인 부인암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난소의 경우, 복강 안에 위치하기 때문에 암이 발생해도 대부분 증상이 없다.

난소암의 70%가 3기 이상에서 발견되는 이유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해주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백신을 맞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부는 만 12세 여성 청소년에게 HPV 예방접종을 2회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비만 여성은 자궁내막암과 난소암 위험이 높으니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 채소,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면 자궁내막암 예방에 좋다.

한국 여성의 암 유병 현황, 2016년 기준
암종 유병자 수 백분율
모든 암 975,848 100.0
갑상선 314,610 32.2
유방 197,263 20.2
대장 95,579 9.8
92,467 9.5
자궁 경부 52,758 5.4
29,106 3.0
자궁 체부 23,135 2.4
난소 19,509 2.0
16,198 1.7
비호지킨 림프종 12,963 1.3

출처: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

  • EDITOR: 이주연
  • PHOTO: 김성남,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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