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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성형 과잉 수술은 금물
미적 욕구·기능적 가치 모두 고려해야

이태열 교수

환자의 눈 성형 수술 중인 이태열 교수.

한국의 미용수술은 세계 최고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 성형은 한국이 세계를 선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미적 욕구 충족만을 위한 과도한 수술로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심미적 가치와 기능적 가치, 양쪽의 균형을 원칙으로 여기는 고려대안산병원 성형외과 이태열 교수를 만나 바람직한 눈 성형수술에 대해 들어봤다.

취업을 준비하던 젊은 남성은 첫 번째 병원에서 '무쌍 눈매교정 수술'을 받은 뒤 실패했다. 또 다른 병원을 찾아 재수술을 받았고, 계속된 문제 발생으로 3년 동안 무려 일곱 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모두 실패했다. 수술에 실패하는 동안 환자의 눈꺼풀은 피부가 점점 부족해져서 급기야 눈을 감기조차 어려운 상태가 됐다. 바로 기능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심미적 가치만 좇는 잘못된 진료 때문에 환자의 신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상처를 남긴 사례다.

무쌍 눈매교정 수술은 최근 유행하는 수술 방법으로, 쌍꺼풀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눈을 크게 해 인상이 또렷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한국인의 경우 쌍꺼풀이 있으면 인상이 강해 보이고 남자답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어 특히 젊은 남성에게 인기가 많은 수술이다.

하지만 눈을 뜨고 감는 기능을 고려하지 않고 속눈썹 바로 위의 피부를 절개해서 봉합하는, 즉 쌍꺼풀을 없애버리는 잘못된 방법으로 수술을 할 경우 큰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 수술 후 눈을 감을 수 없는 '의인성 토안증'이 발생하면 안구건조증이 심해지고, 심한 경우 각막에 미관이나 궤양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눈이 시리고 충혈이 되는 등의 고통이 뒤따른다. 따라서 이 수술 전에는 피부 절제량을 면밀하게 결정하고 라인의 위치도 세심하게 교정해야 한다.

국내 최초 '무쌍 눈매교정 수술' 논문 발표

고려대안산병원 성형외과 이태열 교수.

이 교수는 위의 사례를 두고, 원칙을 지키면서 수술해야 하는데 이를 어겨서 발생한 합병증이라고 지적했다. 눈을 뜨는 근육의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부 절개를 반복했기 때문에 상안검의 피부가 부족해지고 구축이 왔다는 것이다. 일곱 번의 수술 실패 후 이 교수를 찾아온 이 환자는 이미 눈 주변 신경이 손상돼 눈을 찡그릴 수조차 없는 상태였다.

이런 합병증이 생겼을 때는 일단 경과를 관찰하며 수술한 부위가 충분히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교수는 "개인병원은 매출을 신경 쓰거나 본인의 잘못된 진료를 빨리 재교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바로 재수술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굉장히 위험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6개월여간 환자의 상태를 지켜본 이 교수는 수술 부위가 충분히 안정된 후 하안검의 피부를 채취해 상안검의 부족한 부분에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또한 눈을 뜨고 감는 근육을 교정해 심미적 재건은 물론 기능적인 재건까지 성공했다. 이처럼 눈을 매력적으로 만들면서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바로 이 교수가 추구하는 수술 방식이다.

눈 성형은 눈 주변의 모든 조직에 대해 미용 목적, 기능 목적의 수술을 하는 모든 방법을 일컫는다. 미용수술을 할 때도 기능적인 면을 고려해야 하고, 재건수술을 할 때도 당연히 미용적인 면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미용수술과 재건수술은 하나의 연장선상에 있는 셈이다.

이 교수를 찾는 환자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안검하수'는 윗눈꺼풀 올림근과 보조 근육인 뮬러근의 힘이 약해져 눈꺼풀이 아래로 처져 시야가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 후천성 안검하수는 주로 노화 때문에 발생한다. 그 외에도 외상, 백내장·녹내장과 같은 안과 수술 후, 콘택트렌즈 장기 사용, 아토피 피부염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반면 '가성안검하수'는 눈을 뜨는 근육의 힘은 정상이나 눈이 눈꺼풀 피부에 많이 가려진 상태를 말하는데 수술 전 안검하수와 가성안검하수를 감별해 적절한 수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안검하수 교정수술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근본적인 원리와 여러 수술 방법의 장점을 활용해 2019년 국내 최초로 무쌍 눈매교정 수술 방법에 대한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또한 과도한 앞트임수술 때문에 발생하는 합병증을 치료하고 복원하는 앞트임 재건술에 대한 논문도 2020년 국제학술지에 게재하는 등 한국의 눈 성형수술의 학술적인 정립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대학병원 성형외과에선 과도한 수술을 권유하지 않는다. 진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진료를 통해 안전한 수술,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수술을 시행하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이태열 교수는 "성형외과 의사가 수술을 잘하는 것도 능력이지만, 얼굴뿐 아니라 마음을 치유하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러 차례 필요 없는 수술을 시도하다 결국에 합병증이 생겨서 찾아온 또 다른 환자를 떠올렸다. 약간의 비대칭은 대부분의 사람이 가지고 있음에도, 성형외과 의사가 보기에도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을 환자 스스로 심각한 콤플렉스로 느끼는 경우였다. 이렇게 좌우 대칭을 완벽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환자의 심리를 이용해 필요 없는 수술을 권하는 병원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교수는 객관적으로 판단하도록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고 즉시 환자와 함께 사진을 분석하는 등 재수술을 원하는 환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했다. 사진으로 분석하면 좀 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수술을 잘하는 것도 능력이지만, 얼굴뿐 아니라 마음을 치유하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반드시 눈 성형이 필요한 환자들이 있을 터. 눈 성형을 계획하는 환자들에게 이 교수가 조언하고 싶은 건 뭘까.

"첫째는 반드시 성형외과 전문의한테 진료를 받을 것, 두 번째는 검증된 의료기관을 찾아갈 것. 미용수술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미세수술과 재건수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의료진이 미용수술도 더 섬세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이야기다. "특히 고려대의료원은 연구중심병원인 만큼 연구와 학술 활동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환자들은 최신 업데이트된 수술 방법과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또 "세 번째로 평소 혈액응고억제제 같은 약물을 복용해 수술할 때 지혈이 안 될 가능성이 있는 환자나 고혈압이 심하거나 긴장하면 실신하는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모든 장치를 갖추고 있고 협진이 가능한 대학병원에서 수술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학술적 정립 꿈꿔

한국의 성형외과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고 그중에서도 눈 성형은 한국이 세계를 선도한다. 이 교수는 한국의 성형외과 의사들이 수술은 잘하는 반면 학문적으로 정립을 시키거나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것에는 취약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따라서 새로운 수술 요법, 잘못된 합병증을 교정하는 수술 등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학술적 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이 교수의 목표다.

그렇다면 이 교수가 가장 이상적으로 여기는 눈은 무엇일까. "미적인 기준은 인종과 국가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같은 국가에서도 시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가장 이상적인 눈은 자신의 얼굴에 가장 조화로운 눈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기대를 품기보다는 본인에게 꼭 필요한 부분을 원칙에 따라 교정하고, 신체의 자아와 내면의 자아가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게 될 것이다.

  • EDITOR: 김경민
  • PHOTO: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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