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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50주년 기념 장학금 기부한 고려대 의대 31회 동기회 "모교를 위한 기부는
고려대 의대의 빛나는 전통입니다!"

김인선 고려대 의대 병리학교실 명예교수(1)

고려대 의대 31회 동기들과 함께 모교에 의학발전기금 1억 원, 장학금 4,000만 원을 기탁한 김인선 고려대 의대 병리학교실 명예교수.

고려대 의대 31회 동기회가 졸업 50주년을 맞아 모교에 의학발전기금 1억 원과 장학금 4,000만 원을 기부했다. 이런 기부가 귀감이 돼 전통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동기들을 대표해 의학발전기금을 전달한 김인선 고려대 의대 병리학교실 명예교수를 만났다.

2023년 10월 12일 오후 3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아주 특별한 기부금 전달식이 열렸다.

고려대 의대 31회 동기회가 졸업 50주년을 기념해 의학발전기금 1억 원을 모교에 기부한 것. 이번 기부에는 31회 동기 가운데 42명이 참여했고, 그 중 18명이 전달식에 참석했다. 고려대에서도 김동원 총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등 고위 관계자가 다수 참석해 기부금 전달의 의미를 더했다.

모교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이번 기부에 많은 이의 관심이 쏟아진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고려대 의대 31회 동기회원들이 1967년 입학한 학교는 우석대 의대. 이 대학이 1971년 12월 고려중앙학원에 합병되면서 2년 뒤 고려대 의대 졸업장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들의 고려대에 대한 애정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시선도 보냈다. 하지만 31회 동기생들은 이번 기부를 통해 모교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만천하에 확인시켰다.

이날 동기들을 대표해 의학발전기금을 전달한 김인선 고려대 의대 병리학교실 명예교수는 "오늘 친구들과 함께 모교를 찾아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을 직접 보게 돼 무척 기쁘다"며 "의학발전기금 전달은 우리 선배들에게 이어받은 것으로, 앞으로는 후배들이 물려받아 고려대 의대의 빛나는 전통으로 만들어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1973년 고려대 의대 졸업 후 고려대병원에서 인턴과 전공의 과정을 마친 김 명예교수는 바로 고려대 의대 교수로 임용돼 2014년 8월 정년퇴임할 때까지 40여 년을 일했다. 그 사이 환자 진료와 연구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동기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으나, 졸업 50주년만큼은 의미 있게 기념하고 싶어 동기회 총무 역할을 자청했다고 한다.

"2022년 초 확인해 보니 생존한 동기가 80여 명쯤 되더군요. 그 가운데 절반 정도가 기부에 참여하면 1억 원 정도를 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1억 원을 기부하면 강의실에 이름을 붙일 수 있으니 기왕이면 그렇게 하자고 계획했지요. 그런데 연말이 되니 벌써 1억 4,000만 원이 모인 겁니다."

김 명예교수는 계획을 수정했다. 1억 원은 처음 계획대로 의학발전기금으로 전달하고, 4,000만 원은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31기 동기회는 이미 기금 2,000만 원을 모교에 기탁해 그 이자로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하지만 금액이 적은 데 대한 아쉬움이 컸다고 한다. 졸업 50주년 기념 모금 덕에 기탁금이 6,000만 원으로 확대되면서, 더 많은 후배가 장학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부금 모금이 일사천리로 이뤄진 건 아니다. 반대 의견을 내는 동기들도 있었다. "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학교가 나에게 뭘 해줬느냐' 였어요. 저는 우리 각자가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의사로 살 수 있게 해준 모교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득했습니다."

모금 과정에서 감동적인 이야기도 있었다. "미국 사는 동기가 2,000만 원을 보내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제가 2,000달러 아니고 2,000만 원 맞느냐고 되물으니, 2만 달러라고 하는 겁니다. 타국에서 어렵게 수련하고 의사 생활을 하며 모은 거금을 기꺼이 보내는, 그 친구의 진정한 모교 사랑에 감동했죠. 또 다른 동기는 지병으로 소통하기조차 어려운데도 모금에 참여했어요. 미국에 사는 또 다른 동기는 미리 연락을 하지 못했는데 마침 귀국한 길에 기부금전달식 얘기를 듣고 현장에 참석하면서 현금을 봉투에 넣어 전해 주기도 했습니다. 모두 기억에 남는 동기들입니다."

이렇게 계속된 참여로 31회 동기회는 총 1억 6,000만 원을 모금하게 됐다. 김 명예교수는 "학교에 전달한 1억 4,000만 원을 제외한 잔액 2,000만 원은 동기회 운영기금으로 사용해, 앞으로는 모두 회비 없이 송년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기부금을 낸 동기들에게 모두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줬다고 한다. "우리 나이면 국세청에 신고해 소득공제를 받을 필요 없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도 막상 기부금 영수증을 받으면 뿌듯하지요. 이렇게 한번 기부의 기쁨을 알게 되면 어렵지 않게 다음 기부를 하게 되고요."

김 명예교수도 그동안 상을 받으면 상금의 일부를, 집안 경조사로 부조금이 들어오면 그 일정 부분을 장학기금으로 기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를 이어왔다고 한다.

내실 있는 병원 되려면 더 많은 정성 모여야!

"이번 31회 동기회 50주년 기념행사에 모교 방문 프로그램을 넣었어요. 우리는 혜화동에서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안암동으로 옮긴 이후의 고려대에 와보지 못한 동기도 있거든요. 친구들이 발전한 모교와 병원 모습에 감탄하는 걸 보며 저 또한 기뻤고, 어깨가 으쓱했습니다."

고려대 의대 31회 동기생들
김동원 고려대 총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 등과 함께 한 고려대 의대 31회 동기생들.

마지막으로 김 명예교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현대 의학에서 중요한 건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의 조화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좋은 장비를 들여다놓아도 인적자원이 부족하면 최고가 될 수 없죠. 후배들이 실력있는 의사가 되도록 더 노력해주기를 바랍니다. 또 고려대의료원이 외형적으로 일등인 병원을 넘어, 믿을 수 있고 실력 있는 의료진이 많은 최고의 의료원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여러분을 믿고 선배들은 더 많은 정성을 모아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EDITOR: 김은식
  • PHOTO: 조영철
  • 자료사진: 고려대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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