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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빈발하는 손발 저림,
심해지면 말초신경 이상 신호

이혜림 교수(1)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이혜림 교수가 말초신경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겨울철이 되면 손발 저림이 심해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손발이 차갑게 느껴지는 수족냉증과 겹쳐 통증이 더해진다. 그런데 저림 증세가 그치지 않는다면 말초신경질환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이혜림 교수는 "손과 발의 저림이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신경과를 찾아가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발 저림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50대 여성 박모 씨는 손과 발이 저리고, 아릿하거나 찌릿찌릿 전기를 통하는 것처럼 고통을 느꼈다. 모래 위를 걷는 것처럼 발바닥에도 통증이 있었다. 단순한 수족냉증이라 여겼던 박씨는 말초신경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박씨의 질환인 말초신경병증은 척추에서부터 근육과 피부 등의 신경말단으로 이어지는 신경망에 발생한 질환으로, 발병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당뇨와 감염병 등에 의한 후천적 질환이나 유전성 질환 등으로 구별할 수 있지만 일부는 원인조차 알기 어렵다.

척추에서 신체 말단으로 이어지는 신경망의 일부분에서 병적인 변화가 일어나면 감각 이상이나 떨림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자율신경에 증세가 나타나면 기립성 저혈압, 발한 장애, 동공 이상, 배변 또는 성기능 이상도 생길 수 있다. 말초신경병질환자의 일부는 전문적인 진단 이전 단계에서 혈액순환장애나 뇌졸중 증세와 혼동하기도 한다. 이혜림 교수는 "말초신경질환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삶의 질을 높이는 열쇠"라고 말했다.

말초신경이란 단어가 생소하다. 말초신경은 어디에 있나.

우리 몸의 신경계는 뇌와 척수를 포함한 중추신경계와, 팔이나 다리 등 신체의 말단 부위에 분포하는 말초신경계로 나뉜다. 말초신경계는 운동, 감각, 자율신경을 담당하는데 이 부위가 손상되면, 마비나 근력 저하와 같은 운동 기능 장애, 저림이나 통증 같은 감각 장애, 땀 분비 및 배뇨 장애와 같은 자율신경계 이상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말초신경질환이란 무엇인가.

말초신경병은 말초신경의 일부분이 압박돼 생기는 압박성 말초신경병과 전신의 여러 말초신경 이상이 함께 발생하는 다발신경병 등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압박성 말초신경병은 손목터널증후군이 있다. 팔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손목 인대에 눌려서 발생한다. 다발 신경병은 주로 발과 손끝부터 시작해 점차 몸통으로 저린 범위가 넓어지는 특징이 있다. 이때는 당뇨, 술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드물게 감기, 설사 등 감염병을 앓고 난 뒤에 발생하는 길랭-바레 증후군도 의심할 수 있다.

발 저림 증상 사진(1)
발 저림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말초신경질환이 발병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말초신경질환은 유전적 요인, 당뇨병과 같은 대사 질환, 알코올 남용, 특정 약물의 독성, 감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가장 흔한 것은 당뇨병성 다발신경병증이다. 당뇨로 인해 말초신경이 손상돼 저림, 통증, 감각 둔화 등이 유발된다.

말초신경질환과 일반적인 손발 저림은 어떻게 구분하나.

일반적인 손발 저림은 혈액순환 문제나 특정 자세를 지속적으로 했을 경우처럼 일시인 문제로 발생한다. 예컨대 팔을 베고 잤을 때 나타나는 저림은 자세를 바꾸면 금방 회복된다. 하지만 말초신경질환의 경우 증상이 지속되며, 감각이 둔화되거나 타는 듯한 통증, 근력 약화와 같은 신경학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혈액순환 장애로 손발 저림이 생기면 다리가 파랗거나 하얗게 변하는 증상이 동반되고 말초신경질환은 피부색 변화가 없는 경우가 있지만, 단순히 피부색 변화만으로 두 질환을 구별하기 어렵다.

단일 신경질환은 뇌졸중과 혼동되기도

뇌졸중 증상과 말초신경질환은 차이가 있나.

뇌졸중은 말초신경병증과 달리 갑자기 발생한다. 손, 발 저림이 점점 심해지면서 입술 저림이 동반되거나 두통, 어지러움, 팔다리의 힘이 빠지는 증상 등이 한쪽 편측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반면 말초신경질환 중 다발신경병증은 양쪽에서 증상이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다. 단일 신경 손상의 경우에는 뇌졸중과 혼동될 수 있어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외부로 나타나는 증상만으로는 구별이 어려워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말초신경질환은 어떻게 진단하나.

신경전도 검사, 근전도 검사, 뇌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말초신경의 손상 여부와 원인을 파악한다. 하지만 약 25%의 환자에서는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면밀히 분석해 접근한다.

이혜림 교수(2)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이혜림 교수.
말초신경질환은 어떻게 치료하나.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다르다. 약물과 수술, 시술 등 환자의 상황과 병변에 따라 결정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경우 혈당 관리를 통해 진행을 늦춘다. 또한, 항경련제와 항우울제로 신경통을 완화하기도 한다. 압박성 신경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목터널증후군의 경우, 신경 압박을 완화시키는 시술을 받거나 손목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기도 한다. 단일 신경 마비의 경우, 신경 압박을 풀어주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은 어떤 것이 있나.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은 말초신경 건강에 필수적이다. 특히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피하고 반복적으로 신경에 압박을 주는 자세나 장시간 동일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마우스를 오래 사용하는 자세, 글씨를 쓸 때 팔꿈치를 과도하게 압박하는 자세, 행주를 짜는 동작,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는 손목터널증후군이나 종아리 신경 마비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항암제나 특정 항생제와 같은 약물, 알코올이 신경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전문의와의 상담이 중요하다.

말초신경질환 체크리스트

  • 최근 손이나 발에 저림 증상이 있거나 있었다.
  • 특정 부위에 통증이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 육체에 힘이 빠지거나 약해지는 느낌을 경험한 적 있다.
  • 차가운 물체를 만졌을 때 온도에 둔감했던 적이 있다.
  • 밤에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거나 있었다.
  • 걸을 때 균형이 잘 잡히지 않거나 비틀거린 경험이 있다.
  • 손목, 팔, 발목, 다리에 신경이 눌린 것 같은 느낌이 있다.
  • 과거 당뇨병 진단을 받았거나 혈당 문제가 있다.
  • 근육 경련이나 통증을 자주 경험하고 손발이 자주 가렵고 따갑다.

말초신경질환 예방법

  • 혈당과 혈압 관리를 철저히 유지한다.
  • 혈액 순환을 돕는 운동을 꾸준히 한다.
  • 꽉 끼는 옷과 신발을 착용하지 않는다.
  • 추운 날에는 내복과 장갑, 두꺼운 양말을 착용한다.
  • 금연과 금주를 생활화한다.
  •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 독성 화학물질 및 약물의 과다 노출을 피한다.
  • 신경 관련 증상이 있으면 조기에 전문의와 상담한다.
  •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말초신경질환 위험 요인을 점검한다.
  • EDITOR: 장치선
  • PHOTO: 이상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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