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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미루지 않는 게 최선,
'난자 냉동'보다는 '배란 냉동'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박현태 교수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를 보면,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12.1%가 1년 이상 피임을 하지 않았는데도 임신이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늦게 할수록 난임을 경험한 비율이 높았다. 우리나라는 매년 약 20만 명 이상이 난임 판정을 받는다. 난임 여성들은 죄책감, 분노, 조급함, 무가치함 등 정서적 고통을 받고 산다. 해법은 없을까.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박현태 교수에게 물어봤다.

어떻게 해야 임신이 잘될까.

임신을 미루지 말고 빨리 아이를 갖는 게 제일인 것 같다. 만 35세 이상이면 6개월쯤 노력해보고, 40세 이상이면 임신을 원하는 즉시 산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정자도 마찬가지지만 난소의 잠재력은 37~38세를 기준으로 확 떨어진다. 요즘 난임클리닉에는 30대 후반~40대 초반 환자들이 많다. 난소가 노화하면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시술을 해도 성적이 좋지 않다. 또한 월경불순이 있거나 골반염 등 생식기관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도 난임 가능성이 높다. 난임에 건강보험도 적용되니 적극적으로 노력해볼 필요가 있다. 연령 제한이 폐지돼 44세 이상도 가능하다. 또한 부부의 생활습관을 점검해보길 권한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있는지, 잠을 일찍 잘 자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지, 스트레스는 없는지 등이 체크리스트다.

병원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

생리가 규칙적이라면 집에서 배란 키트에 소변을 묻혀 배란일을 예측할 수 있다. 산부인과에 선 초음파도 보면서 난포가 언제 배란될지 확인하고, 난임의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여성에게선 배란이 잘 안 되거나 나팔관이 막혀 있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배란 문제라면 배란유도제를 쓸 수 있다. 나팔관이 막혔으면 뚫는 수술이나 시험관시술을 하면 된다. 그러나 특별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남성 정자의 활동성이 아주 나쁘면 시험관시술을 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인공수정을 시도해볼 수 있다. 인공수정은 건강한 정자만 골라 부들부들한 주사기로 자궁 안에 넣어주는 것이지만, 시험관시술은 난자를 바늘로 채취하고 체외에서 수정과 배양을 한 뒤 배아를 자궁에 이식시키는 등 여러 단계를 거친다. 대부분 큰 부작용 없이 진행되지만 경우에 따라 입원이 필요하기도 하고, 다태임신 확률도 존재한다.

최근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 난자 냉동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결혼이 늦어진다면 난자를 얼리는 게 나을까?

난자의 수와 질은 여성의 나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최근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 난자 냉동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과배란 유도주사를 5~10일 정도 투여한 뒤 난자를 채취해 냉동 보관했다가 훗날 해동해 체외수정에 사용한다. 대부분 큰 문제없이 진행되지만 건강보험에 해당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있고, 배우자가 있을 때 시행하는 배아 냉동에 비해 임신 성공률이 낮기 때문에 시행 전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암 치료 등으로 훗날 임신이 어려워질 상황이라면 난자 냉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권한다. 그러나 이때도 배우자가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배아 상태로 얼려두는 것이 좋다.

가임기 여성 10명 중 1명은 생리가 없거나 적은데?

20~30대 미혼 여성에게 나타나는 무월경과 희발월경의 주원인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스트레스나 체중 감소에 의한 시상하부 장애로 볼 수 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는 얼굴에 여드름이 많이 나거나 몸에 털이 두드러지게 나기도 한다. 비만도 흔하고 우울감도 많이 느낀다. 결혼해서는 임신이 잘 안 된다. 남들보다 당뇨병이나 고혈압도 잘 생긴다. 결혼 전 임신을 준비하고 있지 않더라도 3개월 이상 생리를 않거나, 주기가 35일 이상으로 길거나, 생리 횟수가 1년에 8회 미만, 생리통이 심한 경우라면 산부인과를 방문해 문제의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병원에서 호르몬 치료 등을 해주겠지만 스스로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적절한 야외활동과 운동, 수면, 식사 등도 도움이 된다.

  • EDITOR: 이주연
  • PHOTO: 김성남,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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