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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곧 생명
"이식 환자의 절반 10년 넘게 산다"

수술중인 모습

심장은 주기적인 수축과 이완을 되풀이함으로써 혈액을 온몸에 공급하는 펌프 역할을 한다. 심장 질환을 막으려면 평소 건강관리를 통해 적절하게 운동을 하고 비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도 필수다.

심장은 주기적인 수축과 이완을 되풀이함으로써 혈액을 온몸에 공급하는 펌프 역할을 한다. 심장 질환을 막으려면 평소 건강관리를 통해 적절하게 운동을 하고 비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도 필수다.

만약 심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심부전이 발생하면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호흡곤란, 피로, 부종, 간 비대, 복수, 부정맥 등이 생길 수 있다. 만약 환자가 약이나 일반적인 심장 수술로 심장 이상을 더 이상 치료할 수 없으면 심장 이식술이 고려된다.

손 교수는 "우리 몸에서 심장은 마치 자동차의 엔진과 같다. 그만큼 중요하다"면서 "심장 이식술은 심장이 거의 다 망가져서 더 이상 약이나 일반적인 심장 수술로 치료하기 힘든 환자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사자 장기 기증으로만 심장 이식 가능

고려대안암병원 흉부외과 손호성 교수(진료부원장).

심장 이식술이 필요한 환자는 대부분 말기 심부전 환자다. 심장 기능이 20% 이하로 떨어져 1~2년 이상 살기 힘들고 다른 치료 방법으로 좋아지지 않는 환자들이 수술 대상이다. 심장 이식술을 받는 환자는 전국적으로 매년 170~200명이며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안타까운 사실은 다른 간 이식, 신장 이식과 달리 뇌사자로부터 심장을 기증받는 것 외에는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심장 이식술 대상자는 질병관리본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이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차례로 연락을 받는다.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심각한 환자들이 대부분이라 차례를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손 교수가 가장 안타까움을 느끼는 부분이다.

"심장은 신체에 하나뿐인 장기이고 일부를 잘라낼 수 없다 보니 간이나 신장처럼 생체 이식이 불가능하다. 심장은 뇌사자 장기 기증자로부터만 이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수술을 대기하는 환자들이 심장 기증자보다 훨씬 더 많다. 장기 기증 문화가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다."

심장 수술을 진행할 때는 무엇보다 빠른 속도가 관건이다. 전국 어느 병원에서든 뇌사자로부터 심장을 떼어낸 다음에 4시간 안에 심장을 각 부위에 연결하는 수술이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망률이 올라간다.

손 교수는 "4시간 안에 심장이 다시 뛰게 해야 수술 성공률이 높아진다"면서 "우리나라는 헬기를 띄우는 절차가 복잡하고 교통 체증이 심해 빠른 수술에 어려움을 겪곤 하는데, 매번 구급차가 지나갈 때마다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비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장 이식 환자의 절반 10년 이상 생존

손 교수는 환자가 심장이 오기를 기다리다가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할 때 가장 안타깝다. 의사 입장에서 환자를 어떻게 해보지 못한 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없는 심장을 만들어낼 수도 없는 노릇. 기증자가 무조건 많아지면 좋겠다는 게 손 교수의 바람이다.

손호성 교수는 "심장 이식술에 대한 전문의들의 열정, 가족처럼 환자를 세심하고 따뜻하게 대하는 태도가 고려대병원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심장 이식술이 늘어나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장기 기증 확대다. 10년 전에 비해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됐지만 심장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는 여전히 부족하다. 게다가 심장 질환자들이 늘었다. 심장 이식술 대기시간이 10년 전에는 보통 2~3개월이었지만, 이제는 6개월을 넘긴다. 손 교수가 지난 5월 3일 수술한 환자는 지난해 8월부터 무려 9개월이나 심장 기증을 기다려야 했다.

수술을 하다 보면 드라마틱한 순간들도 많다. 심장 이식술을 받기 위해 기다리던 환자가 갑자기 위독해진 순간 마치 기적처럼 심장 기증자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손 교수의 회고다.

"환자 한 분이 병실에서 이식 대기 중에 부정맥이 발생해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져서 중환자실로 옮기고 인공호흡기와 에크모를 단 적이 있다. 마침 그날 오후에 심장이 생겼다는 연락이 왔다. 그 환자는 정말 기적적으로 심장 이식술을 받고 살아났다. 이런 기적 같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심장 이식술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은 1년 후 95%, 5년 후 75%, 10년 후 50% 정도로 비교적 높다.

이식 수술만 한다면 두 명 중 한 명은 10년 넘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장기 기증 문화가 사회적으로 확대되길 그 누구보다 바라는 손 교수는 거듭거듭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선의 수술 위해 '심장팀' 실시간 소통

고려대안암병원은 해마다 7~9건의 심장 이식술을 시행한다. 올해는 5월 말 현재까지 2건의 수술이 이뤄졌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심장 이식을 위해 별도의 '심장팀'을 만들어서 내과와 외과가 서로 협력해 최선의 수술 및 치료 방법을 찾는다. 일주일에 한 번씩 콘퍼런스를 하고 전문의 20~30명이 단체 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의견을 나눈다. 다른 병원에서는 볼 수 없는 고려대안암병원만의 차별화된 치료 시스템이다.

손 교수는 "심장 이식술을 진행하면 관련된 전문의들이 전부 열성적으로 매달린다. 병원별로 수술 성적에 대한 비교자료는 없지만 다른 병원보다 월등한 성적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가족처럼 환자를 세심하고 따뜻하게 대하는 것도 고려대안암병원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하는 모습

현재 고려대안암병원은 최첨단 융·복합의학센터 건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비해 인력 보강에도 나섰다. 손 교수는 어느 과보다 흉부외과를 지원하는 젊은 의사들이 늘어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국가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사명감을 갖고 환자 생명의 최전선을 도맡아 책임지는 젊은 의사들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흉부외과 의사의 삶은 밤낮이 없고 고달플 때가 많다. 메디컬 드라마에서 흉부외과가 주인공으로 나올 때가 많지만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여유가 별로 없다고.

손 교수는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어떤 해에는 집에 가는 날이 채 2주도 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환자 생명은 의사의 손에 달려 있고, 환자들을 책임지기 위해 의사라면 항상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 EDITOR: 임솔
  • PHOTO: 지호영,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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