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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예방의 첫걸음은
1년에 1번 안저검사

윤철민 교수(1)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윤철민 교수.

황반변성은 노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망막 질환으로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초기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다가 갑자기 시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황반변성에 대해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윤철민 교수를 통해 들었다.

망막의 가장 중심부에 있는 황반은 안구 내 신경층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다. 황반에는 시각 세포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다. 황반변성은 이 황반이라는 부위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원래의 구조가 변형되고, 기능의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발병 초기에는 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 수준의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실명에까지 이르게 되는 위험한 질환이다. 윤철민 교수는 "특히 5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시력의 급격한 저하, 글씨나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거나, 중심 시야의 일부가 보이지 않는 증상이 생기면 즉시 안과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백내장, 녹내장과 더불어 '3대 노인성 안 질환'에 속하는데, 어떻게 차이가 나는가.

백내장은 수정체의 노화나 변성으로 인해 혼탁해져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보이게 되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황반에 변성이 일어난 질환이다. 녹내장은 황반과 망막에서 취해진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시각 신경에 문제가 생겨 시야 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20년 전까지 주요 안과 질환은 백내장과 녹내장이었다.

황반변성은 당시만 해도 치료 방법이 없어서 한번 걸리면 당연히 실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레이저 치료가 있기는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의술의 발달로 눈 안쪽의 상태까지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기법이 생기면서 치료법이 진전됐다. 물론 황반변성은 아직은 완치가 불가능한 난치성 질환이지만, 꾸준한 연구로 치료법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따라서 한 번 걸리면 큰일 나는 병이 아니라 빨리 진단 받고 관리하는 병으로 인식하는 것이 옳겠다.

황반변성 질환 사진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중심 시야의 일부가 위의 사진처럼 보이지 않거나 흐려진다.
황반변성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황반변성이라는 진단명은 망막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질환들로 인해 황반의 구조가 변형되는 다양한 질환들을 일컫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황반변성 뿐만 아니라, 혈관이 망가져서 생기거나, 유전적인 요인, 또는 고도 근시에서 발생하는 근시성 황반변성도 있고, 눈 부위를 다치거나 염증을 앓고 나서 변성이 오기도 한다.

최근 고령화와 관련되어서 가장 주목받는 것이 노화와 연관이 있는 황반변성이다. 망막에 있는 시각 세포들은 외부에서 도달한 빛을 시각 정보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산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적절히 처리되어야 눈 속에서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일종의 노폐물 처리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노폐물들이 지속적으로 생기기 시작하면, 시각 세포의 정상 활동을 방해하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눈 속의 혈관 이상을 유발하거나 시각 세포 소실을 유발한다. 대개는 노화와 관련된 변화가 황반변성 발병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이 이에 더 취약하며, 그 외에도 생활 습관, 흡연 등이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력 저하,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는 등의 증상은 황반변성 의심해야

황반변성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황반변성이 생기면 시력이 떨어지거나,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는 변형시와 시력의 중앙 부위가 안 보이는 중심 암점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질환의 문제는 초·중기까지는 환자가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데에 있다. 약간 눈이 침침하거나 사물이 휘어져 보여 병원을 찾는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증상이 없다. 초기에 보이는 눈의 침침함은 안구 건조증, 노안 등의 증상과 비슷해 초기에 안과에 진료를 받으러 가는 경우가 드물다.

대개는 좀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고 한두 달씩 지나다 보니 병을 키워서 오는 환자가 많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이나 안과 검진을 통해 초기나 중기에 오는 사례가 많아져 다행이다. 눈의 구조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을 때 발병하면 정상 조직이 많이 남아 있어 시력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눈 안쪽에 변형이 심하게 오면 아무리 치료해도 시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더 진행하여 망막이 위축되는 말기 단계에 가면 심각한 시력 손상이 발생하고, 결국 실명까지 이르게 된다.

윤철민 교수(2)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윤철민 교수.
황반변성에는 건성과 습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한다. 습성은 말 그대로 습한 성질의 질환 상태를 말한다. 눈 속 혈관에 이상이 생겨 피 혹은 진물이 나는 것이다. 피나 진물이 주위 세포들과 엉겨 붙어 손상을 일으키는데, 이 손상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치료하지 않으면 1~2년 안에 시력을 잃기도 한다.

습성 황반변성 환자들은 비교적 빨리 증상을 자각하고 병원을 찾는 편이다. 반면 습성이 발생하기 전 단계인 건성 황반변성은 피가 나거나 진물이 나지 않는 상태이며, 진행이 비교적 느리다. 이 때문에 환자들도 병이 진행되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로 지내다가 말기 단계까지 이를 수 있다. 망막의 일부가 위축되는 말기 단계(지도 모양 위축)에 이르면 최종적으로는 시력을 잃게 된다. 그래서 건성 황반변성을 '미지근한 물 속에 개구리'라고 표현한다. 미지근한 물 속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온도를 높이면 온도가 높아지는지도 모르다가 죽는다.

건성 황반변성은 아직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지만, 초기부터 관리를 잘하면 말기로 진행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건성 황반변성의 마지막 단계인 지도 모양 위축 치료제는 최근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성공한 약제가 승인되어 쓰이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황반변성의 검사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

나이 관련 황반변성 검진에서 가장 필수적인 검사는 안저검사다. 안과에 가면 기본적으로 시력검사, 안압검사, 굴절검사, 세극등현미경 검사를 하는데 이는 황반변성 외 다른 안과 질환들을 감별하기 위해 시행하는 검사다. 안저검사는 동공을 통해 내부의 구조물, 즉 유리체, 망막, 시신경유두 등을 확인하는 검사다. 동공 확장을 해야 해서, 시간과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피하기 위해 안저 사진을 촬영하여 확인하기도 한다. 안저검사를 통해 황반변성 초기에 해당하는 변화가 보이면 눈 속 망막 구조를 자세하게 볼 수 있는 빛간섭 단층촬영(OCT)과 같은 정밀 검사를 시행한다.

이는 일종의 초음파를 이용한 검사인데, 망막의 구조를 마치 컴퓨터단층 촬영(CT)처럼 구역별로 자세하게 보여준다. 만약 습성 황반변성이 의심된다면, 눈 속 혈관 이상을 확인하기 위해 형광물질 주사를 투여하고 눈 속 혈관을 확인하는 형광안저 촬영을 실시해 혈관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최근에는 빛간섭 단층촬영 기술에 기반한 혈관 이상을 확인하는 빛간섭 단층혈관 조영술(OCT angiography)이 일부 진단에 이용되기도 한다.

황반변성은 어떻게 치료하나.

건성 황반변성에는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다. 다만 대규모 연구를 통해 건성 황반변성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비타민과 항산화제 조합을 확인했다. 현재는 비타민과 항산화제를 포함한 '아레즈 포뮬라(AREDS formula)'의 복용이 권장되고 있다. 이는 초기 혹은 중기의 나이 관련 황반변성이 말기로 넘어가는 속도를 늦춰주는 것으로 보고 됐다. 습성 황반변성은 눈 속에 약물을 직접 주사해 치료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러한 주사제는 항 혈관내피성장 인자(anti-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약제들인데, 종종 '항체 주사'라는 말로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약제는 이상 혈관들의 진행 및 누출 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일반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세 번 정도 초기 치료를 받게 하고, 이후 양상에 따라 필요시에 주사를 맞거나,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는 기간을 조절하는 방법도 있다. 과거에는 레이저 치료를 주로 시행했는데, 이는 눈 속 망막 조직의 손상을 동반해 결국 시력 저하를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눈 속에 직접 약을 주사하는 치료를 통해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적으로 시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눈 속 혈관에서 출혈 발생하면 위험

황반변성의 증상(1)
고령층에서 눈이 침침한 증상은 백내장이나 안구 건조증 뿐만 아니라, 황반변성의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황반변성 치료 후 합병증과 관리법은?

아무리 치료를 잘 받더라도 일부에서는 시력이 계속 떨어진다. 황반변성의 치료 과정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경우는, 눈 속에서 대량으로 출혈이 일어나는 경우이다. 대개는 주사 치료를 통해 나이 관련 황반변성에 발생하는 혈관 이상을 안정시킬 수 있지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본인이 스스로 괜찮다고 판단해 불규칙하게 주사 치료를 받으면, 눈 속 혈관에서 출혈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눈 구조가 망가지고 더는 손 쓸 방법이 없다. 물론 일부에서는 치료를 아무리 잘 받아도 이러한 것들이 발생하는 환자도 있다. 주사 치료는 비교적 효과가 좋지만 간혹 눈에 세균이 들어가 안내염이 발생하거나, 약제와 관련된 염증이 생기는 등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것들이 발생하더라도 조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주사 후에는 눈에 이상이 생기는지 잘 확인해야 하고, 너무 늦지 않게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황반변성을 조기에 발견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은?

가장 확실한 방법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은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다. 안저검사는 대학병원이 아니더라도 안과 의사가 있는 병·의원이라면 어디에서도 받을 수 있다. 안저검사의 주기는 개인의 눈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4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1년에 1회는 꼭 받기를 권장한다.

또 안저검사는 황반변성 뿐만 아니라 당뇨망막증, 녹내장 등 다양한 안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나이가 드는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황반변성의 위험 인자로 알려진 흡연, 비만 등은 충분히 교정이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지중해식 식단 같은 것들이 황반변성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으므로 식사 습관을 건강하게 바꾸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EDITOR: 김은식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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