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必)환경'시대,
손에 잡히는 실천현장
친(親)환경을 넘어 환경을 필수로 생각해야 할 필(必)환경의 시대가 왔다. 기후 변화, 해수면 상승, 자원 고갈과 플라스틱 폐기물 증가 등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어, 인류가 미래에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을 돕는 공간을 찾아봤다. 환경오염을 일으킬 만한 쓰레기를 유통 단계에서 아예 없애자는 제로웨이스트(Zero-waste) 가게, 생활 쓰레기를 재활용(Recycling)하는데 그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업사이클링(Up-cycling) 실천 현장은 미래 세대에게 꼭 보여주어야 할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알맹이만 사도 충분합니다 더피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비대면 배달 플랫폼 이용이 크게 늘었다. 그 결과 포장재와 같은 생활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넘쳐난다. 태평양에는 한반도 면적보다 10배 이상 큰 거대 쓰레기 섬이 우리의 환경을 직접 위협하는 실정이다. 바다 생태계 먹이 사슬에 의해 이 쓰레기에서 파생한 미세플라스틱 등 다양한 분쇄물들이 우리 식탁에 올라올 날이 멀지 않았다. 요즘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식료품의 과도한 포장지 때문에 망설인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생활필수품을 판매하는 마트야말로 가장 일상적으로 대량의 쓰레기가 생겨나는 곳인 셈이다.
이러한 문제 인식으로 몇 년 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포장지를 없앤 식료품 가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그 흐름을 주도한 곳이 더피커(the picker)다. 2016년 문을 연 이 가게는 '일상에서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제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슬로건을 내건 국내 첫 제로웨이스트 식료품점이다. 오프라인 가게뿐만 아니라 온라인 숍을 함께 운영하며 슬로건처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성장했으며, 올해 6월에는 기획전과 클래스를 열기도 한다.
이곳의 판매 제품들은 이른바 선하다. 주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 농산물과 식재료,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생활용품들이다. 제품을 선별할 때 원재료와 생산자를 면밀히 검토하고, 포장과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유통 최소화 과정을 추구하며, 벌크 진열로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만 구매할 수 있다.
매장을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에코백과 용기를 준비해 식재료나 생활용품을 원하는 양만큼 담아 무게로 측정하거나 수량대로 계산하면 끝. 포장재 없는 장보기가 처음부터 편할 수야 없겠지만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점차 사라져간 플라스틱 빨대처럼 그 불편함도 어느새 익숙해지고 새로운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장바구니와 용기를 챙겨 장 보러 나서 보자.
- - 주소: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14길 9, 1층
- - 영업 시간: 화~토요일(낮 12시~저녁 8시) / 일·월 휴무
- - 문의: thepicker.net
선순환에 가치를 부여하는 공간 서울새활용플라자 소재은행
소재은행에는 목재나 원단, 키보드를 해체한 부품, 자전거 체인, 빨대 등 생활용품에서 해체·분류해둔 다양한 소재를 만날 수 있다.
새활용이란 재활용(Recycling)을 넘어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하거나 활용 방법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업사이클링(Up cycling)의 순우리말이다.
업사이클은 개선한다는 의미를 담은 업그레이드(Upgrade) 와 재활용(Recycle)의 합성어다. 단순히 버려지는 물건의 새로운 쓰임을 고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처음 만들 때부터 환경과 자연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새활용이란 결국 물건을 오래, 가치 있게 사용하도록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자연 순환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한데 과연 쓰레기가 정말 자원이 될 수 있을까. 지난 2017년 문을 연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이 문제를 해결할 스타트 라인이다. 플라자 규모는 지상 5층 지하 2층. 새활용 특화시설 중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이곳은, 새활용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재활용 분류 작업장과 재료를 구할 수 있는 소재은행, 업사이클링 제조기업과 상품 매장, 전시장과 교육장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 시민들이 새활용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소재은행은 새활용 만물상이다. 원단, 목재, 플라스틱, 금속, 유리, 도자기, 종이, 고무와 비닐 등 다양한 분류의 쓰레기들이 새로운 탄생을 기다리는 귀한 소재로 변신한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어떤 소재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직접 방문해 현장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또한 소재은행에서는 버려지는 제품을 직접 해체하고 분류해 새로운 소재로 만들어보는 '소재 구조대' 프로그램을 연령별로 진행하고 있다.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는 새활용의 인식을 깨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 주소: 서울시 성동구 자동차시장길49
- - 영업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 일요일 휴관
- - 문의: seoulup.or.kr
- EDITOR: 이수빈
- 이미지 제공: 더피커 홈페이지, 서울새활용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