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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살인자' 난소암
조기 발견과 치료로 생존율 높인다

조현웅 교수(1)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조현웅 교수는 "난소암은 재발이 매우 흔해 다양한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며 "고려대 구로병원에서는 재발을 감시하기 위해 혈액검사와 암표지자 검사, CT, MRI 검사를 3개월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과 함께 3대 부인암으로 꼽히는 난소암은 매년 3,200건이 넘는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여성암 중 10위다. 조기 발견이 어려울 만큼 증상이 거의 없고, 진행 속도도 빨라 부인암 중에서도 생존율이 가장 낮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30~40대 젊은 여성 환자도 꾸준히 늘면서 사회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난소암의 원인과 조기 진단, 효과적인 치료 방법에 대해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조현웅 교수에게 들어봤다.

난소는 여성의 골반 내 자궁 양쪽에 존재하는 생식기관으로, 난자를 생성하고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배란 주기 동안 난자는 난관을 통해 자궁으로 이동하고, 배란 이후 남은 여포는 황체로 변하며 월경이 일어난다.

난소암은 바로 이 난소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여성의 전체 암 발생 13만 3,800건 중 난소암은 3,221건으로 약 2.4%를 차지하며 여성암 10위에 올랐다. 인구 10만 명당 12.5명이 난소암 진단을 받는 셈으로, 이는 2018년 6.5명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젊은 여성층에서의 발병률 상승이 뚜렷해지고 있다. 조현웅 교수는 "난소암은 주로 50~70세 연령대에서 발생하지만, 최근 30대 환자가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어 "젊은 여성에서 난소암이 늘어나는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임신과 출산 경험이 줄고 고지방·고칼로리 식습관, 비만과 같은 생활습관적 요인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임신이나 출산 없이 지속적으로 배란을 할수록 난소암 위험이 증가하고,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도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조기 진단이 어려운 이유와 주요 증상

난소암은 어떤 질환이며, 원인은 무엇인가?

난소암은 난소에서 발생하는 암을 말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난소암은 난소의 가장 바깥층인 난소 상피에 생기는 암으로, 전체 난소암 중 약 90% 이상을 차지한다. 정확한 표현은 난소·난관·복막암이다. 암은 난소의 표면뿐 아니라 난관이나 복막, 그리고 간, 위, 장과 같은 여성 장기를 감싸는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편의상 '난소암'이라고 부른다.

난소암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부분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유전자 돌연변이의 원인으로는 식습관과 생활 습관, 그리고 출산이나 모유 수유 경험 등 여성 생식과 관련된 요소들이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암은 자궁내막암이나 자궁경부암과 어떤 차이가 있나?

이들 암은 발생 부위가 다르다. 난소암은 난소, 난관, 복막에 생기며, 대부분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유전자 돌연변이와의 관련성도 크다. 자궁내막암은 자궁의 가장 안쪽 내막에 발생하는 암으로, 내막은 임신 시 태아가 착상되는 부위이다. 자궁이라는 근육 주머니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비교적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비만과도 높은 연관성을 보인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며, 주된 원인은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다. 이형성증을 거쳐 암으로 진행되며, 백신 접종과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예방과 조기 발견이 가능해졌다.

난소암의 증상은 어떤가?

난소암은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다. 진행된 후에도 배가 나오는 정도나 체중 증가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증상이 나타난다 해도 복부 불편감, 통증, 소화장애 등 비특이적이고 모호한 증상이라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복수가 차서 숨이 차거나 배가 불러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는 자궁까지 전이돼 질 출혈이나 복부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미 복수가 찬 상태에서 내원한다. 초기나 1기에 진단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대부분은 3기나 4기 상태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따라서 초기는 무증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난소암의 진단과 검사법은 어떻게 이뤄지나?

초기 진단은 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산부인과에서는 기본적으로 자궁과 난소를 확인하는 초음파를 실시하고, 암이 의심되면 복부 CT나 골반 MRI 같은 정밀 영상검사로 추가 확인을 한다. 최종 확진은 수술을 통해 난소 종괴를 적출한 후 병리학적 조직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진단과 치료, 무엇이 달라졌나

조현웅 교수(2)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조현웅 교수.
난소암의 치료법과 최근 추세는 어떤가?

기본 치료는 병기와 관계없이 개복수술을 통해 종양을 최대한 제거한 뒤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초기인 경우 항암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거나, 임신을 원하는 경우 한쪽 난소를 보존하기도 한다. 병변이 광범위하지 않으면 복강경이나 로봇수술도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난소암은 재발 시에도 수술이 가능하면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재수술은 공격적인 치료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에는 표적치료제나 면역치료제 등 다양한 신약이 등장하며 치료 옵션이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DNA 복구를 억제하는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는 난소암 치료에 특히 주목받고 있는 약물이다. 암세포의 혈관 생성을 억제해 전이를 막는 신생혈관생성억제제, 암세포 표면 단백질에 반응하는 항체약물접합제(ADC) 등도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에서는 10여 개의 약제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이는 치료 옵션이 제한된 환자들에게 매우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임상시험은 연구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환자 개인에게도 실질적인 치료 기회가 될 수 있다. 방사선 치료는 현재 1차 치료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다발성 재발이나 특정 부위에 한정된 병변에만 보조적으로 사용된다.

부인암 중 난소암 환자의 생존율이 가장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

주요 원인은 진단 시기가 늦다는 점이다. 전체 환자의 70% 이상이 3기 또는 4기 진단을 받는다. 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은데,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또한 난소암은 재발이 매우 흔하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술만으로는 효과가 부족하고, 항암치료만으로도 완전한 제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선을 다해 치료하더라도 3~4기 환자의 80%는 3년 내 재발하며, 재발이 반복되면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 치료 효과가 줄어들게 된다. 결국 완치보다는 재발을 반복하며 생존을 유지하다가 사망하는 환자가 많다.

난소암에서 특히 재발이 많은 이유가 궁금하다.

3~4기의 난소암은 광범위하게 전이돼 있는 경우가 많다. 수술로 눈에 보이는 종양을 모두 제거한다고 해도, 현미경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 잔류 종양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항암치료를 통해 이 미세 종양까지 치료하려 하지만, 그 중 일부는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있어 살아남는다. 이 살아남은 세포가 다시 증식하며 재발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발은 매우 흔하고, 이에 대비해 다양한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고려대 구로병원에서는 이러한 재발을 감시하기 위해 혈액검사와 암표지자 검사, CT, MRI 검사를 3개월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재발이 확인되면 수술, 표적치료제, 임상시험 등 다양한 옵션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선다.

재발이 많은 난소암, 그러나 희망은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한 치료법이 있다고 하던데?

고려대 구로병원은 난소암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복강 내 온열항암요법(HIPEC)을 시행하고 있다. 이 치료법은 수술 직후 항암제가 담긴 수액을 42도까지 가열한 후 펌프를 이용해 1시간 30분에서 2시간가량 복강 내를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항암제를 가열함으로써 약물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복강 내 잔류암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거해 생존율을 30~40% 정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고려대 구로병원을 포함한 다섯 곳 정도 소수 병원에서 시행 중이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모든 난소암 환자에게 수술, 항암치료, 온열항암요법을 병행함으로써 재발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젊은 난소암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난소암뿐만 아니라 부인암 전체에서 젊은 연령대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자궁내막암은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폭발적으로 증가 중이다.

난소암의 경우, 비출산 또는 늦은 출산, 모유 수유의 감소, 고지방·고칼로리 식습관 등의 변화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변화는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을 유발해 난소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또한 최근에는 젊은 층의 산부인과 방문 빈도가 증가하면서 난소암이 조기에 진단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꾸밈 사진(1)
젊은 난소암 환자의 경우 임신과 출산이 가능한가?

난소암 치료 후에도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려면 최소한 한쪽 난소와 자궁이 온전하게 남아 있어야 한다. 자궁은 태아가 자라는 공간이고, 난소는 난자를 생산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는 필수다. 만약 암이 한쪽 난소와 자궁에 침범하지 않았다면, 가임력 보존을 위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상피성 난소암은 초기 진단이 드물어 많은 경우 보존이 어렵다. 암이 광범위하게 퍼졌을 때는 난소와 자궁을 모두 제거해야 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항암치료로 암 크기를 줄인 후 보존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환자의 생존이 최우선이다. 임신과 출산이 중요하다고 해서 무리하게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일은 지양한다. 임신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암이 재발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나?

난소암 환자의 약 절반은 진단 당시 수술이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다. 이는 배 안의 종양이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모두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인데, 특히 장에 퍼진 경우는 더 어렵다. 예를 들어, 소장을 너무 많이 절제하면 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절제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경우에는 먼저 항암치료를 통해 암의 범위를 줄이는 선행 항암요법을 시행하고, 이후 수술이 가능할 만큼 암의 범위가 줄어들면 지연성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최근에는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는 처음부터 수술과 항암치료를 병행하고, 나머지는 선행 항암요법을 거쳐 수술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치료 전략을 나눈다.

다양한 암 치료에서 로봇수술이 주목받고 있는데, 난소암 수술에서도 쓰이나?

로봇수술은 고해상도의 카메라와 정밀한 로봇 팔을 이용해 다양한 암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난소암 수술에는 적용이 제한적이다. 난소암은 대부분 진단 당시 이미 복막 전이와 함께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며, 전이 병소가 100~200개 이상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러한 암 병소는 개복 수술로도 찾기 어려울 정도이며, 장기 뒤편까지 퍼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넓고 깊게 전이된 병소는 로봇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로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난소암에는 일반적으로 권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병변이 제한적인 경우에만 10% 정도에서 가능할 수 있다.

예방과 조기발견, 그리고 고위험군 관리법

난소암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 난소암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은 없다. 다만,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예방적 절제술을 통해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일반 여성의 경우에는 골반 초음파 검사와 혈액 내 CA-125 수치를 보는 암 표지자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면 조기 진단에 일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고는 있지만, 생존율 향상에 뚜렷한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BRCA 변이가 있는 고위험 여성은 유방암과 난소암 발생 확률이 높기 때문에 난소 및 난관을 예방적으로 절제하는 수술이 권고된다. 수술 시기는 BRCA1 보유자는 35~40세, BRCA2 보유자는 40~45세이며, 이 연령 이전에 출산을 마치는 것이 권장된다. 가족력이나 고위험 유방암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BRCA 검사를 받아야 하며, 부모가 BRCA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다. 난소와 난관을 제거한 후 조기 폐경이 찾아오지만,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대체해 주는 호르몬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다.

  • EDITOR: 김은식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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