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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위험 높은 황반변성에도
시력 지켜주는 치료법 있다

최미현 교수(1)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최미현 교수.

안과 질환 중 황반변성은 불치병으로 불린다. 한번 걸리면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뒤 실명으로 이어지지만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신 의술과 치료법의 발달로 희망이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최미현 교수를 만나 황반변성 질환과 최근 치료법에 대해 물어봤다.

망막은 눈의 뒤쪽, 즉 눈의 가장 안쪽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얇은 막으로 형성돼 있는 조직이다. 황반은 이 망막의 중심부로 색을 구분할 수 있는 시세포인 원뿔세포가 황반에 매우 빽빽하게 존재한다. 원뿔세포는 약 460만 개가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밀집돼 있다. 그 밀도는 2㎜당 20만 개 정도다. 황반변성은 넓은 의미에서는 황반에 생기는 여러 가지 질환을 말하는데 안과에서 지칭하는 황반변성은 대부분 노인성 황반변성이다. 나이가 들면서 황반의 시세포와 이외의 망막 구조가 망가지고 위축되거나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기도 한다.

고령화로 늘어나는 황반변성 환자

황반변성은 선진국에서 특히 실명의 가장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300만 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황반변성은 고령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고령화 사회에서 유병률이 더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40세 이상 국민 1만 명 당 약 36명이 황반변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률은 60대 이상에서 눈에 띄게 증가하며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서는 발병률이 전체 평균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해서 1만 명 당 100명, 즉 100명 당 1명 이상의 유병률을 보인다.

황변변성 환자의 눈에 비친 사물의 모습
황변변성 환자의 눈에 비친 사물의 모습. 중심부가 흐릿하게 보인다.

최미현 교수는 고령화를 황반변성의 가장 큰 발병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유전적인 소인, 환경적인 영향(흡연, 비만, 심혈관 질환, 고혈압, 포화지방 섭취, 가족력) 등이 연관이 있다고 보고 된 바 있다. 이 질병은 유형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남자에서 여자보다 유병률이 더 높다.

황반병성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시세포와 망막 구조가 위축되는 것을 건성 황반변성, 비정상적인 혈관이 발생하여 삼출과 출혈이 발생하는 것을 습성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황반변성의 초기 증상은 선이나 물체가 휘어 보이는 증세로 나타날 수 있다. 텔레비전이나 모니터를 보고 있을 때 자막이 휘어져 보이거나 사람 얼굴을 볼 때 중심부가 흐리거나 일그러져 보이는 증상이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그런데 보통 사람은 양안을 뜨고 보기 때문에 이러한 초기 증상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습성 황반변성이 시작돼 초기 증상이 있을 때 이를 방치할 경우 망막 내 삼출, 출혈 등으로 인해 급격한 시력저하가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실명까지도 될 수 있다. 최 교수는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에서는 황반변성 초기 소견을 보이는 환자분들에게 암슬러 격자표를 제공하여 초기 증상을 놓치지 않고 내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약제 개발로 맞춤치료 가능

최미현 교수(2)
구로병원 안과 최미현 교수가 환자에게 주사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최 교수는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현재 뾰족한 치료법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식단 조절 및 생활습관 조절을 통해 진행을 억제하고 보조적으로 루테인-지아잔틴을 복용함으로써 습성 황반변성으로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건성 황반변성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생선, 야채,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식사를 늘리고 붉은 고기, 포화지방, 고콜레스테롤이 많은 식단은 줄여야 한다. 또한 흡연이 황반변성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 비정상 혈관이 황반에 발생한 것이 원인이므로 이러한 비정상 혈관을 억제해주는 약물을 안구 안에 주사하여 치료한다. 비정상 혈관을 억제하는 약제는 안구에 주입하면 대개 1~2개월 후에는 효과가 없어지므로 반복적으로 주사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습성 황반변성이 갑작스럽게 악화될 경우 망막 내 출혈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때는 수술로 출혈을 막는 경우도 있다. 경우에 따라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을 직접 레이저로 치료하기도 하지만 문제의 신생혈관이 시력의 중심부에 있기 때문에 레이저 치료의 한계가 있다. 레이저 치료 후 중심시력 저하가 심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과거에는 안구 내 주사의 종류도 한정적이었고 주사에 반응이 없는 환자분들의 경우 뾰족한 방법이 없이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안구 내에 주입하는 주사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여러 가지 황반변성 타입에 따라 어떠한 주사가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져 맞춤치료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구로병원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약제를 선택해 치료하고 있으며 주사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황반변성의 경우 신약을 활용해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특히 외래 진료실을 최근 완공된 구로병원 미래관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외래내부에 안구 내 주사실을 마련해 매일 주사 수술을 시행하고 있고 필요한 환자들에게 지체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최 교수는 "안구에 주사를 맞는다고 하면 두려워하시는 환자도 있으나, 주사 치료는 입원 없이 외래에서 진행되는 간단한 시술"이라고 말했다. 이 치료는 점안액으로 안구를 마취하고 주사제를 주입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 치료를 받으면 통증도 거의 없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지중해식 식단, 금연으로 황반변성 예방

황반변성의 초기 발생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방법은 없다. 그러나 황반변성의 초기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중증도 황반변성으로의 진행을 예방하는 방법은 있다. 첫 번째가 생활 습관 개선인데 무엇보다 흡연하는 사람은 금연이 중요하다. 또한 붉은 육류 섭취를 줄이고 생선 섭취와 녹황색 채소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흔히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이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입증이 됐다. 지중해식 식단처럼 당류나 고기류의 섭취는 줄이고, 올리브오일, 과일, 야채, 통곡물의 섭취는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두 번째 예방법은 루테인-지아잔틴의 복용이다. 항산화 성분 등이 들어 있는 루테인-지아잔틴의 복용은 황반변성 초기 환자들에게 있어서 습성 황반변성, 즉 나쁜 신생혈관이 발생하는 황반변성으로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

치료 시기 놓치면 신경 손상

최 교수는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환자분들 대부분이 매우 절망하고 여러 번 주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 기약 없는 치료 기간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시기도 한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말 것을 당부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황반변성에서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약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황반변성을 진단받으면 거의 모두 실명하는 질환으로 생각하고 안과 의사들 조차도 시력 개선에 대해서는 포기하는 질환이었다. 그러나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항 혈관 내피세포 인자 주사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습성 황반변성을 진단받더라도 시력을 유지하거나 호전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에도 새로운 약제 및 약제 주입기기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어 더욱 효과적이고 편리한 치료들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망막은 뇌와 마찬가지로 신경조직이다. 치료의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신경이 손상된다. 최 교수는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 효과를 얻기 힘들어진다"며 "환자분들이 포기하시지 말고 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EDITOR: 홍은심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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