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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Again 65 캠페인 동참한 한종섭 여사 "전염병 없애 달라"며 5억65만원 쾌척

한종섭 여사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한 한종섭 여사.

지난 7월 6일 고려대학교 본관에서 아주 특별한 기부금 전달식이 있었다. 고려대 출신이 아닌 일반인 기부자가 5억 65만 원을 전달하며 Again 65 캠페인에 동참한 것. 그 주인공은 43년째 병원 인근에 거주하며 반평생을 고려대 안암병원과 함께해온 89세의 한종섭 여사다.

이날 기부금 전달식에서 한종섭 여사는 "예전부터 결심한 기부를 이제야 할 수 있어서 정말 후련하다"면서 "돈이 많아서,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고려대 병원이 좋아서 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전염병이 돌 때도 고려대 병원이 앞장서서 노력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라도 못 고치는 병을 병원에서 고친다고 하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예전에 못 먹고 못 살 때는 병보다 배고픈 게 더 무서웠지만 이제는 그런 세상이 아니기에 사람들이 마음 놓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고려대병원이 나쁜 병들을 모두 없애주면 좋겠다"며 소망을 밝혔다.

반평생 모은 돈으로 기부 행렬에 동참

한 여사의 고향은 평양, 9남매의 막내로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6·25 전쟁이 터진 뒤 그는 1951년 1·4 후퇴 때 가족을 잃고 남한으로 내려왔다.

한 여사는 대구에 도착해 피난민 수용소에서 지냈다. 피난 생활 전 방직 기술을 익혔던 한 여사는 낯선 땅 대구에서 일할 기회가 생기면서 임시 거처로 몸을 옮겼다. 그 무렵 그는 남편 박종기 씨를 만났고, 첫째 딸을 임신했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생계유지를 위해 서울로 다시 올라와 급한 대로 서울 신설동에 거처를 구했다.

한 여사는 1957년 서울 용두동에 집과 실 공장을 마련했다. 한 여사는 "힘들어도 참고, 아파도 참았다"고 그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한 여사는 피로가 겹쳐 세 번의 하혈 끝에 일을 그만두게 되고, 용두동의 집과 실 공장을 처분했다.

그 후 새로 살길을 찾기 위해 집과 공장을 처분한 돈으로 상가 건물을 사들였는데, 그 건물이 이번에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 여사가 매각한 바로 그 상가 건물이다. 한종섭 여사는 오래전부터 뭔가 사회에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해 왔지만,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고민해 왔다. 그러다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되면서 기부 의사를 확고히 굳혔고,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이 바로 고려대학교병원 발전 기금이었다. 그리고 올해 3월 한 여사는 그동안 자신이 살고 있던 안암오거리 상가 건물을 매각해 기부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했다.

한 여사의 기부는 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실행한 선행이기에 더욱 빛을 발했다. 한 여사는 "작은 금액일수 있지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좋은 기운들이 많이 모여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 EDITOR: 김은식
  • PHOTO: 지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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