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메뉴 바로가기본문 내용 바로가기

매년 5%씩 증가하는 난임,
빠른 진단이 치료 가능성 높이는 길

현미경 장비를 이용

고려대 안산병원 의료진이 불임센터에서 난임의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현미경 장비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의 출산율은 매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난임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임 환자수는 2017년 20만 8704명에서 2018년 22만 9460명, 2019년 23만802명으로 연평균 5%씩 증가하고 있다. 기혼 인구의 10~15%가 난임을 경험하고 있는 것. 아이를 낳고 싶어도 임신이 되지 않아 몸과 마음 고생을 하는 부부가 많다.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난임센터장 이경욱 교수를 만나 난임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여자 나이 37세. 남편의 나이는 39세인 5년차 부부입니다. 결혼 후 각자의 일 때문에 임신을 미루다가 몇 해 전부터 임신을 시도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임신이 안 되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가 난임인 걸까요. 막상 아이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불안하고 슬퍼집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산부인과를 찾는 초산 부부들이 던지는 질문이다. 난임의 기준은 무엇일까. 우선 난임은 1년 이상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난임의 원인은 다양하다.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이경욱 교수는 "여성의 경우, 배란이 잘 안되거나, 난관이 막힌 경우, 자궁강 내 이상 등은 흔히 볼 수 있는 난임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남성의 경우에는 정자 생성에 장애가 있거나 폐쇄성 무정자증, 정자 운동성이 심하게 감소되어 있거나 형태가 많이 좋지 않은 경우, 선천성 잠복고환 등의 이상이 있을 때 난임이 될 수 있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임신 가능성 높여

난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이경욱 교수(난임센터장)

남성 요인으로 인한 불임의 경우 전신 신체검사, 체모, 음낭, 고환, 부고환, 정관의 상태를 우선 검진 받아야 한다. 신체검사 이후에는 정액 검사를 통해 무정자증이나 정자 기능의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호르몬이나 유전자 등에 대해 추가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전체 난임 커플 중 약 40%는 검사에서도 특별한 원인이 없는 원인불명의 난임이다. 이 교수는 "임신을 원하지만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 상담과 검사를 받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난임 시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인공수정(자궁강내 정자 주입)과 시험관아기 시술(체외수정 시술)이다. 인공수정은 정자 처리 과정을 통해 운동성이 좋은 정자를 모아 배란일에 맞춰 자궁 안에 직접 정자를 넣어주는 시술이다. 이 교수는 "적어도 한쪽 난관이 정상일 때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난자와 정자를 각각 채취해 체외에서 수정시킨 뒤 수일 동안 배양 후 배아를 자궁 안으로 넣어 임신이 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 교수는 "양쪽 난관이 막혀 있거나 심한 자궁내막증이 있는 경우, 정자 모양이나 운동성 등이 현저하게 좋지 않은 남성 요인의 난임에서 시행한다"고 말했다.

언젠가 임신을 원하지만 지금 당장 임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교수는 "미혼이거나 현재 임신계획이 없는 경우에도 난소 기능이 많이 감소해 있거나 항암치료 등으로 난소기능 손상의 위험이 있는 여성에서는 미리 난자를 동결 보존한 후 향후 임신이 가능한 상황에서 동결된 생식세포를 사용하여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가임력 보존'이라고 하며 최근 난임 분야에서 많은 관심과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난임의 원인
여성 요인남성 요인
  • 난관 요인: 난관 폐쇄 및 난관 유착
  • 배란 요인: 뇌하수체 기능 이상, 난소 기능 이상, 난소 예비기능 감소, 다낭난소증후군, 갑상선과 유즙 분비 호르몬 이상
  • 자궁경부 요인: 자궁경부 염증에 의한 점액이상
  • 자궁 요인: 자궁 내 유착, 자궁내막용종,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기형, 자궁내막염증
  • 복강 요인: 자궁내막증, 복강 내 유착
  • 면역학적 요인 : 항정자 항체 등
  • 정자 생성 장애: 희소 정자증, 기형 정자증 및 비폐쇄성 무정자증
  • 정자 분비 장애: 폐쇄성 무정자증
  • 선천성 잠복고환 및 정계정맥류
체외 수정을 위해 난자에 정자를 삽입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이미지.

임신 확률 높이는 착상 전 유전 진단

'착상 전 유전진단'도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부모 중 유전될 가능성이 있는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 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생성된 배아에서 일부 배아세포를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상 배아를 선별하여 이식하는 시술이다. 이 교수는 "부부도 모르는 다양한 유전적 이상 및 미세 염색체 이상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착상 전 유전진단을 이용해 정상 배아를 선별 후 이식하면 임신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착상 전 유전진단 기법은 시험관아기 시술 치료를 반복해도 배아가 착상이 잘 안되거나 엄마의 나이가 많은 경우 등에서도 시도해 볼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이경욱 교수.
여자 나이 37세다. 결혼 후 난관조영술 등 산전검사를 마친 부부다. 결혼을 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자연임신을 얼마나 더 시도한 뒤에야 인공수정 등 난임 치료에 들어가는가.

우선 임신을 시도한 기간이 1년이 넘었다면 난임 전문의에게 진료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난소의 나이를 확인하고 난임의 원인 여부를 확인한 후에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시술과 같은 난임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배란 날짜가 일정하지 않고, 테스트기도 잘 안 맞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까.

생리가 규칙적이지 않은 배란 장애가 있다면 배란 시기를 예측하는 것이 어려우며 배란 키트를 사용하는 것도 효율적이지 않다. 병원을 방문해 배란 장애에 대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배란장애 이외의 다른 난임 요인이 없다면 배란유도제를 복용해 자연임신을 시도하는 방법을 일차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어렸을 적부터 생리통이 심했다. 난임과 관련이 있을까.

생리통 자체가 난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없던 생리통이 생기거나 심해지는 경우에는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상담 및 검사가 필요하다.

난임 시술을 받고 쌍둥이를 출산한 친구들이 여럿 있다. 나는 1명의 아기만 확실하게 갖고 싶은데 가능할까.

시험관아기 시술 시에는 환자의 나이나 의학적 상태를 고려하여 보통 2~3개의 배아를 이식한다.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 따라서, 쌍둥이 임신이 될 수 있고 이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은 어렵다.

29세의 여성이다. 임신을 미루고 싶은데 난소 나이도 29세라고 봐야 하나.

난소 나이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같은 나이라도 난소 나이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난소 수술을 받았다거나, 특별한 질환이 없었어도 아이를 낳기 전에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난소기능 검사를 해보는 것도 좋다.

난임 시술로 낳은 아이는 자연임신으로 낳은 아이보다 허약하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진짜인가. 시술이 망설여진다.

그렇지 않다. 자연임신으로 낳은 아이가 더 건강하다는 법은 없다. 개인에 따라 건강 유무는 달라지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30대 미혼 여성이다. 얼마 전 유방암을 진단받아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가임력 보존 시술이라는 것을 해보라고 한다. 이게 정말 필요할까.

암이 진단되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되면 난자를 생성하는 난소기능이 손상될 수 있으며 회복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암이 완치된 후 아이를 가지려고 할 때 임신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암 치료를 받기 전 생식세포를 채취하여 동결보존을 시행하는 가임력 보존을 통해 건강한 난자를 보존해두면 향후 임신을 원할 때 사용할 수 있다.

  • EDITOR: 장치선
  • PHOTO: 김도균, 고려대 안산병원, 셔터스톡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