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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위험 신호 '저림'
미세현미경으로 조직 손상 최소화한다

직장인 사진

장시간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허리나, 어깨, 목덜미 등의 통증을 느낄 것이다. 만성적으로 통증에 시달린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액션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적의 아지트에 몰래 침투한 뒤 적군의 허리를 공격하거나 목을 꺾어 제압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허리뼈와 목뼈는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사고 등이 났을 때 가장 먼저 손상되는 부위이기도 하다. 홍재영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나 목과 허리에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의 특징과 예방 및 치료 방법에 대해 들었다.

아직 젊음을 자신하는 30, 40대라도 한 번쯤 목덜미가 뻐근하거나 허리가 아파 고생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컴퓨터를 이용해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이와 같은 통증에 만성적으로 시달리기 일쑤다. 컴퓨터 자판을 치는 행위로 목 근육이 늘 긴장돼 있는데다 반나절 내내 앉아 있느라 운동 부족으로 허리를 받쳐주는 근육이 약해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추간판탈출증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275만 7,526명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추간판탈출증의 흔한 발생 부위는 요추(전체의 90% 이상)이고, 그 다음이 경추(8% 내외)인데,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컴퓨터 사용 일상화 등 최근 사회 분위기에 발맞춰 환자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일명 '허리병', '목병'이라고도 불리는 이들 질환은 직립보행하는 인간에게 시기의 문제일 뿐 어쩌면 언젠가는 숙명적으로 찾아오는 질환일지 모른다. 신체의 대들보 구실을 하는 척추가 몸무게와 중력을 견디다 못해 고장을 일으키는 것.

눈여겨볼 것은 척추 질환들에 대한 치료법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환자들은 쏟아지는 정보 속에 무엇을 선택할까 망설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더군다나 각종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는 데도 통증이나 증상을 계속 느끼는 환자들은 치료받을 병원을 찾는 데 애를 먹기도 한다.

홍재영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이에 대해 "환자마다 증상이 다른데다 느끼는 통증의 강도가 다양하다. 나아가 병을 앓아온 기간과 생활습관, 환경 등이 저마다 다르기에 일괄적인 치료법보다는 개인의 특성에 알맞은 치료법을 적용해야만 최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홍 교수는 2012년 정확한 척수 경막의 두께를 밝혀 척수 신경 치료의 표준 지침을 마련한 실력파 외과의사다. 그를 만나 척추 관련 질환 진단법부터 치료법까지 척추 질환의 모든 것을 들어봤다.

목과 허리가 건강해야 일상이 편안하다. 하지만 인간의 특성상 목과 허리만큼 통증이 자주 오는 부위도 없는 것 같다.

척추의 특성 때문이다. 척추는 통뼈 하나가 아니라 33개의 뼈가 맞물려 끊임없이 움직이는 구조다. 어느 한 군데가 고장 나면 연쇄적으로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는 특성을 지녔다.

허리가 불편해도 척추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병원 가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

흔히들 디스크 진단을 받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비수술 치료로도 증상을 개선시키고 통증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간혹 지나치게 겁을 먹고 병원 진료를 꺼리거나 미루는 분들이 있는데, 치료 시기를 놓치면 더욱 무시무시한 통증을 겪게 될 수 있고 비수술적 치료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렵게 될 수 있으니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으시기 바란다.

홍재영 교수(1)
목과 허리 디스크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홍재영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조직인가.

디스크는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있는 물렁뼈(연골)로, 체중을 지탱하고 분산하며 움직임을 부드럽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조직이다. 추간판탈출증은 추간판 내부에 있는 수핵이 추간판의 섬유륜을 뚫고 탈출해 척추 신경을 압박하고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사람 척추는 경추, 흉추, 요추, 천추 등 4가지로 구성돼 있다. 그중 흉추는 갈비뼈가 둘러싸고 있어 움직임이 적고, 천추는 추간판이 없이 하나로 붙어 있기에 추간판탈출증은 비교적 움직임이 많은 경추(목)와 요추(허리)에서 주로 발생한다.

전신 저림 현상, 목디스크 문제 있단 뜻

경추 추간판탈출증과 요추 추간판탈출증은 현대 사회에서 흔히 발생하는 척추 질환이다. 각기 다른 부위에서 발생하니 그 원인도 다르다고 봐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경추 추간판탈출증과 요추 추간판탈출증 모두 발생 부위만 다를 뿐 원인은 비슷하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변화다.

젊을 때는 추간판 내부 수핵이 강한 물 결합 능력을 가지고 있어 수분 함량이 88%에 달한다. 그러나 50세 정도가 되면 수분이 70~75% 정도로 감소한다. 그 결과 콜라겐만 늘어 추간판이 탄력을 잃게 되며 충격 흡수 능력도 떨어진다. 이런 상태에서 과도한 힘을 받으면 섬유륜이 찢어지거나 파열되고, 그 사이로 수핵이 흘러나와 추간판탈출증이 발생한다.

잘못된 자세와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도 디스크 손상의 주요 원인이다. 컴퓨터 작업을 할 때 고개를 앞으로 내밀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서 목을 숙이는 자세는 경추 디스크에 큰 부담이 된다. 더불어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습관이나 무거운 물건을 잘못된 자세로 드는 행동은 요추 디스크에 악영향을 미친다.

운동을 많이 해도 추간판탈출증에 걸릴 수 있을까.

외상이나 부상도 디스크 탈출의 원인이 된다. 자동차 사고나 낙상, 스포츠 활동 중 발생하는 충격은 디스크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이러한 외상은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추간판탈출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경추 추간판탈출증과 요추 추간판탈출증의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

경추 추간판탈출증의 경우 목이 뻣뻣해지면서 어깨와 팔을 따라 손가락 끝까지 저리고 아프며 목 부위나 견갑골 안쪽 부위에서 통증이 깊게 느껴진다. 어깨, 팔, 상완부(위팔)나 때때로 손이나 손가락, 가슴 등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기침을 하거나 복압이 높아질 때(숨을 참고 힘을 쓸 때), 웃을 때, 목을 굽히거나 증상이 있는 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전신에 저린 듯한 느낌이 들면 목디스크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팔 부위의 근력 약화 현상도 동반될 수 있다.

요추 추간판탈출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요통과 하지 방사통이다. 허리와 엉치 부위의 통증으로 심할 경우 자세를 바꾸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 방사통은 다리가 찌릿찌릿하거나 당기는 듯 아픈 통증이 아래쪽으로 뻗치는 것이 특징이다. 다리 감각이 무뎌지기도 하고, 반대로 감각이 예민해져서 피부를 만지기만 해도 따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리에 힘이 없고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며, 발가락이나 발목의 힘이 약해지기도 한다.

추간판탈출증을 진단하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하나.

상당수 추간판탈출증은 병력 청취와 신체검진만으로 충분히 진단이 가능하다. 요추 환자는 통증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몸이 저절로 기울어진다. 탈출된 추간판에 의해 신경이 눌리면 신경 압박이 덜해지는 방향으로 상체를 기울이는 습관이 생기기 때문이다.

보행 시 통증을 호소하고 하지 근력 약화로 다리를 절룩거릴 수 있으며, 허리를 굽히거나 펴는 동작이나 옆으로 굽히는 동작 시 운동 범위가 제한된다. 이러한 몸의 상태를 보면서 요추 추간판탈출증을 의심하게 된다. 목이 불편한 환자의 경우 통증이 나타나는 방향으로 머리를 살짝 기울인 뒤 지그시 아래쪽으로 누를 때 통증이 더 심하다면 추간판탈출증을 의심할 수 있다.

디스크 대부분은 보존적 치료만으로 증상 호전

허리 통증 사진
신체를 늘여 근육을 이완하는 신전 운동을 하면 허리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영상 검사로도 진단이 가능한가.

물론이다. 영상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X선 검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지만 추간판이나 신경, 인대 등은 보이지 않고 뼈만 볼 수 있다. 추간판이 위치한 척추체와 척추체 사이 간격을 보고 상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예컨대 척추체와 척추체 사이 간격이 좁은 경우라면 추간판이 납작하게 눌려 그 안에 수핵이 탈출하기 쉬우므로 추간판탈출증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식이다. 여기에 더해 추간판탈출증 발병 위치와 수핵 탈출 정도를 정확히 확인해 향후 치료 계획을 수립하려면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법) 등의 정밀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추간판탈출증이라는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면 바로 치료 방법도 결정되나.

보통 증상의 지속 기간, 통증의 강도, 재발 여부, 환자의 직업, 나이, 성별, 작업량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 치료 계획을 세운다. 치료는 크게 보존적 치료(수술 이전의 치료인 약물·주사·물리·운동치료 등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표현)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환자 대부분은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며 수술적 치료는 최후의 수단으로 검토한다.

보존적 치료에는 약물치료를 포함해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이 있다. 통증이 심할 때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를 사용할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급성 통증에 효과가 좋으며 환자에 따라서는 근육이완제나 스테로이드제가 추가로 필요한 경우도 있다. 주사치료는 추간판이 탈출된 부위에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주사하는 치료법으로, 추간판 주위의 부종을 감소시켜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물리치료는 보통 급성기에는 필요하지 않으며, 초음파 치료, 고주파 치료, 온찜질(열찜질) 및 냉찜질(얼음찜질)이 도움이 된다.

만일 보존적 치료를 6~12주 시행해도 참기 힘든 통증이 지속되거나 하지 마비가 초래되는 등 상황이 악화하는 경우, 대소변 장애가 초래되는 경우,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5분만 허리를 목 뒤로 쭉 펴기

홍재영 교수(2)
홍재영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며 체중 관리, 금연 등의 좋은 습관을 생활화하면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추 추간판탈출증과 요추 추간판탈출증의 수술적 치료 방법이 궁금하다.

크게 전방 디스크 절제술 및 유합술, 전방 디스크 치환술 등 목 앞쪽을 절개하는 전방 접근 수술방법과 후궁 성형술, 후방 신경공 확장술 등 후방 접근 수술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전방에서 신경을 누르는 병변이 있는 경우는 전방 접근 수술방법을, 후방에서 신경을 누른 병변이 있는 경우 후방 접근 수술방법을 시행한다.

요추 추간판탈출증 수술 역시 신경을 누르고 있는 디스크를 제거하는 추간판 제거술을 시행한다. 추간판 제거술만 시행하면 불안정하다고 판단될 때는 척추 유합술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최근 척추 수술은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시행하므로 안전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내시경 기술과 수술 장비, 수술 기구의 발전으로 큰 절개 없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환자 회복도 빠른 편이다.

추간판탈출증 수술 이후에는 어떤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까.

요통이나 추간판탈출증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허리에 좋은 자세를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물건을 들어 올릴 때에는 항상 몸에 가깝게 붙여 들거나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편 자세를 유지하는 식이다. 허리를 구부리면서 비트는 건 위험한 자세다.

추간판탈출증 환자들에게 추천하는 운동은 뭔가.

허리와 목을 뒤로 쭉 펴는 '신전 운동'이다. 신전 운동이란 신체를 늘여 근육을 이완하고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모든 운동을 일컫는다. 일상생활에서 간단히 할 수 있다. 서 있을 때는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린 뒤 두 손을 허리에 대고 허리를 내밀면서 상체와 목을 뒤로 젖히면 된다. 앉아 있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집어넣고 앉아 두 팔을 뒤로 뻗으면서 똑같이 몸을 젖히면 된다. 딱 5분만 시간을 내 신전 운동을 하면 처음엔 허리가 뻐근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통증이 줄어들고 증상이 호전된다.

추간판탈출증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추간판탈출증의 주요 원인인 퇴행성 변화는 피하기 어렵다. 다만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며 체중 관리, 금연 등의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디스크 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장시간 앉아 있으면서 머리와 목을 앞으로 내미는 습관이 있거나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경우 경추 추간판탈출증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구부정한 자세로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어 올리거나 추간판에 하중이나 진동이 가해지는 작업을 하는 사람, 비만인 경우 요추 추간판탈출증의 위험이 매우 커지므로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 EDITOR: 김건희
  • PHOTO: 김도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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