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떨어뜨리는 무릎 질환
인공관절 치환술로 통증 감소, 기능 회복
김재균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무릎 골관절염 보존적 치료의 주된 목표는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릎 골관절염은 무릎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과 그 주위 뼈의 퇴행성 변화로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매년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중장년 이후 여성 환자가 많다. 김재균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나 무릎 골관절염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올해 예순을 맞은 주부 최모 씨는 최근 쿡쿡 쑤시는 듯한 무릎 통증으로 꾸준히 해오던 요가를 그만 두게 됐다.
처음엔 무릎 올리는 동작을 할 때만 아프더니 언제부턴가 조금만 걸어도 통증이 느껴졌다. 급기야 밤낮 없이 쑤시는 무릎 탓에 잠까지 설치게 되자 뒤늦게 병원을 찾은 최씨는 무릎 연골이 이미 절반가량 닳아 없어진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5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오랜만에 달리기를 한 뒤 무릎 통증이 시작된 케이스다. 주말 이른 아침에 조금은 무리다 싶을 정도로 달렸더니 이튿날부터 무릎이 쑤셨다. 보름 뒤부터 무릎이 붓고 극심한 통증도 찾아왔다. 이씨는 병원에서 무릎 반월상 연골 파열을 동반한 무릎 골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최씨와 이씨처럼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무릎 통증 때문에 고통받는 환자 이야기는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무릎의 중요성은 평소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일단 통증이 시작되면 일상생활 전반에 장애가 생긴다.
삶의 질이 크게 떨어져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상당수 무릎 골관절염 환자가 "이러다 낫겠지", "나이 들면 원래 조금씩 아픈 거지" 하는 생각에 병원 방문을 꺼리다 치료의 적기를 놓친다는 점이다.
무릎 골관절염 환자 10년 새 25% 증가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국내 무릎 골관절염 환자는 증가 추세다. 2022년 무릎 관절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약 308만 명. 2012년 약 245만 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환자 10명 가운데 7명(약 234만 명)은 60세 이상이다. 성별을 살펴보면 여성이 약 210만 명으로 남성(약 97만 명)보다 훨씬 많다.
김재균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나이가 들면 인체에 다양한 변화가 나타난다. 근육조직이 감소하고 관절이 경직된다. 또 관절액 조성이 바뀌고 양 또한 감소한다. 연골의 퇴행성 변화 또한 시작된다. 그 결과 무릎 골관절염이 쉽게 생긴다"고 설명했다.
어떤 원인으로든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 관절염이라고 한다. 관절염은 크게 골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염증성 관절염으로 나뉜다. 과거엔 골관절염이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한다고 해서 이 질환을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상을 겪은 젊은 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골관절염(Osteoarthritis·OA)이라고 한다. 염증이 생긴 부위가 무릎일 경우 무릎 골관절염이 된다.
대표적인 게 관절통이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이 수술을 결심한 주된 요인으로 통증을 꼽는다. 질환 초기에는 걸을 때만 통증을 느낀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움직이지 않아도 아프고,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는 경우까지 생긴다. 또 관절 운동 범위 감소, 부종 등이 동반되며 무릎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무릎 골관절염이 더 진행되면 관절 변형으로 인해 하지 전반의 내반 변형(오다리 변형)이 심해지고 걸음걸이 이상도 나타난다. 통증으로 인한 활동량 감소가 관절 주위 근력을 약하게 만들어 관절 손상이 점점 심화되는 것도 문제다.
널리 쓰이는 켈그렌-로렌스 분류법(Kellgren-Lawrence Grade)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무릎 골관절염은 0~4등급으로 분류한다. 0기는 정상 무릎, 1기는 미세한 골극(骨棘·덧자란 뼈)만 관찰되는 경우다. 2기에 이르면 명확한 골극과 관절 간격 좁아짐이 나타난다. 3기는 중등도의 골극과 관절 간격 좁아짐, 연골하골(연골 아래 뼈) 경화 및 약간의 골 변형이 관찰되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4기는 큰 골극이 생기고 관절 간격이 굉장히 좁아져 있는데다 심한 연골하골 경화 및 명확한 골 변형이 관찰되는 때다. 골관절염 4기 환자는 뼈와 뼈가 거의 맞닿게 되고 다리 변형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2기 이상을 골관절염이라고 진단한다.
생리 중단에 따른 여성 호르몬 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 뼈와 연골이 약해져 손상되기 쉬워진다. 또 우리나라 여성의 생활 패턴도 영향을 미친다. 바닥에서 생활하는 좌식 문화, 쪼그려 앉아서 하는 가사 노동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통증 줄이고 관절 기능 높이는 치료
먼저 무릎 종창이나 통증 유무, 운동 범위 및 걷는 모습 등을 중점적으로 보는 신체 검진을 한다. 이후 방사선 검사로 무릎 관절 간격이 얼마나 좁아졌는지, 관절 주변의 골 변형(골극 형성 등)이 얼마나 심한지 등을 살펴본다. 증상이 심하거나 관절에 물이 많이 찬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자기공명영상을 촬영해 반월상 연골 파열 유무, 활액막염 정도, 연골하골 부전골절(뼈가 완전히 부러지지 않고 금이 가는 등 불완전하게 골절된 경우)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향상시키는 치료 방법은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보존적 치료 방법은 다시 물리치료, 재활운동, 약물치료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무릎 보호대나 지팡이, 충격 흡수 신발 같은 보조 장비의 사용도 도움이 된다. 생활 습관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체중을 줄이고 무릎 건강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는 운동이나 활동은 최대한 피하도록 한다.
약물치료의 경우 일차적으로 통증 완화를 위해 타이레놀 같은 진통제를 처방한다. 좀 더 효과적인 약물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도 있다. 환자 통증이 심하거나 염증으로 심하게 부어 있을 때 스테로이드 주사제가 매우 효과적이다. 반복적으로 오랜 시간 주사를 맞을 경우 오히려 관절 손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주사제를 1년에 4회 이상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히알루론산은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주사제로, 관절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최근 폴리누클레오타이드 주사제도 많이 사용한다. 안정성이나 효과가 히알루론산 주사제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과학적 근거가 아직 충분하지 않아 여러 골관절염 치료 지침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지 않지만, 앞으로 연구 결과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심한 퇴행성 반월상 연골 파열이 있거나 활액막염이 심한 경우, 관절 내 유리체 등이 있을 때는 관절 내시경 수술을 검토한다. 근위 경골 절골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 수술을 하면 중등도의 골관절염에서 흔히 나타나는 내반 변형을 교정해 내측 관절에 집중되던 체중 압력을 골관절염이 아직 생기지 않은 외측으로 이동시켜 통증을 줄이고 내측 관절의 손상을 늦출 수 있다.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고 골관절염이 3기나 4기에 이른 경우 무릎 인공관절치환술이 필요하다. 인공관절치환술은 골관절염이 있는 뼈와 인대를 제거하고 특수금속 및 플라스틱으로 치환하는 수술이다.
김 교수는 이 대목에서 "골관절염 말기가 되면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요즘은 환자의 신체 크기에 맞는 인공관절을 선택할 수 있고, 무릎 운동 범위를 넓혀주는 고도굴곡 인공관절, 사용 수명을 늘린 특수한 인공관절 등도 개발돼 환자의 수술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인공관절치환술에는 손상된 무릎 관절 전체를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전치환술과 일부만 대체하는 부분치환술이 있다. 무릎 내측 또는 외측 관절 일부만 닳은 경우 후자를 고려할 수 있다. 부분치환술은 환자 뼈를 많이 보존할 수 있고 수술 상처 또한 크지 않은 데다 관절 내 인대를 보존한 상태로 수술해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로봇수술기를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일부 시행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뼈를 정밀하게 절삭하여 정확도를 높이고 연부조직 손상을 줄여 수술 후 출혈이 적은데다 조기 재활치료가 가능한 게 장점일 수 있다고 한다. 3차원 영상 시뮬레이션으로 미리 수술 결과도 예측해 볼 수도 있다.
수술 여부는 환자 나이, 건강 상태,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최근 사용하는 인공관절은 수명이 평균 15년 정도다. 예전에 비해 많이 길어졌지만, 우리가 맞이할 '100세 시대'를 고려하면 재수술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60세 이후에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것을 권한다.
체중 5kg 줄이면 무릎 통증 1/2 줄어
평소 무릎 주변 근육을 단련해 근력을 강화하고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경사가 큰 길을 오르내리는 것은 무릎에 좋지 않다. 평지 또는 물 속에서 걷는 것이 무릎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수영과 자전거 타기도 추천한다. 다만 자전거를 탈 때는 안장을 높여 무릎이 많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좌식 생활은 관절 건강에 좋지 않다. 무릎 꿇기,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같은 자세는 피하는 게 좋다. 되도록 의자에 앉으시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청소할 때도 긴 막대가 달린 빗자루나 걸레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꾸준한 운동도 권장한다. 앞서 말씀드린 평지 걷기나 자전거 타기를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하면 좋다. 수영 등 물속에서 하는 운동도 무릎 부하를 최소화하면서 하체 근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 체중을 5kg만 줄여도 무릎 통증이 절반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무릎 골관절염 진행도 늦출 수 있다.
진통제나 항염제는 오래 먹으면 위장, 심장,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전문의 지도에 따라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여러 가지 주사제가 골관절염 치료제로 출시되고 있는데, 이 또한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효과와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적절한 치료를 받기 바란다. 쑥뜸은 통증을 완화해주는 기능이 일부 있지만 일시적인 증상 완화 효과일 뿐이다. 간혹 쑥뜸을 하다 화상을 입는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무릎 골관절염 치료의 목적은 완치가 아니라 증상 완화와 기능 회복"이라며 "치료 목적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전문의와 상의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EDITOR: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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