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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현장의 최선봉 의료팀 DMAT,
서울 동부권 10분 안에 출동 태세

송주현 교수(1)

송주현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이태원 참사 같은 재난 사고가 발생하면 중증도 분류 및 환자 처치와 이송을 위해 맨 먼저 현장에 출동하는 의료팀이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의 재난의료지원팀(DMAT·디맷, 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이 바로 그러한 팀이다.
이 병원의 재난의료 책임자인 송주현 응급의학과 교수를 만나 DMAT에 대해 들어봤다.

DMAT은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재난이 일어났을 때 현장 의료지원을 위해 조직된 의료팀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재난거점병원이 이 팀을 운영하고 있다. 재난거점병원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다수의 환자 수용이 가능하도록 예비 병상, 전문인력, 의료지원 물품 등이 준비된 의료기관이다.

현재 전국 41개의 재난거점병원에 권역 DMAT과 국가 단위의 중앙 DMAT이 소속돼 있다. 송주현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는 "권역 DMAT은 의사, 간호사나 응급구조사, 행정 요원 3~4명으로 구성돼 있다. 재난거점병원에서는 해당 권역에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해 출동 요청이 접수될 경우 권역 DMAT이 10분 안에 출동할 수 있도록 상시 편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난이나 사고 상황이 장기화되거나 피해 규모가 커서 권역 DMAT의 역량을 초과한다고 판단하는 경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중앙 DMAT을 파견한다. 재난 현장에 파견된 DMAT 팀원들은 119대원이 구조한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분류한다. 현장에서는 꼭 필요한 응급처치를 하며 인근 응급의료기관의 실시간 병상 정보를 확인해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선정한다.

송 교수는 "재난 현장에선 1분 1초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련의 과정이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핫라인 유지하며 365일 대기

송 교수는 안암병원 DMAT에 소속된 재난의료 책임자다. 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서울 동북권역 내 응급의료협의체를 이끌며 동북권역 핫라인을 가동한다. 안암병원 DMAT은 이태원 참사, 새만금 잼버리 긴급 의료지원 등 대규모 응급의료가 필요한 곳에서도 활약했다.

특히 이태원 참사 당시에는 수도권 14개 DMAT 중 유일하게 규정된 시간 안에 도착한 팀으로 주목을 받았다. 2009년부터 매년 원내 및 응급의료협의체와 함께하는 재난 대비 훈련을 통해 다양한 재난 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 결과였다.

송 교수는 "새만금 잼버리 기간에 안암병원 부원장과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이 모두 출동해 긴급 의료 지원에 나섰다"며 "서울 동부권역이 아닌 곳에서 재난이나 재난에 준하는 사태가 발생해도 우리 팀은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출동하거나 출동 준비 태세를 갖춘다"고 말했다. DMAT은 기본적으로 상시대기 체제로 운영된다. 지역 사회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재난 그림

송 교수는 "재난 상황이나 일정 수준 이상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DMAT에 출동 대기 또는 출동 요청이 들어오게 된다"며 "안암병원 DMAT은 주거지 밀집 지역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상 화재 사고에 빈번하게 출동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재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권역 및 중앙 DMAT, 보건소 신속대응반, 구급대, 지역 의료기관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의료대응 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으로 나뉘며 각 단계마다 기관별 역할이 달라진다. DMAT의 출동은 경계 단계에서 이뤄지지만 관심 단계에서부터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사고 메시지를 수신하며 상황을 감시한다.

재난이 발생하면 각 기관이 재난 대응 체계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재난거점병원은 병상 정보와 환자 내원 현황을 중앙응급의료센터 재난응급의료상황실에 보고해 수용 가능한 병상 수를 알린다. 현장으로 파견된 DMAT은 보건소 신속대응반과 함께 환자 중증도 분류, 응급처치, 이송 여부 결정 등을 하게 된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차는 현장 상황, 환자 현황과 병상 수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재난 현장에서 이송한 환자를 재난거점병원에 인계한다. 이 모두가 한정된 의료 자원으로 응급 환자를 최대한 많이 살려내기 위한 과정이다.

사상자 1차 응급조치, 중증 분류 및 이송

재난 현장 상황에 따라 DMAT의 역할이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 송 교수는 "사고 현장에서 1차적인 응급처치와 중증도 분류, 환자 이송이 마무리된 후에도 사고가 장기화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 경우엔 2차 DMAT 요원들이 출동한다"고 덧붙였다.

송 교수는 "재난 현장 출동 건의 경우 한 달 평균 1회, 연간 10회 정도 발생하고 있다"며 "사고 현장에 출동하지 않는 평상시에는 보건소나 유관 기관, 권역 응급의료 종사자 등과 함께 모여 이론 교육과 도상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서울 지역 보건소장들을 대상으로 재난의료 교육도 실시한다.

송주현 교수(2)
송주현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송 교수는 "분기별로 한 번씩, 1년에 총 4회 재난의료거점병원 회의가 개최되며, DMAT 출동 사례에 대한 개선점 및 훈련 일정 등을 서로 공유하고 토론한다"고 말했다. 이 회의에선 훈련 혹은 현장에서 필요한 장비에 대해 논의하기도 한다. 그는 "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인력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현장 출동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한 장비나 설비 등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어떤 물품을 도입해야 하는지를 논의한다"고 말했다.

출동 상황에 대비한 시뮬레이션 훈련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송 교수는 "재난이란 항상 다른 형태의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출동 경험을 축적하고 실제로 출동 훈련을 해야만 재난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난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신체적, 물질적 피해뿐 아니라 정신적 충격도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DMAT 팀원들의 정신 건강은 괜찮을까. 평소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전문 인력이지만 심각한 사고 현장에 노출되면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송 교수는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DMAT 팀원 중 일부는 심각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다"고 전했다. PTSD는 사람이 전쟁이나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이다.

재난 대응 과정에서 팀원들이 겪게 되는 정신적 충격을 극복하는 것도 DMAT의 과제인 셈이다. 송 교수는 "의료진의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최근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지금보다 체계적인 지원체계를 갖추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DMAT 팀원 보강 방안도 현안 중의 하나다. 송 교수는 "임상 진료에 임하는 의료진들이다 보니 응급환자 진료 당직과 DMAT 당직 스케줄이 쉼 없이 돌아간다. 일정이 굉장히 빡빡한 게 사실"이라며 "만일 인력이 보강된다면 근무자들이 번아웃 되지 않으면서 좀 더 효과적으로 DMAT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MAT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급박한 순간에 호흡을 맞춰야 하기에 남다른 연대감이 필요하다. 송 교수는 "함께 근무하고 있는 DMAT 팀원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재난 대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많은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재난의학 발전 위해 병원 내·외부 협력 필요

송 교수는 재난의학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병원 안에서도 다른 진료과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응급의료는 언제나 예측 불허한 상황에 노출돼 있는 진료과로, 다양한 환자와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응급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재난의학 분야의 전문가로서 국민 안전에 기여하기 위해 앞으로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응급의학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진료과에서도 재난의학에 관심을 가진다면 재난의학이 다양한 측면에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재난 사고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을 향해서도 한마디 당부를 전했다. "재난 상황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재난 자체가 우리 일상에서 벌어질 위험성을 완벽히 제거할 수는 없다. 현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진은 즉각적인 처치, 중증도 분류, 환자 이송에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 이들을 믿고 적극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는 게 송 교수의 바람이다.

  • EDITOR: 박정연
  • PHOTO: 지호영,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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