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못 들고, 어깨에 심한 통증…
오십견 아닌 회전근개 파열일 수 있다!
농부, 인부, 운동선수 등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직군의 경우 회전근개 파열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중년 이후 어깨 통증이 생기면 "오십견이구나"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깨에 연결된 힘줄인 회전근개가 파열돼도 통증이 발생한다. 이 경우 쉬거나 스트레칭을 한다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다. 김현곤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근 회전근개 파열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어깨 통증을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어깨는 몸통과 팔을 연결하는 부위로 다양한 뼈, 관절, 근육, 신경, 혈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어깨뼈에 붙어 있는 4개의 힘줄(극상건·극하건·견갑하건·소원건)을 통틀어 회전근개라고 한다. 극상건은 팔을 들어 올리는 기능, 견갑하건은 팔을 몸 안쪽으로 모아주는 기능을 각각 담당한다.
극하건과 소원건은 팔을 몸 바깥쪽으로 돌릴 때 사용하는 힘줄이다. 이 4개의 힘줄은 서로 연결돼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하나 또는 그 이상이 파열되면 팔과 어깨에 통증이 생기며 신체 활동이 어려워진다. 이 질환이 바로 회전근개 파열이다.
회전근개 파열의 주요 원인은 어깨 관절의 과도한 사용,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 등이다. 반복적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골프·테니스·수영 등 어깨에 부담을 주는 운동을 즐기는 사람은 이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회전근개가 파열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최근 국내 회전근개 질환자 수는 증가 추세다. 2014년 55만 2,620명에서 2023년 89만 24명으로 10년 사이 61% 이상 늘었다. 환자 대다수는 50~70대로 나타났다. 김현곤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나 회전근개 파열 증상 및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저절로 낫지 않는 회전근개 파열
보통 어깨 부위 통증이 나타나지만, 경우에 따라 목, 팔 등에서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특히 밤에 자려고 누우면 고통이 심해지는 '야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호전되고 무리한 활동을 하면 다시 통증이 발생하는 양상을 보인다. 회전근개가 크게 파열된 경우 근력이 저하돼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거나 등을 닦는 등의 동작을 하기 어렵게 돼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그렇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 섬유화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정확한 명칭은 유착성관절낭염 또는 동결견(凍結肩)이다. 오십견이 생기면 어깨 통증과 함께 어깨 움직임이 제한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만으로는 회전근개 파열과 구별하기 어려워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먼저 환자의 병력을 파악한다. 동시에 신체검사로 회전근개 근력 및 어깨 가동 범위 등을 확인한다. 이후 X-선 촬영으로 어깨뼈 상태를 확인하고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이용해 어깨 관절과 주변 근육, 힘줄 등의 상태를 평가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힘줄이 뼈에서 떨어진 정도에 따라 부분파열과 전층파열로 구분한다. 파열 크기에 따라 소파열, 중파열, 대파열로 구분하기도 한다.
회전근개 질환자 대다수는 나이가 50대 이상이다. 퇴행성 질환이라 직업은 큰 상관이 없는 편이다. 농부, 인부, 운동선수처럼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직군에서 파열 크기가 크게 나타나는 면이 있지만, 사무직 종사자나 가정주부한테서도 회전근개 파열이 나타날 수 있다. 젊은 환자는 대부분 웨이트트레이닝, 골프, 수영 등 팔 동작이 많은 운동을 하거나 사고를 당해 질환이 발생한 경우다.
파열 크기에 따라 다르다. 부분파열의 경우 파열이 더 진행되지 않은 채 치유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완전파열의 경우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게 중요하다. 부분파열이거나 크기가 작은 완전파열일 경우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시도한다. 휴식, 진통소염제 복용, 어깨 관절강내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제 투여, 물리치료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연부조직(힘줄 등)의 유연성 회복을 위한 스트레칭 운동과 기능 회복을 위한 근력 강화 운동도 시행한다. 그래도 6개월 이상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회전근개 봉합술과 재활 치료
회전근개 완전파열 또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부분파열이 발생한 경우 보통 회전근개 봉합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어깨에 5mm 정도 크기의 구멍 4~5개를 뚫은 뒤 관절 내부를 모니터로 관찰하며 진행하는 관절경 수술 방법이 널리 쓰인다. 필요에 따라서는 견봉(肩峯·어깨의 볼록한 부분) 아래쪽에 돌출된 뼈 일부를 다듬는 견봉성형술을 진행하고, 뼈에 나사못을 삽입한 뒤 찢어진 회전근개를 봉합하게 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할 때가 있다. 연령이 젊고 관절염 소견이 없는 경우라면 관절경적 회전근개 봉합과 더불어 인조인대 보강술, 건이전술 같은 추가적인 보강 수술을 할 수 있다. 나이가 많고, 관절염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한다.
일반적으로 4~6주 정도 보조기를 착용한다. 이후 점진적으로 재활운동을 해야 한다. 관절 가동범위를 늘리는 스트레칭부터 시작하며, 수술 후 3개월 정도 지나면 어깨 근력 강화 운동을 시행한다. 일상생활은 수술 3~6개월 이후, 무리한 활동 및 운동은 6~9개월 이후부터 할 것을 권장한다. 수술 후 어깨 기능이 완전히 돌아오는 데는 보통 9~12개월 정도 걸린다.
수술 후 적어도 3~6개월 동안 팔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니 한창 일할 나이의 환자들로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처지라면 더욱 생각이 많아질 것이다. 우리 병원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농업에 종사한다. 이분들은 수술을 받을 경우 한해 농사를 포기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 대해 충분히 대화를 나누며 바람직한 치료 방향을 제시하고자 노력한다. 또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고 빠른 회복을 지원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100% 예방할 방법은 없다. 다만 평소 회전근개 및 견갑골 주위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어깨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 회전근개 부분파열 시 증상 악화를 막으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어깨 사용 활동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회전근개 파열이 있다고 해서 어깨를 장기간 고정하거나 활동을 완전 중단할 필요는 없다
- EDITOR: 김건희
- PHOTO: 김도균, 고려대의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