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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 없는 체중 감량
비만대사수술로 가능하다

비만 사진

BMI 30 이상의 고도비만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체중을 줄이고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30대 초반 여성 김모 씨는 한때 체중이 170kg까지 나간 고도비만 환자로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을 갖고 있었다. 비만대사수술을 받고 난 지금 체중은 85kg. 수술 전 복용했던 당뇨병과 고혈압 약도 모두 끊은 상태다. 권영근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교수를 만나 고도비만 치료에 효과적인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들었다.

비만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수많은 사람이 건강을 위해 살을 빼야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온갖 노력을 하고도 체중 감량에 번번이 실패하는 사람이 많다.

권영근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교수는 "비만 환자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체중을 조절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수술치료를 받으면 체중 감량과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권 교수는 비만대사수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미국·영국·프랑스·스페인·일본 등 세계 각국 비만대사수술 진료지침에 권 교수의 연구 내용이 인용돼 있다.

비만의 정의가 궁금하다. 살이 어느 정도 찌면 병원에 가봐야 하나.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체질량지수(이하 BMI)라고 한다. BMI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본다. BMI 계산 결과 비만에 해당하면서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혹은 체중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느낄 경우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아 비만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특히 BMI 30이 넘어가는 고도비만이면서 여러 차례 다이어트에 실패한 경험이 있고 동반 질환을 가진 사람이라면 건강을 위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병원에서는 비만을 어떻게 치료하나.

비만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비수술 치료와 수술 치료다. 비수술 치료법에는 행동 및 식습관 교정, 운동, 약물 치료 등이 있다. 고도비만 환자는 이런 치료만으로는 체중을 성공적으로 감량하기 어렵다. 줄인 체중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수술치료를 권한다.

권영근 교수(1)
권영근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교수는 "고도비만 환자가 비만대사수술을 받을 경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다양한 질환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비만대사수술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비만대사수술 방법은 위밴드술, 위우회술, 위소매절제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위를 밴드로 감는 위밴드술은 최근 합병증 위험 때문에 많이 시행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위 용적을 30CC 정도만 남기고 소장과 연결하는 위우회술, 위의 대만부(긴쪽)를 절제해 위 크기를 줄이는 위소매절제술 등이 많이 시행된다.

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 가운데 어느 쪽이 비만 치료에 더 효과적인가.

현재로서는 위우회술이 아주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 하지만 부작용 또한 위우회술이 조금 더 있는 편이다. 또 위우회술을 받고 나면 위내시경을 하기 어렵다. 위내시경을 통해 위암 검진을 하는 게 중요한 우리나라에서는 이 문제도 잘 따져봐야 한다. 어떤 수술을 하는 게 최선인지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지니 주치의와 상의해 결정하는 게 좋다.

고도비만 환자가 비만대사수술을 받으면 건강이 확실히 개선되나.

2012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고도비만으로 3차병원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거나 운동·식이·약물 등 비수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추적 관찰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수술치료가 비수술치료보다 체중 감소에 효과적인 게 확인됐다. 또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동반 질환 개선 정도 또한 우수했다. 해외 연구를 보면 고도비만 환자가 비만대사수술을 받을 경우 심혈관·뇌혈관 질환과 지방간·관절질환·다낭성난소증후군 등 동반 질환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암 발생률과 암 사망률을 감소시켜 5년 정도의 수명 연장 효과 역시 입증됐다. 이런 연구 결과 덕분에 2019년 보건복지부가 고도비만 환자의 비만대사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수술이 고도비만 치료에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는 걸 인정한 셈이다.

비만대사수술의 효과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당뇨병을 예로 들어 보자. 당뇨병 약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웬만해서는 끊기 힘들다. 평생 복용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의 50~80%가 당뇨병 약을 끊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치가 되는 것이다. 비만대사수술로 고도비만을 치료하면 무서운 당뇨 합병증 발생을 막고, 이미 발생한 합병증 진행도 막는 효과가 있다.

비만대사수술 이후 체중이 원상태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이 나타나지는 않나.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분석해보면 수술 후 1년 동안 보통 30% 정도 체중을 감량한다. 이후 10년이 흐를 때까지 체중 증가율은 대부분 5% 미만이다. 수술 전 체중으로 돌아가는 일은 매우 드물다. 물론 쉽지는 않다. 힘들게 뺀 살을 잘 유지하려면 식이조절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그래서 의료진을 비롯한 비만센터의 모든 구성원들이 환자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다.

권영근 교수(2)
권영근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교수는 "고도비만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비만대사수술 전후 통합적인 진료 및 관리가 필수"라며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에서는 여러 분야 의료진이 협진해 환자에게 최적의 의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비만대사수술 이후 관리를 할 때 환자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

비만대사수술을 하면 위의 용적이 줄어 1회 식사량이 급격히 감소한다. 환자들은 마치 아기처럼 미음부터 섭취를 시작해 맑은죽, 된죽을 거쳐 서서히 일반식으로 진행한다. 이때 단백질과 미세영양소를 잘 보충하면서 단당류 섭취를 제한하는 게 중요하다. 새로워진 식사 패턴에 환자들이 적응하려면 평소 생활습관에 기반을 둔 영양 상담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비만대사수술 이후 미세영양소를 보충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

비만대사수술은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줄이기 위한 수술이라고 보면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 미네랄 같은 미세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다. 미세영양소는 십이지장과 소장 윗부분에서 대부분 흡수되는데 수술 이후 음식물이 위장관을 통과하는 경로나 속도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흡수량 또한 떨어지는 것이다.

비만대사수술 이후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는 철분, 엽산, 비타민B12, 비타민 A, 비타민 D, 비타민 E 등이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종합비타민 제품은 영양소 양이 수술 이후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비만대사수술의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나.

수술 초기에 협착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또 미세영양소 부족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은 종합비타민을 잘 챙겨 먹는 것으로 대처가 가능하다.

최근 삭센다 같은 비만치료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이런 약물 치료와 비만대사수술을 비교하면 어떤가.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는 최근 과학계의 획기적인 성과로 '비만치료제 개발'을 선정했다. 약의 효과가 놀랍도록 좋아지는 상황인 게 분명하다. 비만치료제를 통한 체중 감량 효과가 20%에 육박하니, 비만대사수술 치료 효과 30%에 근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비만치료제는 약물 중단 이후 요요를 개선하기 어렵고, 약을 먹는 동안 고비용을 계속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술과 차이가 있다. BMI 30이 넘고 동반 질환이 있는 고도비만 환자에 있어서는 여전히 수술치료를 우선시 해야 한다고 본다.

비만치료제의 부작용은 없나.

정식으로 허가된 비만치료제는 기본적으로 안전한 약물로 본다. 부작용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의사와 상담을 통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비만치료제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장벽은 앞서 언급한 요요현상이다. 약물 중단 후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것을 막기 어려운 점, 즉 약을 먹는 동안에만 효과가 있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체중 관리 목적으로 평생 비싼 약값을 부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비만대사수술 이후 체중 유지를 위해 2차적으로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일부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여, 최근 그 부분을 눈여겨보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는

고도비만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비만대사수술 전후 통합적인 진료 및 관리가 필수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에서는 수술하는 집도의뿐 아니라 내과·산부인과·정신과 등 각 분야 전문의가 협진해 환자를 돌본다. 또 수술 전후 영양관리까지 통합진료를 제공한다. 현재 고려대 안암병원에서는 한 달에 20건 이상 비만대사수술을 진행하며, 2024년 3월 초까지 수술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23년 12월 중순 기준).

  • EDITOR: 장치선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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