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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골절 사망률 70%
"빠른 수술과 재활 치료가 중요"

김상민 교수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

고관절은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관절이다. 엉덩이 부근에 있는 관절이라고 해서 엉덩관절이라고도 부른다. 나이가 들수록 넘어지기 쉬운데, 자칫 고관절이 부러지면 치명적이다. '어르신이 넘어져 엉덩이뼈가 부러지면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황천길로 간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와 함께 고관절 골절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고관절은 골반과 허벅지 대퇴골을 연결해 윗몸의 무게를 지탱하고, 달리기처럼 과격한 운동을 견뎌내게 한다. 오른쪽과 왼쪽 다리에 하나씩, 우리 몸에 2개다. 고관절은 어깨관절과 달리 쉽게 탈구되지 않는다.

공처럼 생긴 대퇴골 머리의 절반 이상이 골반뼈 안쪽 절구 속에 파묻혀 있고, 이 주변을 인대와 근육이 감싸고 있어 매우 강력하고 안정적이다. 젊은 나이에 고관절이 골절되는 경우는 교통사고나 떨어짐 사고에서도 드물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상황이 달라진다. 먼저 뼈가 약해지고, 근육이 감소하고, 관절은 퇴행한다. 남자는 70대부터 본격적으로 골밀도가 줄어든다. 반면 여성은 폐경 직후부터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 단단하게 가득 차 있어야 할 뼛속이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리는 골다공증이 생겨서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50대 15%, 60대 37%, 70대 69% 등으로 점차 높아진다.

김 교수는 "50대 이후 여성은 폐경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결핍되면 뼈에 축적됐던 칼슘이 빠져 나간다"며 "여성은 신체 활동과 근육이 적어 젊었을 때도 남자보다 골밀도가 대체로 낮기 때문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골밀도 검사를 받아 기준치 이하라면 약물 복용을 권장한다.

원인은 낙상… 의자에서 떨어져도 골절

이처럼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의 낙상은 치명적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3분의 1 이상이 1년에 한 번 이상 낙상을 경험한다. 시력과 균형감각이 떨어지고 반사신경도 둔해지기 때문이다.

넘어진 노인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노인에서 발생한다"는 김 교수는 "화장실에서 넘어져 고관절이 골절되는 경우가 많은데, 의자에 앉아 있다가 혹은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불과 50㎝밖에 안 되는 매우 낮은 높이에서 엉덩방아를 찧었을 뿐인데도 골절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65세 이상 노인의 고관절 골절의 원인은 90% 이상이 낙상이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걷기는커녕 서 있기도 어렵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2년 안에 사망할 가능성이 약 70%에 달한다. 수술 치료를 받으면 사망률은 많이 낮아지지만 그럼에도 고관절 수술 후 2년 내 사망률이 30% 정도라는 국내 연구 결과가 있다. 간혹 환자의 나이가 많아 수술하지 않겠다는 경우가 있는데, 고령이어도 가능한 한 빨리 수술해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단순히 뼈가 부러진 것일 뿐인데 왜 이토록 치명적일까.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회복될 때까지 장기간 누워 지내야 하는데, 이때 엉덩이 주변 피부에 욕창이 잘 생긴다. 계속 누워 있을 때 반복적으로 눌린 부위가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 되면서 괴사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피부가 벗겨지다가 점차 깊숙이 썩어 들어간다.

김 교수는 "욕창에 이어 폐렴, 요로감염 등이 잘 생기고 뇌졸중, 심근경색, 폐색전증 같은 질병도 추가적으로 발생하곤 한다"며 "가족이 고관절 골절 환자를 돌보기 어려워져 요양원에 모셨는데 영양실조, 치매, 섬망, 신경쇠약 등을 얻어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이 없도록 낙상을 예방하려면 운동, 영양 섭취, 안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건강할 때부터 근력 강화운동을 꾸준히 해두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면 뼈의 강도와 균형 감각도 유지된다. 식단은 칼슘이 많이 든 우유, 멸치, 치즈, 콩, 등푸른 생선 등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평소처럼 밥과 국, 김치 중심으로는 뼈를 튼튼하게 만들기 어렵다.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없는지 전문의와 상의해 칼슘제를 따로 섭취해도 좋다. 칼슘 흡수율을 높이려면 비타민D가 필요한데, 매일 햇빛을 받으면 체내에서 합성된다. 인간 해바라기가 되어보자.

낙상 사고가 가장 많은 장소는 집 안이다. 문지방 턱을 되도록이면 없애고, 화장실 바닥엔 고무로 된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거나 테이프 스티커를 붙여 미끄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집 안 조명은 환하게 하고, 매년 정기적으로 시력검사를 받아 적합한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먹고 있는 약 중에 어지러움이나 현기증을 일으키는 약이 있는지 약사의 도움을 받아 확인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관절이 골절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 교수는 "고관절은 저절로 붙지 않기 때문에 빠르게 수술 치료를 받고, 환자가 가능한 한 빨리 움직이는 것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재활 치료 잘하면 기능 80~90% 회복

김상민 교수는 "단 2주만 누워 지내도 근육과 인지 능력, 평형감각을 잃는다"면서 "수술 후 걷는 연습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술은 골절 부위만 고정한다면 30분~1시간,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은 10~15㎝를 절개하고 1시간이면 끝난다.

전신마취를 할 때도 있지만 폐 합병증이 적도록 하반신 척추마취만 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을 받으면 대부분 통증은 사라지며 보행과 일상생활을 위한 재활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 1~2일 뒤부터 워커나 목발에 의지해 걷다가 수술 후 한 달 정도 지나면 30분 이상 독립적인 평지보행을 할 수 있다. 3개월 뒤에는 웬만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고, 6개월부터는 가벼운 조깅도 가능하다. 재활 치료가 성공적으로 잘 이행된 경우라면 이전 관절 기능의 80~90%까지 회복된다.

김 교수는 "단 2주만 누워 지내도 근육과 인지 능력, 평형감각 등을 잃는다"며 "노인은 신체 기능을 빨리 잃고 되찾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니 수술 후 걷는 연습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후 어린아이가 처음 걸음마를 배웠던 것처럼 균형 잡기부터 걸음마 보조기에 의지해 걷기, 다리 근력 강화운동 등이 필요하다.

이때 빠른 회복을 위해 초기 2~3개월간 가족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매우 중요하다. 요양시설에서는 어르신이 또 낙상할까 우려돼 재활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누워 지내는 시간이 늘면 식욕과 근력이 떨어지고 회복이 어려워진다. 김 교수는 "수명 연장으로 고관절 골절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평소 뼈와 근육을 강화하고, 골절됐을 때는 빠르게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재활해 건강한 노년을 즐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팩트 체크! 고관절 골절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인공관절이 금방 닳아서 젊을 때 고관절 수술을 받으면 나중에 재수술해야 한다던데?

사실이 아니다. 최근 사용하는 인공관절 수명은 최소 20년 이상이다. 지난 수십 년간 소재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세라믹이나 고도교차결합 폴리에틸렌(XLPE)을 쓴다. 젊은 환자도 재수술을 해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정도로 오랫동안 효과가 좋다. 더구나 노인 환자는 젊은 환자보다 적게 써서 마모가 적다. 또 다른 골절이나 감염, 탈구 등 드문 합병증만 안 생긴다면 영구적으로 재수술이 필요 없다.

고관절이 골절된 노인 환자는 수술해도 2년 이내 30%가 사망한다?

어느 정도 맞다. 수술하더라도 이후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사망률이 높다. 그런데 수술을 안 하면 2년 이내 70% 정도가 사망한다. 고관절이 골절됐을 때 그냥 둔다고 뼈가 저절로 붙지 않기 때문이다. 고관절이 골절되는 순간부터 꼼짝없이 누워 있다가 일주일쯤 지나면 등허리에 욕창이 생긴다. 피부라는 중요한 보호벽이 없어지면서 온몸에 발열과 같은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패혈증이 나타나기 쉽다. 또한 누운 상태에서 물이나 밥을 먹다가 기관지나 폐로 이물질이 들어가는 흡인성 폐렴도 잘 생긴다.

한쪽 고관절이 골절되면 반대쪽도 골절될 가능성이 높다?

한쪽 고관절에 골절이 생겼을 때 반대쪽에도 골절이 5년 이내에 생길 확률이 15% 정도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양쪽 다 뼈가 약하기 때문이다. 노인에게 한번 고관절 골절이 생기면 척추나 손목 등에도 골절이 생길 위험이 점점 높아진다. 연쇄적인 악화 반응이다.

신장 질환이 있으면 젊은 나이에도 고관절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신장 즉, 콩팥이 안 좋으면 칼슘과 인을 대사하는 능력이 떨어져 뼈가 약해진다. 신장 질환자들은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약이 뼈를 더 약하게 만든다. 관절 류머티즘,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씨병 등 자가면역질환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 중인 다른 질환자들도 마찬가지로 뼈가 약해져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 일어나기 쉽다.

겨울에만 고관절 골절을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에도 고관절 골절 환자들이 병원에 많이 온다. 물론 겨울에는 추위로 근육들이 강직돼 여름보다 더 잘 넘어진다. 눈길이나 빙판길에 미끄러져 겨울에는 일년 중 낙상 환자가 가장 많다. 그러나 여름에도 고관절 골절은 주의해야 한다. 집에서 일상생활 중에 넘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 EDITOR: 이주연
  • PHOTO: 조영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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