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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치료·수술로 허리 통증 싹~!
"행복한 노년 위해 참지 마세요"

달리는 모습

허리 통증은 중·장년층에서 감기만큼 흔하다. 잘못된 자세 때문에 생기는 근육 통증이 대부분이지만 척추뼈, 디스크, 신경에 이상이 있거나 관절염, 골절, 골다공증 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 문제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기고 통증을 참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 척추질환은 방치할수록 치료가 복잡하고 회복 과정이 길다.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양재혁 교수로부터 건강한 노년을 위한 척추 건강관리법에 대해 들어봤다.

허리는 늘 아픈 부위인데, 어느 정도로 아플 때 정형외과에 가야 할까.

60대 이상 어르신들은 아픈 부위를 한정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여기저기가 아프다. 허리가 아픈 건지, 허리 때문에 다른 곳이 아픈 건지 헷갈릴 정도다. 실제로는 허벅지나 엉덩이 근육이 아픈데 척추 통증으로 착각하고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평소와 달리 갑자기 발생한 통증이 같은 부위에서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척추전문병원이 워낙 많고 다양해서 병원 선택이 혼란스러운데.

통증이 있다고 바로 3차 상급종합병원에 오시면 절차가 까다롭다. 가벼운 질환은 먼저 동네 1차 병·의원에 가는 게 낫다. 1차 치료 이후에 호전이 안 되거나 좀 더 전문적인 진단 또는 치료가 필요한 경우 척추전문병원 또는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척추 수술은 전문병원이든 대학병원이든 일반적으로 경험이 많은 의사가 잘한다. 그러나 청소년 척추 변형이나 노인성 척추 변형 질환처럼 수술 난도가 높고 수술 과정이 복잡한 질환이라면 대학병원을 추천한다. 아무래도 수혈이나 마취과 협조, 중환자실 연계, 다른 진료과와의 협진 등의 시스템을 전문병원에서 충분히 갖추긴 어렵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의 환자들은 전문병원에서 수술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어 대학병원으로 많이 오는 편이다.

"나이 들면 근육 소실만으로도 아파"

척추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는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양재혁 교수.
허리 통증이 있어도 병원에 가면 수술하자고 할까 봐 참는 분들도 많은데, 수술해야 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나.

절대 그렇지 않다. 1·2차 병원에서 치료받고 호전되지 않는 환자들이 주로 오는 대학병원인데도, MRI(자기공명영상장치) 같은 특수 영상검사에서 명확한 이상이 발견되더라도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어 수술하는 사례는 20~30%밖에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이 아닌, 보존적 치료만으로 통증이 많이 줄어든다. 해부학적 변형을 일으키지 않는 통증 시술이나 내시경을 통해 하는 신경성형술 등도 보존적 치료에 포함된다. 수술도 침습 범위를 최소로 줄이는 추세여서 언젠가는 수술적 치료는 거의 사라질 거라 본다.

나이 들면 왜 허리가 아플까.

신체가 노화되면 근육 양이 줄고 질도 떨어지는데, 근육 소실만으로도 아프다. 근육 부족 상태에서 이전처럼 생활하는 게 근육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뼈나 인대가 닳는 등 척추 관절염과 같은 퇴행성 변화를 겪기 때문에 관절성 통증도 나타난다. 여러 구조적 변화가 척추 안에 있는 신경을 압박해서 신경성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골다공증으로도 통증이 느껴지는 등 노인성 척추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어르신들이 많이 겪고 있는 척추질환은 무엇인가.

흔히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 질환이 많이 알려졌지만, 병변이 추간판에만 국한돼 나타난 환자는 적다. 단순 추간판 질환보다는 척추관협착증이 더 흔하다. 즉 신경이 지나는 구멍이 다양한 원인으로 줄어든 거다. 이 밖에도 퇴행성 척추측만증, 후만증 및 척추 압박골절 등이 대표적인 노인성 척추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이 있는 경우 자세가 구부정해지는 이유는.

"허리 디스크 즉, 추간판은 물렁뼈인데 침대 매트리스처럼 오래 쓰면 푹 꺼진다. 디스크가 눌리면서 척수 신경이 지나는 구멍인 척추관을 좁게 만들기도 한다. 신경이 눌리니 다리가 저리고 요통이 나타난다. 이때 허리를 구부리면 신경이 지나는 구멍이 넓어지니 안 아프려고 자세가 구부정해지는 거다. 뒤로 허리를 펴면 디스크가 더 튀어나와 아프다."

"2단계 수술로 일상생활 가능해져"

척추측만증이나 후만증(꼬부랑 척추병) 같은 노인성 척추 변형은 왜 생기나.

"어릴 때 원인 모를 특발성 척추 변형이 있었는데, 모르고 지내다가 나이 들어서 영상을 찍어보니 알게 된 경우들이 있다. 또 나이 들면서 척추뼈 사이 추간판이 한쪽으로 눌리고, 척추 관절에 변형이 발생하면서 허리가 휘기도 한다. 근육이 약해지거나 기존에 허리 수술을 받은 곳의 균형이 잘 안 맞아 변형이 생기기도 한다. 대부분 허리가 구부정해지면서 요통이 생겨 병원에 온다. 보통 5분 정도만 걸어도 허리가 굽어진다. 앞으로 고꾸라질 것 같으니 계단을 오르게 되면 난간을 짚어야 하고, 설거지할 때는 팔꿈치로 싱크대에 몸을 지지한다. 65세 이상의 약 30~40%, 70세 이상에선 65%까지 경험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지만 참다 참다 병원에 오신다. 노년에 접어들면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퇴행성 신체 변화 등으로 척추 변형이 자연 회복이 되지 않고 점점 진행해 허리는 더 구부러진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휘어진 허리를 펴는 수술을 받는 게 나을까.

예전에는 일반 척추 수술보다 수술 범위가 크고, 수술시간이 길며, 수술 후 회복기간이 길어 수술을 잘 권유하지 않았다. 최근 원인에 대한 깊은 연구가 진행됐고, 다양한 수술 술기, 재활 방법, 기기가 개발돼 증상이 심한 환자들에게 신체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권하는 편이다. 충분히 교정할 수 있다. 저는 2단계에 걸쳐 수술하는 것을 선호한다. 1단계에서, 환자분을 측면으로 눕힌 상태에서 복부 내 수술로 척추를 간접 교정한다. 이후 3~5일간 회복과 경과를 보고, 2단계 수술로 척추를 직접 교정한다. 절차상 복잡해도 환자의 출혈이 적고, 전신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척추가 어느 정도로 굽으면 수술해야 하나.

척추가 굽는 정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이 어느 정도 가능한가다. 집 밖을 나가지 못할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다. 삶의 질을 고려해 수술을 추천한다. 남은 기대수명 안에서 행복하게 사실 기회를 갖는 거다. 많은 노인성 척추 변형 환자들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 환자도 힘들지만 보호자도 굉장히 힘들어한다. 통상적으로 수술이 잘된다면, 2~3주 후면 보행이 가능하다. 경과가 좋은 경우 원래대로 농사도 지으시는 분도 있다. 다만 3~5시간씩 걸리는 위험이 있는 수술이라 가족과 상담이 필요하다. 수술 후에는 척추가 나사못으로 고정돼 양말 신을 때처럼 등허리를 고양이처럼 확 구부리는 게 힘들어질 수 있다. 의자나 침대를 사용해야 한다.

고령이어도 허리 수술이 가능할까.

제가 수술했던 최고령 환자는 90세셨다. 기대수명과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 여성은 80~85세 정도면 충분히 수술로 좋아지실 수 있다. 남성은 70대까지 수술 후 회복이 가능할 거 같다. 적절한 치료를 2~3개월간 시도했는데도 통증이 계속되고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고려한다.

척추, 33개의 뼈로 몸 중심 지지 "변형 심해지면 장기 기능장애까지 유발"
부러진 척추

척추는 경추(목뼈), 흉추(등뼈), 요추(허리뼈), 천추(엉치뼈), 미추(꼬리뼈)가 수직으로 연결된 33개 뼈로 몸의 중심을 지지한다. 척추 사이마다 추간판(디스크)이란 연골이 들어 있어 움직임에 따른 충격을 흡수해준다.

이 추간판이 외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손상되면 안에 들어 있던 수핵이 밖으로 밀려 나와 주변 척추 신경을 압박해 아프다. 이것이 바로 흔히 디스크로 알려진 '추간판탈출증'이다.

또한 각각의 척추뼈 안에는 척추관이라는 공간이 있고, 이 척추관 안에는 뇌에서 내려온 매우 중요한 신경 다발인 척수가 지난다. 척수는 각 척추마다 한 쌍씩 척추 신경을 내보낸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질환은 척수가 지나는 통로가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다. 어르신들의 구부정한 걸음걸이는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 증상이다.

척추는 옆에서 봤을 때 앞뒤로 부드럽게 휘어진 만곡 형태를 보인다. 앞이나 뒤에서 봤을 때는 정중앙 무게중심은 곧게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연령에 따른 퇴행성 변화, 추간판 변성, 척추 골절 및 근육의 퇴행 등으로 척추가 좌우로 휘는 '척추측만증'이나 앞으로 꼬부라지는 '척추후만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변형이 심해지면 주변 장기를 눌러 장기의 기능장애까지 일으킬 수 있다.

"남성은 에어로빅, 여성은 근력운동 권장"

양재혁 교수는 "여성은 80~85세, 남성은 70대까지 수술 후 회복이 가능하다"면서 척추가 심하게 굽어 있다면 고령자에게도 삶의 질을 고려해 수술을 추천한다.
어르신들이 허리 아프다는 말을 자주 하시는데, 얼마나 아픈지 가늠이 안 된다.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보다 통증을 훨씬 잘 참는다. 오랜 시간 동안 통증을 앓아온 터라 웬만하면 참는다. 그런데도 아프다고 하신다면 정말 많이 아픈 거다.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괴로워하신다. 우울증까지 있다면 몸이 더 아프다.

약 먹고 주사 맞으러 병원에 자주 다니는데.

갑자기 요통이나 다리저림이 심해졌을 때는 도움이 된다. 소염진통제로 통증을 줄이면 환자가 통증에 서서히 적응하면서 통증이 없어진 것처럼 느낀다. 원인 병변이 없어지는 건 아니고 현재 상태에 적응하는 것이다. 서서히 오랜 기간에 걸쳐 변형된 척추는 심한 통증을 거의 유발하지 않는다. 반면 갑자기 척추 변형이 발생하거나 신경에 자극을 주면 아프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발생하는 현상에 적응돼 통증이 줄거나 호전된다. 약물 치료는 그때까지의 시간을 벌어주는 거다.

골다공증성 척추 압박골절도 노년층에 많은데.

남녀가 다른데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들은 골밀도가 낮아 작은 충격에도 척추뼈가 똑 부러진다. 기침하다가, 화분 들다가 부러지기도 한다.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칼슘 흡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뼈가 약해지면 골절이 생길 확률이 더 높다. 특히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노화로 균형감각이 저하되면 낙상하기 쉽다. 하나가 부러졌을 때 관리가 안 되면 균형 잡기 어려우니 또 부러진다. 남성도 고령이 되면 척추 골절이 늘어난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서 있지도 못하는데 척추 골절은 어떤가.

척추 골절 환자들은 걸어서 병원에 온다. 그렇다고 그냥 두면 잘못된 상태로 붙어 허리 변형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심하면 수술해야 한다. 초기에 빨리 진단받고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요통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운동은.

남성은 체지방을 관리할 수 있는 에어로빅, 여성은 근육의 양을 늘릴 수 있는 헬스 같은 근력운동을 권장한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운동을 충분히 해도 근육이 잘 생기지 않는데, 양질의 근육을 늘려야 요통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플랭크처럼 많은 동작을 하지 않으면서 근육에 자극을 주는 단순운동이 좋다. 엎드린 상태에서 몸을 어깨부터 발목까지 일직선이 되게 한 상태에서 30초 이상 버티는 자세다. 사실 어르신들은 근육이 적고 뼈가 약해서 운동 중 다치기 쉽다. 혼자보다는 가족의 보조를 받거나, 전문가에게 몸 상태에 맞는 지도를 받고 운동하는 것이 좋다.

  • EDITOR: 이주연
  • PHOTO: 홍태식,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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