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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상한 관절 재생 불가능
연골·인대 파열 초기에 잡아라

달리는 모습

바깥에서 활동하기에 딱 좋은 날씨다. 이 얼마나 기다렸던 바깥세상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장기화로 유난히 긴 겨울을 지나온 느낌이다. 그러나 관절 통증이 있는 사람들은 이 행복한 대열에 끼이기 어렵다. 집에 콕 박혀 지내다 보면 움직임이 적어 관절이 굳고 약해져 있기 쉬운데 신체 활동량을 갑자기 늘리면 관절 통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배지훈 교수에게 물어봤다.

관절은 뼈와 뼈가 만나는 부위로 연골, 관절낭, 활막, 인대, 힘줄, 근육 등이 움직임에 따른 충격을 흡수해준다. 그런데 노화로 관절 사이 연골이 닳았거나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조직이 손상되면 관절에 염증이 생긴다. 심해지면 붓거나 열감이 느껴지고 아프다. 배 교수는 "무릎 관절이 붓고 아프다면 내부 구조물들이 손상돼 염증 반응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며 "노년층은 연골이 닳은 퇴행성관절염이 흔한데, 오래 걷거나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뼈와 뼈 사이를 지지해주는 근육이 적고 가사 노동이 많아 무릎 연골에 가해지는 충격이 크다.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여성에서 남성보다 3배쯤 많은 이유다. 관절 통증으로 활동량이 줄면 주변 근육과 인대가 약해져 통증은 더 심해진다. 초기엔 무릎이 시큰거리다가 심해지면 다리를 움직이지 않는 밤에도 욱신욱신 쑤신다.

퇴행성관절염에는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약물을 먹거나 아픈 부위에 주사 치료를 한다. 그러나 한번 마모된 관절 연골을 원래 상태로 돌릴 순 없다.

배 교수는 "4~5mm 두께에 불과한 무릎 관절 연골은 수십 년 동안 체중 부하를 잘 버텨주는 특수한 조직이지만 혈관이 없고 세포 분열, 성장, 이동 등을 거의 하지 않아 치유 능력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정상 조직으로 자가 재생이 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절염이 발생하기 전이든 후든 체중을 줄이고 운동으로 관절 주변 근육을 발달시켜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연골 손상을 예방하는 게 최선이라는 것.

무릎 다쳤다면 통증 적어도 정밀검사 필수

무릎 관절부위를 설명하는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배지훈 교수.

젊은 사람의 무릎 통증은 축구, 농구, 달리기 등 운동이나 등산을 하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배 교수는 "갑작스러운 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다친 뒤부터 걷거나 쪼그리고 앉을 때마 나타나는 경미한 통증이 점차 심해지기도 한다. 가벼운 통증이어도 충격으로 무릎 관절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면 정밀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파열되는 부위는 주로 반월연골판이나 인대, 연골 쪽이다. 어느 방향에서 충격을 어떻게 받았는가에 따라 손상 부위가 달라진다. 초승달 모양으로 생긴 반월연골판 파열은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젊은 남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무릎 방향을 회전하다 충격을 받으면서 찢어지는 것. 이 반월연골판은 허벅지 대퇴골과 정강이 경골이 만나는 관절 사이에서 체중을 분산시켜주는 쿠션 역할을 하는데, 이곳이 손상되면 무릎이 붓고 잘 펴지지도 구부러지지도 않는다. 파열된 미세조각 파편들이 관절 안을 자극해 활액이 차고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반월연골판이 파열됐을 때는 바로 봉합하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파열의 형태에 따라 봉합이 어려워 절제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방치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관절염이 나타나거나 무릎 기능이 떨어져 운동은 물론 정상적인 활동에 제한을 받는다. 손상 범위가 커서 많이 잘라내는 경우도 있는데, 원래 조직의 70% 정도만 남겨도 어느 정도 가벼운 운동은 가능하다. 무릎 주변의 근육이나 다른 구조물이 보조적 기능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태가 나빠 상당 부분을 절제하는 경우에 젊은 환자는 간이식처럼 반월연골판도 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배 교수는 "잘라내는 부분을 최소로 줄이려면 무릎을 다쳤을 때 통증이 경미하더라도 초기에 치료하라"고 강조했다. 손상된 구조물을 원상태로 복원하는 게 첫 번째 치료인데 늦어질수록 제거하는 범위가 커지고 봉합의 성공률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통증 줄었다고 치료시기 놓치면 손상 커져

무릎 연골과 인대 부분. 한번 파열되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인대 파열로 무릎 수술을 받는 경우도 꽤 있다. 한번 파열되면 원래 기능의 80% 이상까지 회복하는 데 1년 이상 걸린다. 무릎 관절 속에서 십자 모양으로 엇갈린 앞쪽이 전방 십자인대, 뒤쪽이 후방 십자인대다. 무릎 위아래 뼈를 잡아줘 관절이 앞뒤로 많이 흔들리지 않게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점프했다가 착지하면서 충격을 받으면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될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운전석이나 조수석에 앉았던 사람이 앞쪽으로 튕겨지며 정강이 경골 앞쪽이 차체에 부딪치면 무릎 관절은 뒤쪽으로 밀리는 충격을 받는데, 이때 후방 십자인대가 잘 파열된다.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넘어지는 경우도 후방 십자인대가 다친다. 십자인대가 파열될 때는 '퍽', '뚝' 소리가 남과 동시에

무릎 관절 안에 피가 고이고 붓는다. 배 교수는 "십자인대 파열 후 며칠 지나면 부기가 가라앉아 통증이 줄어드는데 나은 것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방치하면 통증과 관절 불안감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지훈 교수는 "운동 전에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관절과 근육을 풀어주면 무릎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분파열은 대개 보조기 착용과 재활운동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완전파열은 인접한 반월연골판이나 연골 손상까지 불러올 수 있어 수술을 해야 한다. 무릎 관절의 양옆에 붙은 내측 측부인대와 외측 측부인대도 단골 손상 부위다.

흔히 물렁뼈라고 부르는 연골은 4~5mm 두께로 대퇴골 말단을 덮어 뼈와 뼈가 직접 부딪치는 것을 막아준다. 그러나 1mm라도 마모되거나 손상되면 기능이 떨어지고 통증이 나타난다. 단순한 근골격 염좌나 타박상은 3~4주면 낫는다. 경미한 통증이라도 3~4주 이상 계속된다면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통증이 심한 급성기 때는 아픔이 덜 느껴지도록 진통소염제를 먹거나 주사 치료를 받는다. 배 교수는 "주사 치료가 급성기 통증을 줄일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건 부작용 우려 등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무릎 관절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사 치료 임상연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장기적인 효과 면에서 권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사뿐 아니라 진통 소염제 처방도 신중해야 한다. 배 교수는 "급성기 통증뿐만 아니라 기존 치료가 잘 안 됐거나 치료시기를 놓쳐 만성 통증이나 염증이 있을 때 진통 소염제를 처방하는데, 염증과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지만 위장장애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위출혈로 응급실 신세를 지는 경우도 있다.

"약은 통증을 조절하고 염증을 완화해줄 뿐 손상된 구조물이 치유되게 할 순 없다"는 것이 배 교수의 설명이다.

운동하다 다친 무릎 관절 재활운동 중요

통증으로 2~3주만 무릎을 자주 쓰지 않아도 허벅지 근육이 약해진다. 배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근력 강화와 스트레칭 등 재활운동은 하지 않고 약 먹고 물리치료 좀 받고 끝내는데,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부상 급성기가 지나면 레그 프레스나 레그 익스텐션처럼 다리로 하중을 견뎌내는 저항성 운동을 반복해 근력을 키워야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체중이 분산된다"고 말했다. 식이요법을 통한 체중 감량도 권한다.

운동 전에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관절과 근육을 풀어주면 무릎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의 종류와 강도는 자신의 무릎 상태에 무리가 없도록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배 교수는 "최근 매스컴에 많이 소개되거나 유행하는 운동도 있지만 내 몸이나 관절이 그런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릎을 다친 사람에게 90도 이상 구부리는 스쿼트 운동은 좋지 않다. 원래는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엉덩이를 무릎 높이까지 내려갔다 올라오는 운동이지만, 무릎이 좋지 않다면 90도까지가 아닌 30~45도까지만 살짝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것을 권장한다.

눈 번쩍, 귀 쫑긋~ 배지훈 교수의 의학 톡톡! "무릎 주사보다는 근력운동 하세요"
아니, 교수님! 무릎 주사가 바람직하지 않다니요?

임상적으로 보면 주사 치료의 조직 재생 효과는 불확실합니다. 무릎 관절의 반월연골판이나 연골이 손상됐을 때 주사 치료를 받은 그룹과 받지 않은 그룹을 비교한 연구 논문들이 있는데, 손상된 조직의 주사 치료 효과는 입증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 주변에 많은 분들이 주사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손상된 조직을 치유하는 효과보다는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주사를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작용은 없나요?

스테로이드 주사는 처음엔 염증과 통증을 완화해주지만 계속 맞다 보면 주변 조직에 오히려 손상을 줘서 문제가 됩니다. 인대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프롤로 테라피가 유행했는데 인위적으로 염증 반응이 생기게 만들면 이후 자가 치유를 돕는 인자들이 나와서 손상된 인대를 더 빨리 치료해주는 원리죠. 이것도 인대가 저절로 치유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맞을 필요가 없습니다.

자기 혈액을 채취해 원심 분리한 뒤 농축시킨 혈소판을 주입하는 PRP주사는 효과가 있을까요?

이론적 근거가 있고 동물실험에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만 사람에서의 임상시험 결과들은 엇갈리고 있죠. 일부 인대나 힘줄 손상에서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고, 뚜렷한 효과가 없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골수 채취와 농축 등에 비용 부담이 있다 보니 현재까지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에서도 다 인정해주고 있진 않습니다.

나이 든 분들이 많이 맞는 연골 주사는요?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분들이 연골 주사를 맞지만 연골을 재생해주는 주사는 아닙니다. 관절에 윤활액을 보충해 완충 작용을 돕는 주사입니다. 꿀처럼 끈적끈적한 액체를 주입하면 관절이 조금 부드러워지고 경미하게 통증 감소 효과가 있습니다. 이건 부작용이 많지 않으면서 무릎 불편감을 줄여줍니다.

건강기능식품도 많이 찾는데, 효과가 있나요?

일부 보고에서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건강기능식품들은 임상시험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에 대해서는 의학적 근거가 미약합니다. 다만 식품이다 보니 약보다 심각한 부작용이 큰 것 같진 않습니다.

그럼 무릎이 아프다면 뭘 하면 좋을까요?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일상화하세요.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하체 근육을 강화하면 관절 통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강도로 꾸준히 단련하시길 권합니다.

  • EDITOR: 이주연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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