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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
초미세 수술로 치료한다

문경철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성형외과 문경철 교수가 림프부종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암수술과 방사선 치료 이후 팔다리의 림프부종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유방암 수술 시 액와부 림프절을 함께 절제한 환자의 대부분에서 림프부종을 경험하게 되는데, 대부분이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유방암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의 22%, 전이가 없는 환자의 6%에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할 정도의 심한 림프부종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성형외과 문경철 교수는 림프부종의 수술적 치료를 위한 고난도 미세수술을 시행하는 국내 몇 안 되는 전문가다. 문 교수를 만나 최첨단 치료법을 알아봤다.

림프부종은 전신의 말단부로부터 중심부로 림프액을 이동시키는 림프계에 손상이 생겼을 때 발생한다. 림프액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팔이나 다리의 극심한 부종을 일으킨다. 쉽게 말해 림프액이 통하는 고속도로의 톨게이트가 파괴되어 제 기능을 못하게 된 것이다.

세계 최고 저널인 네이쳐 리뷰에 게재된 논문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5명 중 1명이 림프부종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림프부종의 치료 방식에서 기존에는 압박 붕대, 압박 스타킹이나 기계를 사용한 압박 치료를 이용한 보존적 치료와 지방흡입술 및 절제술 등의 일시적 효과를 보이는 수술적 치료만 가능했다. 이러한 치료는 부종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는 있으나 일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유의미하게 완화시킬 수 있는 림프부종의 수술적 치료법이 국내에 도입됐다. 의료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도 아직은 소수의 대형병원들만이 시행하고 있지만,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열렸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림프절 절제 후 몇 년 뒤에도 부종 나타나

유방암 수술 중 시행하는 액와부 림프절 절제술뿐만 아니라 자궁경부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 생식기암, 흑색종 수술 중 시행하는 서혜부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하거나 이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고 난 뒤 발생된다. 최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암 조기진단 및 수술이 활발해지면서 암수술 후 생존율은 증가했으나 수술 후 합병증인 림프부종 환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문 교수는 "보통 암수술 시 림프절 절제술을 받은 직후에는 림프부종이 흔히 발생한다. 1년 안에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호전되지 않거나 수술 후 몇 년이 지난 뒤에 림프부종이 발생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환자들은 자연적으로 호전될 가능성이 적다. 때문에 적극적인 압박치료 시행이 필수적이고 그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림프부종에 대한 새로운 수술법은 1mm이하의 혈관을 문합하는 고난도 미세수술이이다. 먼저 '림프-정맥우회술'은 림프관으로서의 기능이 유지되고 있는 림프관을 정맥으로 연결하여 림프액이 정맥을 통해 배출될 수 있게 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림프관의 기능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는 2기의 림프부종 환자에게 실시될 수 있다. 림프관이 완전히 손상됐을 때는 '림프이식술'을 시행한다. 다른 부위의 림프절을 림프부종이 발생한 부위에 이식한다.

문경철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성형외과 문경철 교수.

문 교수는 "의학 교과서에서는 0.6mm까지를 혈관을 연결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본다. 하지만 실제 시행되는 림부부종 수술에서는 이보다 작은 0.3mm 크기 혈관을 안정적으로 연결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이른바 '초미세수술'로 세계적으로도 이 수술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의사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워낙 작은 혈관을 다뤄야 하는 만큼 이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많지 않으나 고려대 구로병원은 수지접합술 뿐 아니라 다양한 재건술을 통해 수많은 미세수술을 시행해왔다. 이런 강점을 살려 림프수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향후 미세수술 영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림프부종의 수술적 치료는 20~30% 정도의 림프부종 완화 효과가 있었다.

문 교수는 "보존적 치료법과 달리, 이 수술은 림프부종의 악화를 방지한다는 점이 분명하다. 여러 가지 한계점이 많았던 기존의 치료법과 달리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제공됐다는 부분에서도 분명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림프절 이식술, 산정특례 적용해 환자 부담 경감해야"

문 교수는 “림프부종 수술법은 고려대 의료원이 국내에서 초기에 도입해 선도적으로 시행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최근 시도한 방법은 림프이식술과 림프-정맥우회술 두 수술을 같이 실시하는 것이었다. 수술 직후 부종의 개선도가 아주 좋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장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한 결과 수술을 시행한 의사로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재발이 있었지만 수술 전과 비교해서는 효과가 있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면서 "림프부종의 수술 직후 압박붕대 착용과 같은 수술 후 관리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선 환자의 의지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수술법이 앞으로 국내에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림프부종은 암수술 후에 발생하는 만큼 산정특례의 혜택을 환자들이 받을 수 있도록 인정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 EDITOR: 박정연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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