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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환자가 주목하는 병원,
수술 이후 건강관리까지 돌봐준다

복부비만 이미지

합병증 동반 위험이 큰 복부비만 이미지.

비만에 대한 확실한 치료법 중 하나로 위와 장관을 절제하는 비만대사 수술이 꼽히고 있다. 고도 비만 환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 수술이 안전한 것인지, 누가 이 수술을 받아야 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분야의 명의로 알려진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박성수 교수(위장관외과)와 권영근 교수(가정의학과)를 만나 이 수술에 대해 물어봤다.

우리나라는 약 10년 전부터 '효과적인 비만 치료법'에 대한 정부차원의 연구를 시작했다. 국내 고도비만 인구가 1998년 0.17%에서 2010년 0.71%로 4배 이상 급증하고, 20~30대 젊은 층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었다. 당시 선진국은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에 실패한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이미 수술을 권하고 있었다. 미국은 2008년 한 해에만 22만 명의 고도비만 환자들이 수술치료를 받았다. 위·장관을 직접 절제해 축소시키거나, 이를 구조적으로 다르게 이어 붙여 소화과정 자체를 변화시키는 '비만대사 수술'이다.

2012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고도비만으로 3차병원에서 비만대사 수술이나 운동·식이·약물 등 비수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추적 관찰해 발표했다. 그 결과 "수술치료가 비수술 치료보다 체중 감소에 효과적이며,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동반질환 개선 정도가 우수했다"고 밝혔다. 삶의 질 개선 효과도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과학적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보건복지부는 2019년부터 고도비만 환자의 비만대사 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임을 인정한 것이다. 고도 비만은 식습관 변경이나 신체운동·식욕조절 약물 등으로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어느 정도 인정됐다.

복지부는 또 수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술 전후 상태에 대한 통합적인 진료를 권했다. 비만 환자가 더 건강하게 되려면 수술하는 집도의 뿐 아니라 내과·산부인과·정신과 등 다른 전문의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환자 입장에선 저렴한 비용으로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는 원래 위암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로, 섬세하고 깔끔한 술기로 정평이 나 있다. 박 교수는 가정의학과 출신의 후배 의사를 위장관외과에 초빙하고, 함께 '비만대사센터'를 이끌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는 수술을 받는 환자들을 위해 수술전후 영양관리까지 진정한 통합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박성수 교수(이하 박 교수), 권영근 교수(이하 권 교수)와의 일문일답.

체중 30% 감량이 목표

박성수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센터장 박성수 교수.
왜 비만대사 수술을 해야 하나.

(박 교수) 비만에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위암의 경우, 암이 있는 부위를 절제해내는 게 유일한 완치법이다. 비만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노력에도 체중 감량에 실패하고, 재발하듯 원래 체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비만대사 수술은 이런 요요현상이 거의 없다. 엄청나게 강력한 치료다. 게다가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부터 지방간·통풍·수면무호흡 등 각종 동반질환이 크게 개선된다. 최근에는 이 수술이 고도비만 환자에게 각종 암을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하게 한다는 연구결과들도 나오고 있다.

수술 이후 평균 몇 ㎏이 빠지나.

(권 교수) 평균적으로 수술 전 체중의 30%를 감량한다. 수술 전 체중에 따라 목표체중과 기간 설정이 달라진다. 예컨대 수술 전 90㎏이었다면 6개월 내 30% 감량을 목표로 하지만, 수술 전 130㎏ 정도였다면 1년 이상 동안 35%를 감량하는 식이다. 수술 후 식이요법과 운동 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목표를 빨리 달성하거나 천천히 달성하는 차이가 있다. 체중 감량 추세가 깨지면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수술 이후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이 없나.

(권 교수) 수술 전 체중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다. 대부분 원래 체중의 30% 정도를 감량하고 이를 10년 이상 유지한다. 수술 후 장기 추적한 데이터들을 보면, 변화가 없거나 변화가 있더라도 아주 약간 증가하는 정도다. 비만대사 수술이 고도비만의 유일한 치료법이라 하는 이유다.

많이 먹던 습관이 하루아침에 끊어지나.

(박 교수) 수술하면 위의 용적이 줄어 1회 식사량이 급격히 감소한다. 식사량을 단번에 줄인다는 것이 수술치료의 큰 장점이다. 급격하게 바뀐 식사 패턴에 환자들이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평소 생활습관에 기반한 영양상담이 체계적으로 제공돼야 한다. 그렇기에 직접 수술하는 외과의사 뿐 아니라, 권영근 교수처럼 생활습관과 영양관리 등을 도와주는 의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위장관외과에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일하는 게 흥미롭다.

(박 교수) 권 교수는 비만대사에 대해 연구하다가 비만대사센터에 합류했다. 이렇게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외과에서 활동하는 것은 국내 매우 드문 경우로, 진정한 다학제 통합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현재 비만대사 수술 전후 환자들에게 어떤 추가치료를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해 미비된 점이 상당히 많다. 어느 시기에 뭘 해줘야 한다 등에 대해서는 권영근 교수가 가이드라인을 잡고 있다. 매우 중요한 임무다.

수술 집도의와 생활습관 교정 전문의가 다학제 통합 진료

정부가 권유했던 비만대사 수술 전후의 통합진료는 실제 어떤 점이 좋은가.

(박 교수)우리 병원 비만대사센터에 온 환자들은 모두 권 교수와 저를 다 만나게 된다. 저는 수술 외과적 관리 측면에 대해 조언하고, 권 교수는 식단과 운동, 동반질환관리 등에 대해 설명한다. 서로 매우 다른 관점에서 말하기 때문에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센터 중심의 원스톱 진료도 장점이다.

(권 교수) 환자들은 인터넷 카페 등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직 국내에 비만대사 수술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이 안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반면 우리 병원 환자들은 워낙 의사와 직접 만나 면담하는 시간이 많으니 차별점이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가 운영하는 인터넷 환우회, 유튜브채널 등을 통해 환자들과 진료실에서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고 있다.

비만대사 수술에도 위밴드술, 위우회술, 위소매절제술 등 여러 방법이 있는데.

(박 교수) 위 윗부분에 실리콘 밴드를 감는 위밴드술은 권하지 않는다. 기존 위밴드술을 받은 환자에게도 제거를 권한다. 밴드는 체내 이물질이며, 몸 속에 오래 있을수록 감염으로 인한 출혈이나 위식도역류질환과 같은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 또한 원하는 만큼, 살이 안 빠진다. 다른 두 수술에 비해 효과가 현격히 떨어진다. 위우회술은 위를 식도 부근에서 작게 남기고 잘라 나머지 위와 분리한 뒤 소장과 연결해주는 방법이다. 남은 위 크기가 매우 작고, 음식 섭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장의 일부분을 음식물이 통과하지 않고 우회하니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크다. 그러나 만약 작게 남겨둔 위에서 암이 생겼을 때, 내시경 검사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위암 발병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에 위우회술보다 위소매절제술을 우선적으로 권한다. 의사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위소매절제술이 가장 많다.

박성수 교수(왼쪽), 권영근 교수(오른쪽)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의 박성수 교수(왼쪽)와 권영근 교수. 박 교수는 환자 개인에 맞춘 정확한 비만대사 수술을 집도하며, 권 교수는 비만대사 수술 이후 환자의 건강관리를 돌보고 있다.
흉터는 얼마나 남나.

(박 교수) 배꼽 등에 작은 구멍만 3~4개 뚫는다. 위가 쌀가마니처럼 커져있는데 70~80%를 절제한다. 수술로 조금 덜 자르거나, 더 자르는 것에 따라 효과나 합병증 정도가 달라진다. 이런 점들을 경험적으로 잘 조절할 수 있고,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 의사에게 수술받길 추천한다.

수술 전후에 어떤 관리가 필요한가.

(권 교수) 어떤 수술법을 선택했는지, 비만 동반질환이 있는지, 평소 생활습관에 따라 수술 전후 관리가 달라진다. '수술하면 땡, 다이어트 끝'이 아니라 이때부터 다시 시작이다. 다만 이전과는 다르다. 운동이나 식이요법으로 해결할 수 없던 고도비만에서 벗어나, 이제는 시도해볼만한 상태로 기본 골격을 바꿔준다.

수술하고도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면, 수술 안하고 노력하면 되는 것 아닌가.

(박 교수) 많은 사람들이 "비만? 먹는 것 줄이고 운동하는 등 생활습관 교정하면 되지, 그걸 왜 못해? 의지가 약해서 그래"라며 비만을 개인의 성격 문제로 치부해버린다. 매우 잘못된 접근이다. 그래서 비만 치료를 놓치고, 결국 비만 동반질환들에 노출된다. 혼자해보겠다며 담배를 오래도록 못 끊거나, 우울증을 크게 키우는 것과 같다. 비만은 치료가 필요하다.

(권 교수) 비만 치료의 성공은 감량한 체중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도비만 환자들이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20~30%의 체중을 감량하고 이를 10년 이상 요요없이 유지하기란 너무나 힘든 일이다.

약으로도 고칠 수 없는 건가.

(박 교수)비만 약물은 장기간 체중감소 효과를 유지하지 못하며, 비만 동반질환 개선 효과가 입증된 바 없다. 오히려 약물 부작용과 비용문제 등으로 장기 사용에 제약이 있다. 약은 비만치료의 주된 치료법이 아니다.

(권 교수)일부 기관에서 비만약물을 무분별하게 처방받아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있다. 약에 의존하는 비만치료를 경계하길 바란다.

체질량지수 35 이상이면 수술 권고

어떤 환자가 수술 대상인가.

(박 교수) 체질량지수 30 이상이면서 동반 질환이 있으면 수술을 권한다. 35 이상으로 고도비만이라면 동반질환 없이도 수술하는 게 좋다.

비만 이미지
소아청소년도 비만대사 수술을 받을 수 있나.

(권 교수) 소아청소년기 비만은 당장의 동반질환뿐 아니라, 중장년기 이후 건강상태까지 위협한다. 그러나 과도한 체중 감량이 성장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수술 시점을 잘 잡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8세 이상이거나, 뼈 성장이 완료된 것이 확인되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박 교수) 영양적인 측면 외에도 비만한 소아청소년들의 심리적 측면도 살펴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 등 사회에 들어가기 전에 해결해주면 만족도가 매우 높더라.

  • EDITOR: 이주연
  • PHOTO: 지호영,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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