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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영양 결핍으로 인한 '근감소'는 질병
단백질 섭취·저항성 근력운동 필수!

서지아 교수(1)

고려대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서지아 교수.

사람의 몸은 600여 개의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몸무게의 절반은 근육인 셈이다. 문제는 노화가 진행될수록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 수가 줄어든다는 것. 30대부터 몸속 근육량이 줄어들기 시작해 70대가 되면 원래의 절반 수준까지도 쪼그라들 수 있다. 이런 근감소증은 원래 자연스러운 노화의 한 과정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공식적인 질병으로 여겨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미국은 2016년 근감소증에 질병코드(M63.84)를 부여했고, 일본도 2018년 근감소증을 질병 목록에 추가했다. 한국 역시 2021년 표준질병사인분류(KCD) 8차 개정안에 근감소증을 포함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서지아 교수에게 근감소증에 대해 들어봤다.

당뇨병 환자 근육 줄면 혈당 조절 어려워

근감소증은 '사코페니아(Sarcopenia)'로도 불린다. 그리스어로 '사코(sarco)'는 '근육'을, '페니아(penia)'는 '부족, 감소'를 뜻한다. 말 그대로 근육량과 근력이 정상보다 떨어지는 질환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근육이 줄어들 때 발생하기도 하지만, 영양 불균형 등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도 나타날 수 있다.

근육은 '에너지 저장소' 역할을 한다. 인체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글리코겐으로 합성되면 근육에 저장되는데, 근육이 줄어들면 에너지 비축 능력이 떨어져 쉽게 피로해지고 기운이 없어질 수 있다. 기초대사량이 감소해 살이 쉽게 찌기도 한다. 서지아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근감소증에 걸리면 혈당의 변동 폭이 커지고 혈당 조절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근감소증 요주의 대상은 바로 '노인층'이다. 근육이 부족하면 자주 넘어지게 되고 골절 위험이 커지는데, 특히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져 있는 상태의 노인은 충격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하체 근육량이 감소하면 낙상 위험도 커져 근감소증으로 인해 2차적인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노인층에서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악력·걸음 속도 떨어지면 근감소증 의심

근감소증 원인은 복합적이다. 노화가 흔한 원인이지만 만성 염증, 호르몬 불균형, 영양 결핍 등으로도 생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근육의 움직임이 떨어지면서 근육이 쇠퇴하는 것인데, 근육량이 한 번 감소하면 기초대사량, 활동량이 함께 줄어들면서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휘청이는 노인
근감소증 원인은 복합적이다. 노화가 흔한 원인이지만 만성 염증, 호르몬 불균형, 영양 결핍 등으로도 생긴다.

대표적인 근감소증 의심증상 체크리스트

  • 물건을 잘 들지 못한다.
  • 계단 오르기가 어렵다.
  • 다이어트를 한 것도 아닌데 체중이 많이 줄어들었다.
  • 종아리 둘레가 많이 가늘어져 있다.
  • 악력이 평균보다 약하다(아시아인 기준 남성 28kg, 여성 18kg 이하면 근감소증 의심단계 해당).

그렇다면 근감소증 진단은 어떻게 할까. 아쉽게도 질병으로 분류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명확한 진단 기준은 없다. 다만 근육의 양과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근감소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먼저 근육의 양은 이중에너지 방사선 흡수 계측법(DEXA)을 통해 측정할 수 있는데, 골다공증을 진단할 때 덱사(DEXA)를 사용해 골밀도를 측정하듯, 전신의 체성분을 측정해 근육량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대개 양팔과 양다리의 근육량을 합해서 키의 제곱으로 나눈 기준을 이용한다.

서지아 교수는 "남자는 이 값이 7㎏/㎡ 미만이면 근육량이 정상 기준보다 부족하다고 할 수 있고, 여자는 5.4㎏/㎡가 기준점"이라고 말했다. 근육의 기능에 대해서는 악력, 걸음 속도, 의자에서 반복하여 앉았다가 일어나는데 걸리는 시간 등으로 평가하는데, 가장 흔히 사용되는 진단기준은 악력이다. 65세 이상에서 남자의 경우 악력이 28㎏ 미만이면 정상보다 감소, 여자는 18㎏ 미만이면 감소로 본다.

특별한 치료제 없어 예방·관리 중요

서지아 교수(2)
서 교수는 "근감소증은 아직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 그만큼 운동과 식습관 관리 등을 통한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근감소증은 아직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 그만큼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근육량을 유지하려면 운동과 식습관 관리가 필수다. 근감소가 시작되는 30대 이후부터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은 근육과 뼈를 구성하고 혈액 순환, 면역력 향상 등 거의 모든 생명현상에 영향을 미친다.

서 교수는 "하루 섭취량은 몸무게 1㎏당 1~1.2g 정도가 적절하다. 몸무게가 60㎏이라면 적어도 하루 60g의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단백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운동만 하면 오히려 근육량이 더 빠질 수 있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고, 근육 생성에 좋은 필수 아미노산인 분지쇄 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s), 특히 류신이 풍부한 음식이 좋다. 육류, 생선, 유제품뿐만 아니라 검정콩, 대두에도 많다.

필수 아미노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먹어서 보충해야 하는 영양소다. 단백질과 함께 비타민D도 근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부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운동도 필수다. 근육 강화를 위해서는 걷기 등 유산소 운동보다 팔굽혀펴기, 스쿼트 등 근력 운동으로 불리는 저항성 운동이 더 효과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건강할 때 운동을 아주 열심히 하다가 중년 이후가 되면 저항성 운동, 즉 근력 운동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수록 기초적인 저항성 운동은 중요하다. 꼭 헬스클럽에 가서 아령을 들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방법이 많다.

서 교수는 "특히 하체 운동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하체는 인체에서 근육이 가장 많은 부위이기 때문이다.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발을 쭉 뻗어 버티기, 아령을 이용해 팔을 굽혔다 펴는 것, 스쿼트 등도 좋다. 상하체 운동을 잘 조합하면 훌륭한 저항성 운동이 된다.

서지아 교수에게 듣는 근감소증 Q&A
"낙상과 골절 2~3배 증가… 65세 이후 예방하면 늦다"

근감소증에 좋은 음식 사진
  • 근육량이 적으면 모두 근감소증인가?

    그렇지 않다. 근육의 절대량이 부족해도 근육의 힘이 정상이고 걷기 등의 신체 활동에 전혀 문제가 없으면 근감소증이 아니다. 근육량과 근력이 모두 감소했을 때 근감소증으로 진단하므로, 근육의 절대량보다 질이 중요하다.

  • 근감소증 고위험군이 있나?

    대표적인 고위험군은 고령자다. 근감소는 일종의 노화현상일 수 있기 때문에 75세 이후 초고령기는 고위험군이다. 만성질환자도 근감소증 고위험군이다. 만성질환 중에서도 당뇨병은 근감소증에 아주 주요한 위험인자다. 당뇨병이 있는 노인은 근감소증이 생길 가능성이 훨씬 많다.

  • 근감소증이 위험한 이유는.

    근감소증이 있으면 낙상과 골절의 위험이 2~3배 높아지고, 이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한다. 또한 독립적인 일상 생활기능이 감소하고 질병으로 인한 입원 일수가 길어진다. 암환자에서도 근감소증이 있을 때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언제부터 근감소증 예방을 시작하면 되나

    만 65세 이상 고령기가 되어 근감소증 예방을 시작하면 늦다. 그 이전에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 30대 이후부터 근력 운동에 힘써야 한다. 특히 신체수행능력이 점차 떨어지는 50대부터는 근감소증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근력감퇴 현상이 느껴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 운동을 해본 적이 없는 노인이라면, 어떤 운동을 시작해야 할까.

    헬스장에 있는 트레이닝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집에서 할 수 있는 근력 운동이 있다. 예컨대 스쿼트, 런지 같은 하체 근력 운동이 좋다. 그러나 특히 노인들은 부상의 위험이 크므로 본인의 운동 능력을 고려하여서 '의자를 뒤에서 잡고 앉았다 일어서기', '누워서 다리 들기' 또는 '누워서 엉덩이 들기', '엎드려 바닥에 팔꿈치 대고 상체 세우기' 등 강도가 너무 세지 않은 운동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고, 양손에 덤벨을 잡고 들어 올리거나, 운동용 고무밴드를 이용한 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 끼니마다 고기를 먹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단백질 어떻게 챙겨 먹어야 하나.

    여러 가지 반찬을 두기 어려운 노인 부부의 경우 밥은 콩밥으로 하고, 된장찌개에는 두부를, 김치찌개에는 돼지고기를 넣어 먹는다면 어렵지 않게 하루 단백질 섭취량을 채울 수 있겠다. 간식의 경우에도 노인들이 즐겨 먹는 감자, 고구마, 떡 대신에 유제품, 견과류 등으로 대체하면 단백질 섭취를 비교적 쉽게 늘릴 수 있다.

  • 운동과 단백질 섭취를 꾸준히 하면 근감소증을 완치할 수 있나?

    적어도 3개월 이상 열심히 근력 운동을 하고 단백질 섭취를 하면 실제 근육량이 증가하고 근력이 향상된다. 하지만 운동과 단백질 섭취가 계속되지 않거나 만성질환이 악화하면 다시 근감소증이 될 수 있다. 근감소증은 단계적으로 나빠지거나 좋아지지 않는다. 관리를 하고 있어도 만성질환이 악화하거나 낙상하면 갑자기 나빠진다. 한번 나빠지면 회복되더라도 이전만큼 좋아지기는 어려운 경향도 있다.

  • EDITOR: 장치선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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