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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골든타임 '4시간 30분'
'F·A·S·T' 법칙 꼭 기억하라!

혈관성 질환 표현 사진

심한 일교차와 미세먼지는 뇌졸중과 같은 혈관성 질환에 치명적이어서 환절기, 특히 봄철에 조심해야 한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의 파열로 인해 뇌 조직 내부 또는 주위에 혈액이 유출돼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주로 50대 이후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흡연과 과음,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30~40대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뇌졸중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유성욱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동맥경화로 인한 뇌경색이다. 뇌혈관 벽에 지방이 쌓이면 혈관이 좁아지고, 그곳에 피가 굳어 생긴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유발된다. 뇌출혈은 외상에 의한 출혈을 제외하면 고혈압으로 인해 뇌혈관이 터지는 경우가 가장 많다. 뇌동맥류의 파열로 인한 뇌지주막하출혈은 갑자기 발생하는 두통이 특징이며, 심한 경우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한다. 사망률도 높아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뇌졸중을 비롯한 뇌혈관 질환들은 기온, 온도, 습도 등 기상 조건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큰 온도차는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 특히 봄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봄철 미세먼지도 뇌졸중과 같은 혈관성 질환에 치명적이다. 미세먼지(10μm 이하의 크기)와 초미세먼지(2.5μm 이하의 크기)는 우리가 호흡할 때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그대로 흡수된다. 혈관에 흡수된 미세먼지는 혈관 내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혈전이나 동맥경화증 악화 등을 유발해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별 사망자 수(2014년)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가운데 뇌졸중과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경우가 각각 40%를 차지했다. 전체 사망자의 80%가 혈관성 질환과 관련이 있었으며 이는 만성폐질환(10.4%)과 폐암(6.4%)이 차지하는 비율보다 높았다.

유성욱 교수(1)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유성욱 교수.

골든타임 지키는 뇌졸중 환자 30~40% 뿐

뇌졸중이 발병하면 뇌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여러 증상을 유발한다.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회복되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다시 발생해 지속될 때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뇌졸중 증상은 팔다리 마비다. 갑자기 이유 없이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입이 비뚤어지는 현상이다.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문법이 틀린 말을 하거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는 등 언어장애도 발생한다. 이런 증상은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고 눈으로 확인하기도 쉽다. 하지만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전조 증상도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눈 한쪽이 침침해지거나 물건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시야장애가 나타나면 뇌졸중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는 자칫 노화로 인한 안과 질환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가 늦춰지기도 한다.

전에 없던 두통이 갑자기 심하게 나타나거나 어지럼증을 느껴도 뇌졸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한쪽이 저리거나 감각이 떨어지는 것도 놓치면 안 되는 뇌졸중 증상 중 하나다.

뇌졸중이 치명적인 이유는 한 번 손상된 뇌 조직은 다시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뇌손상 부위가 중심에서 주변으로 점차 커지게 되므로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유 교수는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4시간 30분"이라고 말한다. 증상 발생 후 4시간 3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정맥 내로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있는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다. 4시간 30분은 초과했지만 6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경우는 동맥으로 접근해 막힌 부분을 뚫어주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도한다.

치료 시간이 지연될수록 치료 효과는 떨어지고 부작용은 커진다. 후유증도 크게 남을 수 있다. 6시간이 지난 후 병원에 도착할 경우 뇌손상이 완전히 진행되지 않았을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만 선별적으로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이미 뇌손상이 모두 진행됐다고 판단될 경우 위와 같은 급성기 치료를 하지 않는다. 자칫 막힌 곳의 혈관을 뚫었다가 출혈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혈전용해술 이후에는 뇌경색이 악화되는 걸 예방하고 안정화시키는 것이 치료의 주된 목적이 된다.

뇌졸중 체크하는 그림

뇌졸중은 다른 질환에 비해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따라서 'F·A·S·T' 법칙을 꼭 기억하는 것이 좋다. FAST는 미국 심장뇌졸중학회에서 제시한 법칙으로 Face, Arm, Speech, Time의 약자다. 첫 번째 Face(얼굴)는 안면 마비를 말한다. 미소를 지었을 때 한쪽 입 꼬리가 처진다거나 입 꼬리가 올라가지 않는 등 증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둘째 Arm(팔)은 팔다리 마비를 말한다. 팔이 올라가지 않거나 힘이 들어가지 않는 증상을 뜻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자가 테스트로는 눈을 감고 손바닥을 위로한 채 양팔을 앞으로 쭉 뻗고 수평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 자신도 모르게 한쪽 팔이 돌아가거나 내려간다면 뇌졸중 증상이므로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Speech(언어 능력)는 같은 단어를 빠르게 반복해 말했을 때 말이 잘 나오지 않거나 어눌한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마지막 Time(시간)은 앞에서 강조한 뇌졸중의 골든타임을 말한다.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면 곧바로 119에 연락해야 한다.

유 교수는 "뇌졸중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환자는 30~40% 정도 뿐"이라며 "아직도 50~60%의 환자는 치료받을 수 있는 시간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 증상이 있더라도 "증상이 좋아지겠지"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다른 치료를 시도하다 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위의 법칙을 기억해 뒀다가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골든타임 안에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뇌졸중 발생한 부위 뇌세포 '사멸'로 비어

뇌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 뇌졸중을 앓았던 환자의 뇌를 촬영해보면 발생했던 부위의 뇌세포가 사멸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전의 기능이 똑같이 돌아오기 어려울뿐더러 자칫 치명적인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

유 교수는 뇌졸중 환자 치료에 있어 '뇌졸중 집중치료실' 운영을 강조한다. 뇌졸중 집중치료실은 환자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폐렴 등 합병증을 예방하고 재활 치료를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

뇌졸중 후유증에는 마비 증상, 언어장애 등이 있다. 또한 뇌졸중 환자 3명 중 1명은 우울증을 겪는다. 하지만 유 교수는 "반드시 모든 환자에게 심각한 후유증이 남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뇌졸중으로 팔, 다리를 들지 못하고 걷지도 못할 정도로 마비 증상이 심했던 30대 후반 남성 환자가 3개월 후, 두 발로 진료실을 걸어 들어와 놀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신경은 서서히 회복하기 때문에 마비의 회복 기간은 최소 3개월이 필요하다.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들은 자칫 모든 것이 끝났다고 절망할 수 있는데 초기 치료와 재활을 꾸준히 받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나아질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회복이 된 후에는 환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 꾸준한 운동으로 다른 부작용을 방지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유성욱 교수(2)
유 교수는 "뇌졸중은 만성질환으로 갈 가능성이 높고 심한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위험인자 관리를 통한 예방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뇌졸중은 만성질환으로 갈 가능성이 높고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의사 입장으로서 후유증이 심한 환자들을 지켜보는 게 편치 않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뇌졸중 발생 시 도움을 얻기도 쉽지 않아 치료 가능한 시간 내에 도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 가족 등 주변인과 수시로 안부를 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움직임을 감지하는 카메라 등으로 환자가 증상이 생겼을 때 빨리 발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뇌졸중의 후유증과 사망률을 생각한다면 뇌졸중 위험인자 관리를 통한 예방이 최선이다.

  • EDITOR: 홍은심
  • PHOTO: 지호영,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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