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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누가 이들에게 손가락질할 수 있는가
인간 본성을 보여주는 작품 2선

탐욕은 인간의 대표적인 본성 중 하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은 인류는 새로운 무언가를 끊임없이 추구했다.
그리하여 인간의 지적 욕구는 과학기술을, 미적 욕구는 예술을, 경제적 욕구는 자본주의를 창조했으며 지배 욕구는 숱한 전쟁의 원인이 됐다. 지구온난화가 불러온 이상기온도 인간의 무분별한 탐욕과 어리석음 때문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문제를 개탄하면서 이율배반적으로 자동차를 이용하고, 막대한 전력을 사용해 일상의 편의를 누리는 것이 또한 인간 아닌가. 자연의 절대섭리를 배반하면서까지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 하는 인간 탐욕의 말로는 어디일까. 2024년 여름, 걸출한 공연 두 편을 통해 이를 탐구해 보자.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할 때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대한민국 창작뮤지컬의 대표 흥행 대작

2014년 중구문화재단은 충무아트홀 개관 10주년 기념작으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선택했다. 200년 전 출간된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대극장 뮤지컬로 각색한 이 작품은 초연 당시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9개 부문 수상을 휩쓸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포스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포스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1)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사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이후 2015년, 2018년, 2021년 공연될 때마다 압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 창작 뮤지컬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절찬리에 공연 중인 2024년 버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다섯 번째 시즌이자 기념비적인 10주년을 맞아 한층 높아진 완성도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신의 위치에 오르려는 자의 지적 호기심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우리나라 창작물이다. 신이 되려 한 인간과 인간을 동경한 피조물, 이 두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생명의 본질을 재고하게 만들며 호평을 얻었다. 탄탄한 서사와 풍성한 음악은 물론 주요 인물 모두가 1인 2역을 맡아 레전드 배우의 인생 캐릭터 탄생작으로도 유명하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2)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3)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사진

작품 배경은 19세기 유럽. 나폴레옹 전쟁 무렵이다.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전쟁터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에 심취했다. 신체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도 의기투합해 연구에 합류하지만 종전으로 연구실은 폐쇄되고 만다. 고향 제네바에서 연구를 계속하던 앙리는 우여곡절 끝에 죽음을 맞이하고, 이후 흉측한 괴물 모습의 새로운 생명체로 재탄생한다. 인간 세계에서 외면 받는 괴물은 앙심을 품고 빅터의 가족을 살해한다. 괴물을 쫓아 북극까지 간 빅터와 괴물의 악연은 죽음으로 비로소 끝나게 된다.

  • 일정 2024년 6월 5일(수) ~ 2024년 8월 25일(일)까지
  • 장소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 시간 화·목요일 오후 7시 30분/ 수·금요일 오후 2시 30분, 7시 30분/ 토·공휴일 오후 2시, 7시/ 일요일 오후 3시
  • 예매 인터파크(1544-1555)

웃는 얼굴로 세상을 속이러 갑시다 연극 '맥베스'

장르 불문, 믿고 보는 국민 배우 황정민이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로 연극 무대에 돌아온다. 천륜마저 저버리는 삐뚤어진 욕망의 화신 맥베스. 황정민은 어떤 섬세한 감정연기로 그를 관객 앞에 표현할까. 황정민뿐 아니라 모든 출연진이 5주 공연기간 내내 원캐스트로 작품에 임하는 연극 '맥베스'는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계속된다.

소설 '맥베스'는 권력욕에 휩싸인 인물이 스스로 파멸해 가는 이야기로, 간결한 내용과 빠른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작품 중 가장 화려하면서도 서사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내용을 무대로 옮긴 연극 '맥베스'는 불가항력적인 유혹에 이끌려 죄를 범하면서도 고뇌하는 보편적 인간의 모습까지 인상적으로 그린다.

오로지 능력으로만 승부수를 던진 '흙수저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1564~1616)는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이자 시인이다.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말이 있을 만큼 높은 평가를 받으며, 영국인의 자존심이라 불린다. 그러나 생전 셰익스피어는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출신의 촉망받는 엘리트 작가가 아니었다. 고향에서 중등학교 수준의 문법학교를 마친 터라 데뷔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셰익스피어가 런던에 상경하고 얼마 되지 않은 1592년부터 1594년까지, 2년에 걸쳐 페스트가 영국 전역을 휩쓸면서 도시 기능이 마비된다.

연극 '맥베스' 주요 출연진(1)
연극 '맥베스' 주요 출연진(2)

연극 '맥베스' 주요 출연진

비상시국임을 고려해 영국 정부가 공공기관 예산을 대폭 삭감하자 런던국립극단도 전면적으로 개편됐다. 이것이 셰익스피어에게는 전화위복이 됐다. 신진극작가에게 문이 열리며 본격적인 활동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당시 셰익스피어는 학연, 지연 모두 없었지만 시대의 조류를 누구보다 빠르게 간파했다. 그 덕에 승승장구 커리어를 쌓던 1603년, 엘리자베스 1세가 사망하고 그의 유일한 혈육인 스코틀랜드 왕 제임스 1세가 잉글랜드 왕위를 계승한다. 바야흐로 스튜어트 왕조의 시대가 열렸지만 잉글랜드 사람들에게 스코틀랜드 왕가는 너무 낯설었다. 새 국왕의 증조할머니가 선왕 엘리자베스 1세의 고모뻘 되는 마가렛 공주였다는 사실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하기에 부족했다.

당시 영국인은 스코틀랜드를 미개한 북방민족으로 인식했다. 군대 통수권도 없던 스코틀랜드 왕의 권위는 보잘 것 없었고, 제임스 1세에게는 어머니 메리 스튜어트가 잉글랜드 반역죄로 처형당했다는 주홍글씨까지 있었다. 이때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재담꾼 셰익스피어가 제임스 1세의 왕위 정당성을 튼튼하게 해줄 역사적 스토리를 만든다. 이 작품이 바로 '맥베스'다.

황정민, 양정웅, 김미혜… 드림팀의 만남

셰익스피어는 6세기를 거슬러 올라가 역사가 라파엘 홀린셰드의 저서 '연대기(Chronicles)'에 기록돼 있는 스코틀랜드 귀족 막 베하드(1005~1057)에게서 모티프를 얻는다. 실존인물 막 베하드는 의지가 굳고 정의롭고 공평한 군주였다는 평가가 있고, 1054년 잉글랜드의 침공을 막아내는 등 탁월한 군사적 업적도 있었다. 따라서 그의 이야기가 맥베스와 동일하게 겹치지는 않는다.

연극 '맥베스' 주요 출연진(3)
연극 '맥베스' 주요 출연진
연극 '맥베스' 포스터
연극 '맥베스' 포스터

셰익스피어의 필력 때문에 '시대의 악인'이 됐으니 막 베하드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마녀들의 예언과 아내의 독려에 현혹된 주인공 맥베스는 사촌지간인 왕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다. 자신의 왕권을 위협하는 인물은 피도 눈물도 없이 가족까지 모두 처단·몰살한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맥베스는 가책을 느껴 괴로워한다. 죽은 이들의 환영과 공포에 시달리고 공포와 절망 속에 갇혀 스스로를 파멸시킨다.

맥베스 때문에 가족을 잃고 잉글랜드로 피신했던 이들과 선왕의 아들은 잉글랜드군의 도움을 받아 맥베스 군대를 소탕하고 새로운 왕조를 이룬다. 이렇게 '맥베스'를 통해 셰익스피어는 스코틀랜드 왕가와 잉글랜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설정을 은연 중 대중에게 주입시킨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탄생한 연극 '맥베스'에는 황정민 외에도 김소진, 송일국, 송영창, 남윤호 등 스크린과 무대를 넘나드는 실력파 배우가 다수 출연한다. 양정웅 연출, 김미혜 프로듀서, 여신동 무대미술가 등 작품의 매력을 배가할 최고의 창작진도 참여했다.

  • 일정 2024년 7월 13일(토) ~ 2024년 8월 18일(일)까지
  • 장소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 시간 화·목·금요일 오후 7시 30분/ 수요일 오후 2시/ 토요일 오후 2시, 6시/ 일·공휴일 오후 2시
  • 예매 인터파크(1544-1555), 티켓링크(1588-7890), 국립극장(02-2280-4114)
  • EDITOR: 황승경
  • 이미지 제공: ㈜EMK뮤지컬컴퍼니, 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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