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메뉴 바로가기본문 내용 바로가기

고위험 산모 24시간 치료
서울 서남권 안전 분만의 중추

산모 진찰 사진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있는 산모. 위험이 예상되면 병원을 찾아 미리 대비해야 한다.

한국 여성의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첫 아이 출산 연령은 평균 33.0세다. 고령 출산에는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산모와 신생아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오민정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을 만나 건강한 출산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 고려대 구로병원 산모 10명 중 8명 이상이 고위험 산모였다.

출산율은 매년 최저치를 갱신하는데, 고위험 산모는 급증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전체 분만 중에서 고위험 산모 분만 비율은 2022년 78%에서 2023년에 약 81.4%로 증가했다. 특히 국내 임산부의 35%가 35세 이상 고령 산모에 해당하는데, 우리 병원에도 요즘 40대 중반 임산부가 많다.

산모 나이가 많다고 뭐 그렇게 문제되나 생각하지만, 20대 때보다 고혈압·당뇨·비만·자가면역질환 등이 있는 경우가 많다. 난임으로 시험관 시술을 받아 다태아를 임신한 경우도 많다. 그 결과 임신 후 37주를 다 채우지 못하고 출산하는 조산이 늘었다. 최근 10년간 국내 신생아 10명 중 1명이 조산아였다. 사망 위험도 높고, 뇌성마비·행동장애·천식·시력·청력·다지증 등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조산 외에도 산후출혈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태아나 산모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상황이 갑자기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산과 의사들은 산후출혈 양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 선진국에서 모성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 출혈이다. 심각할 때는 수돗물을 콸콸 틀어 놓은 것처럼 쏟아진다. 의사들도 처음 경험하면 놀랄 정도로, 생각한 것보다 단시간에 많은 출혈이 발생한다. 산부인과 의사를 30년 했지만 여전히 산후출혈 환자가 제일 걱정이다.

산모가 순식간에 저혈량성 쇼크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응급 처치가 중요하다. 그래서 산후출혈 가능성이 있는 산모에 맞춰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한다. 그래도 어려울 때가 있다. 또 드물게 양수색전증으로 산모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태아 조직이 함유된 양수가 산모 혈류로 흘러 폐와 심장을 손상시키고, 과도한 출혈이 생긴다.

태아 측면에서는 태반조기박리나 탯줄이 자궁 밖으로 빠져나오는 경우가 위험하다. 탯줄이 태아보다 먼저 나오고, 산모 골반에 눌려 태아에게 혈액 공급이 안돼 사망할 수도 있다. 초응급 상황이다. 이처럼 산과 영역은 아무리 노력해도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있고,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위험 예상되면 임신 34주 전에 대비해야

오민정 교수(1)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을 맡고 있는 산부인과 오민정 교수.
협진이나 집중 치료가 가능한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는 누가 언제 와야 할까.

고위험 임신은 산모나 신생아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예상되는 모든 경우다. 산모에게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비만 등이 있을 때 발생하기 쉽다. 그럴 경우 조기진통, 출혈, 임신중독증, 양막 조기파열, 태반조기박리, 전치태반, 절박유산, 양수과다증, 양수과소증, 자궁경부무력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가 예상되면 처음부터 센터를 갖춘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늦어도 34주 이전에 오길 바란다. 너무 늦으면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파악해 최선의 대응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

위험을 감수하고도 조기 출산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다태아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상황별 맞춤치료가 필요하니,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우리 병원은 권역 내 협력병원과 핫라인 이송시스템이 탄탄히 구축돼 있어 주변 병원에서 전원하는 환자수가 많고, 증가하고 있다.

고위험 임신을 예방할 수는 없나. 임신 전 더 주의해야할 점은.

기저질환이 있다면 임신 계획 단계부터 본인의 내·외과적 상태가 현재 임신 가능한 상황인지에 대해 담당의사와 상담하면 좋겠다. 임신 중 사용가능한 약물로 변경하고, 전반적으로 임신 전 상태를 좋게 한 다음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또한 임신 즉시 산부인과와 관련 진료과의 협진이 가능한 3차 병원 진료를 계획하고, 본인의 기저질환과 관련해 임신 중 발생 가능한 위험에 대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도 비만인 경우, 임신 전 최대한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임신 중에는 저체중이나 정상체중인 여성보다 체중이 적게 늘도록 주의한다. 그래야 임신 중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심한 자궁선근증이나 자궁근종이 있는 임산부도 주의해야 한다. 조기 유산이나 자궁경부무력증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호르몬 성분의 질정제를 사용하거나 경과에 따라 자궁경부봉축술이 필요할 수 있다.

전치태반은 분만과정에서 대량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수혈이 가능하고 혈관 색전술이 가능한 병원에서 분만을 계획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전 임신에서 유전자 이상이 있는 신생아를 출산했거나, 기형아를 출산한 병력이 있는 경우라면 첫째 아기의 유전적인 이상에 대한 검사와 정밀 초음파 등으로 재발 위험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전 임신에서 조산,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병력이 있는 경우라면 임신 확인 직후 병원을 찾는 게 안전하다.

임신부 비만이 왜 위험 요인인가.

요즘 한국 여성 4명 중 1명이 비만에 해당한다. 비만한 여성이 임신하면 과도한 혈당이 태반을 통해 전달돼 초기에 유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태아에게 척추의 신경관 결손, 심장 기형, 배 복벽 갈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임신 중기에도 태아의 자궁 내 사망, 기형 발생, 조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모 건강에도 나쁘다.

비만하면 임신성 당뇨병이나, 임신중독증 같은 임신성 고혈압, 심장질환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임신 후기에도 태아가 과도하게 성장해 4kg 이상의 거대아로 난산을 유발하거나, 자연분만에 실패해 제왕절개 수술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출산 후 자궁 수축이 원활하지 않아 산후 출혈로 이어지거나, 혈전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원래 체중에서 단 5%라도 줄인 뒤에 임신하면 훨씬 좋다.

임신 이후에는 일반 산모보다 더 철저하게 몸무게를 관리해, 임신 중 체중 증가를 5~9kg 안으로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걷기나 수영 등을 매일 규칙적으로 하고, 식단을 조절한다.

오민정 교수(2)
오민정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는 어떤 곳인가.

우리 센터는 임신 이후부터 출생 초기동안 고위험 산모와 태아·신생아가 산과와 소아과의 통합치료를 체계적으로 받아 건강해지도록 돕는다. 고위험 산모 ·태아 집중치료실 8병상, 신생아중환자실 20병상으로 이뤄져 있다. 또한 3개 분만실과 분만 전용 수술실도 갖추고 있어 응급상황에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우리 센터는 산모·태아 치료부와 신생아 치료부로 세분화돼 체계적으로 환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산과 교수 3명, 소아청소년과 교수 7명이 24시간 대비하고 있다. 2023년 분만건수는 494건으로, 저출산 추세에도 높은 분만건수를 유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적정성 평가에서 3회 연속 1등급을 받았다. 응급 분만에 대비한 최단 동선 확보, 오염 방지를 위한 바닥과 벽체, 감염을 예방하는 공기 흐름, 다태아 출산에 대비한 설비 및 공간 확보, 24시간 대기 의료진 확보, 치료 결과 등 모든 것이 가장 우수했다는 뜻이다.

표1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
대상 대상
  • (소득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 구성원
  • (질환 기준) 19대 고위험 임신질환으로 진단받고 입원치료 받은 임산부
범위 범위
  • 19대 고위험 임신질환의 입원치료 시, 전액 본인부담금 및 비급여 진료비를 1인당 300만 원까지 지원
19대 고위험 임신질환 19대 고위험 임신질환
  • 조기 진통, 분만 관련 출혈, 중증 임신중독증, 양막의 조기파열, 태반조기박리, 전치태반, 절박 유산, 양수과다증, 양수과소증, 분만전 출혈, 자궁경부 무력증, 고혈압, 다태 임신, 당뇨병, 대사 장애를 동반한 임신, 과다구토, 신질환, 심부전, 자궁 내 성장 제한, 자궁 및 자궁의 부속기 질환

출처: 보건복지부

표2 출산 전 검사 항목
첫 진료 첫 진료
  • 초음파, 빈혈 검사, 혈액형 검사, 풍진 항체 검사, B형 간염 검사, 에이즈 검사, 소변 검사, 자궁 경부 세포진 검사
9~13주 9~13주
  • 초음파(목덜미투명대), 융모막 융모 생검(태아 염색체 검사), 이중 표지물질 검사(다운증후군을 선별하는 더블마커 검사)
15~20주 15~20주
  • 양수 검사, 사중 표지 물질 검사(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신경관결손증 등을 선별하는 쿼드 검사)
20~24주 20~24주
  • 임신 중기 초음파, 태아 심장 초음파
24~28주 24~28주
  • 임신성 당뇨 선별 검사, 빈혈 검사 (28주 때 Rh음성인 경우, 면역 글로블린 주사)
32~36주 32~36주
  • 초음파 검사(태아 체중, 태반 위치, 양수량)

출처: 대한산부인과학회

응급 상황에서도 원활한 협진 체계 구축

응급환자가 많으면 진료 부담이 커지지 않나.

365일 24시간 어떤 일에도 대응해야 하니, 특별한 사명감이 있더라도 힘들다. 새벽에도 시도 때도 없이 뛰어나와 수술해야 한다. 최근엔 의료사고 소송 부담도 있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다. 이러니 젊은 의사들이 지원하지 않아 전공의도 없다. 그나마 우리 병원은 일찍부터 대비해, 각 분야 전문의들과 숙련된 간호 인력을 충분히 갖췄다. 내부 인력도 자랑할 만한데, 다른 진료과와의 협력도 놀랄 만하다.

우리 센터에는 협진 도움을 받아야 하거나 분초를 다투는 위중한 환자가 무척 많은데, 그때마다 언제라도 달려와 주시고, 양보해주신다. 어려운 상황이나 이 같은 도움이 있어, 정말 감사하다. 고위험 산모를 담당하는 산과, 신생아 중환자실을 책임지는 신생아 분과와 소아청소년과 내 여러 분과 및 소아외과 의료진, 응급상황에서 마취과와 수술실, 색전술을 담당하는 영상의학과 인터벤션팀 등이다.

이들과의 탄탄한 팀워크가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의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신생아 분과 의료진과 매주 미팅을 통해 정기적으로 입원 산모와 신생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또 응급환자가 오면 수시로 연락하면서 환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분만 그림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는 서울 서남권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정부는 전국 21개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지원 중이며, 이 가운데 4개가 서울에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2019년 2월 서울 서남권역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 지정됐다. 강서구·관악구·구로구·금천구·동작구·양천구·영등포구 등 서울 서남권역에서 모성 사망률과 신생아 사망률을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다.

분만 인프라가 붕괴되는 가운데 임산부와 신생아의 생명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우리 센터가 서울 서남권역 중심에 구축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주변 지역은 물론 김포국제공항, 인천항, 서해안고속도로, 경부선·경인선 철도, 지하철 1·2·7호선 등으로 연계되는 교통 요충지에 위치해 있어 비수도권에서도 분만하기 위해 우리 센터로 찾아온다.

또한 권역 내에서 여러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근 협력병원과 학술 집담회나 정기심포지엄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권역 내 보건소와 연계한 산모교실, 병원 자체에서 진행하는 산모교실 등 지역사회 산모 건강 증진을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EDITOR: 이주연
  • PHOTO: 지호영, 셔터스톡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