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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하기 쉬운 퇴행성 척추질환
내시경 수술로 치료율 높인다

권우근 교수(1)

고려대 구로병원 척추신경외과 권우근 교수.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신체의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겪는다. 노화다. 피부와 같은 외양뿐 아니라 인체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척추에도 노화는 찾아온다. 평소에도 엄청난 체중을 짊어진 척추이기에 다른 부위보다 노화를 일찍 경험할 수 있다. 때문에 척추 건강에 대해 미리 알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척추에 찾아온 퇴행성 변화, 그리고 적절한 치료법에 대해 고려대 구로병원 척추신경외과 권우근 교수의 설명을 들어봤다.

척추는 우리 몸의 다른 기관이나 조직과 똑같이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된다. 권우근 교수는 "이 퇴행성 변화가 반드시 질병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며 어떠한 증상을 일으키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는 자연스러운 변화라 이해해도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환자에게 통증을 유발한다거나 걷는 걸 힘들게 하는 등 신경학적 변화를 일으키면 퇴행성 척추질환이라 부를 수 있다.

"퇴행성 척추질환에 대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들이 디스크 탈출증, 신경관 협착증 등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팔과 다리의 통증과 저림이고, 가만히 쉬고 있을 때는 괜찮다가 보행을 시작하면 5~10분 이상 걷지 못하고 통증과 힘겨움을 느낄 때 퇴행성 척추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걷는 모습이 이상해지고 수저질과 글씨 쓰기, 단추 잠그기 등 불편을 느낀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고 권 교수는 말했다.

퇴행성 척추질환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30대 나이에도 발병하는 사례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사실 사람은 30~40대에 이르러 피부 탄력에 변화가 보이고 눈가에 주름이 조금씩 생기는 것처럼 퇴행성 변화들이 시작된다. 이즈음에 디스크 질환과 같은 질병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목과 등, 허리도 다른 기관처럼 나이가 들수록 변화를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변화가 퇴행성 척추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이며, 여기에 더해 생활습관과 직업적인 특성, 유전적인 요인 등 여러 요소들이 관여하기도 한다. 하나의 원인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간을 두고 진행돼 생기는 질환이다.

척추질환 환자, 국민 5명 중 1명꼴

환자가 아니더라도 사람은 일생 중에 허리와 목 부위의 통증을 몇 번쯤은 경험해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9년 자료에 의하면 척추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국민 5명 중 1명꼴로, 흔하디흔한 질환이다.

그만큼 질병의 범주에 들어서 통증을 일으키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의 숫자도 많은 편이고, 환자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큰 비용과 부담을 치른다. 권 교수는 "눈에 띄는 심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 초기 치료로 충분한 경우에는 크게 우려하지 않고 조절만 잘하면 된다. 하지만 가벼운 치료들에 반응하지 않는 정도로 증상이 심하고 뚜렷한 경우에는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사로서 적극적으로 검사와 치료를 받으라고 권한다. 이때부터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에서 수술적 치료 등 다양하고 면밀한 접근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퇴행성 척추질환 표현 사진
퇴행성 척추질환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30대 나이에도 발병하는 사례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권 교수는 신체에 영향을 덜 주는 비침습적인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도한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이 여기에 속하고, 다음으로 주사치료와 시술치료를 시행하는 식으로 단계를 밟아가면서 비수술적 치료를 이어간다는 것.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혹은 비수술적 치료에 해당하지 않는 소수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비수술과 수술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는 환자가 얼마만큼 불편하게 느끼는지가 우선 사항이고, 영상검사가 그 다음이다.

"많이 오해하는 사례가 'MRI 검사를 해서 아주 심한 협착이 있다면 꼭 수술을 해야 한다'고 단정하는 것인데, 사실 영상검사는 우선적인 판단 요소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증상이 환자를 얼마나 불편하게 하는가다. 왜냐하면 퇴행성 척추질환은 암이나 심장 질환, 뇌질환과 달리 환자를 위중하게 만드는 병이 아니라 통증을 느끼고 불편하게 하는 병이기 때문이다."

영상검사로는 나쁘고 심하더라도 환자가 가벼운 치료로 조절이 되는 단계이고, 약물과 주사로도 충분히 지낼 수 있는 정도라면 수술적 치료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 반면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견디기 힘들고 여러 가지 비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충분하지 않다면, 이때부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고령자이고, 현대 사회에 고령자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실제로 기대 수명이 점점 길어지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나이도 상향되는 추세다. 10년 전에는 60대 후반에서 70대 환자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70대 후반부터 심지어는 90~100세가 된 환자도 있을 정도로 나이가 더 높아지고 있다. 장수시대인 만큼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더 많아질 거라고 예상되는 지점이다.

척추 내시경 수술 사진
척추 내시경 수술은 절개 범위를 크게 줄여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손상 없이 진행할 수 있어 효과가 높다.

치료 효과·안전성 입증된 척추 내시경 수술

퇴행성 척추질환 환자들이 수술에 앞서 걱정하는 요인을 살펴보면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라는 점과 수술 부위의 손상이 염려된다는 점, 그리고 회복하기까지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그런데 고려대 구로병원의 경우 척추 내시경 수술을 통해 수술 부담을 획기적으로 경감시키고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 주목을 끈다. 얼마 전만 해도 척추 수술은 미세 현미경 수술이 대체적인 방법이었다.

수술 부위의 절개를 통해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진행하는데, 과정상 근육과 인대, 뼈 등이 부분적으로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시도되고 있는 척추 내시경 수술은 절개 범위를 크게 줄여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손상 없이 진행할 수 있어 효과가 높다.

마치 복강경을 이용해 복부수술을 하듯이 1㎝ 미만의 작은 절개로 가는 기구와 카메라를 넣어 목·등·허리 척추 부위를 수술적으로 치료하는 효과적인 수술이다.

권우근 교수(2)
올해 초 권 교수는 척추 내시경 장비 제조사 중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독일 Joimax사의 자문의로 선정되며 실력을 인증 받았다.

"이 수술은 기존에 비해 절개가 상당히 작아지고 근육과 뼈 조직의 손상도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신체의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입원 기간도 짧아져서 고령 환자에게도 장점이 많다. 실제로 90세가 된 환자의 체력과 증상 상태를 관찰하며 척추 내시경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경험도 있다. 이 수술은 척추를 오래 사용하고 보존해야 하는 젊은 환자들에게도 유익하다."

척추 내시경 수술의 초창기 때만 해도 척추질환 중 아주 특정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됐지만, 십 수 년간 수술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치료할 수 있는 퇴행성 질환들의 범위가 넓어졌다. 지금은 척추 종양과 염증 등 몇몇 질환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척추 내시경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단계다. 아직 국내 대학병원 중에서 이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곳은 손꼽을 정도인데, 올해 초 권 교수는 척추 내시경 장비 제조사 중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독일 Joimax사의 자문의로 선정되며 실력을 인증 받았다. 영국 노팅엄 대학과 미국 하버드 대학병원, 워싱턴 대학병원과 더불어 척추 수술 분야에서 명성 높은 AO spine, ESPINEA 등 해외연수를 수료하고, 척추신경외과 전문의들을 직접 교육하고 경험하며 많은 학술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친 그가 척추수술 분야에서 전문성과 권위를 인정받은 것이다.

권 교수는 내시경 수술로 가능한 수술 범위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지금, 고령자라고 해서 불가능하다고 단정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상담과 검사를 받아보라고 말한다. 수술 부담도 적고 비용적으로도 이득이 큰 만큼 환자들이 망설임 없이 내원해줬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척추질환의 치료법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정밀성과 안정성, 편의성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고 내시경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퇴행성 질환의 범위가 계속 넓어지고 있다.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분명 있으니, 반드시 전문의를 만나보고 어떤 치료 방법이 본인에게 적합한지 잘 상담해서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고령 환자라면 자신에게 불편감이 있을 때 무작정 참지 말고 증상이 생기기 시작할 때, 몸에 작은 변화들이 보이기 시작할 때 전문의와 상의했으면 좋겠다. 병이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적절한 치료 방법을 찾아줄 것이다."

퇴행성 척추질환을 피할 수 있는 습관과 자세는?

전문의의 말 퇴행성 척추질환은 시간이 누적되면서 생기는 질병이다. 짧게는 10~20년, 길게는 30~40년에 걸친 습관과 자세,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단번에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몇 가지 노력을 하면 이 질병을 완벽하게 예방하지는 못해도 발병 확률을 줄이거나 관리할 수 있는 큰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척추 모형
  • 갑작스럽게 자세를 바꾸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 장시간 동안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금물! 자주 스트레칭을 한다.
  • 물건을 들 때는 허리뿐 아니라 가능한 한 온몸을 사용한다.
  • 꾸준하고 천천히 운동하되 구부리기, 비틀기 등은 척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다리를 꼬거나 방바닥에 앉는 습관, 누워서 TV나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를 피한다.
  • EDITOR: 이종철
  • PHOTO: 김도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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