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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진행되는 백내장
조기 발견·치료 시기가 중요

엄영섭 교수

백내장은 주로 노화나 외상, 눈 속 염증, 독소 등 후천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

백내장은 눈 속 수정체가 불투명해져서 시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수정체는 카메라 렌즈처럼 눈에 빛을 모아서 망막에 상을 맺히게 하고 초점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백내장이 발생하면 투명했던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차단하고 초점을 맞출 수 없어 마치 안개가 낀 듯이 물체가 흐리게 보인다. 고려대안산병원 안과 엄영섭 교수에게 백내장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들어봤다.

백내장은 유전적인 원인이나 임신초기의 풍진 감염에 의해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노화나 외상, 전신질환, 눈 속 염증, 독소 등에 의해 발생하는 후천 백내장이 대부분이다. 강한 자외선 노출이나 흡연 및 음주, 전자기기에서 발생한 블루라이트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도 발병한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는 합병증으로 백내장을 앓을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노화의 일부로 발생하는 노인성 백내장은 60대의 절반 이상, 75세 이상 노인의 대부분이 어느 정도씩은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악화돼

고려대안산병원 안과 엄영섭 교수.
카메라와 눈의 비교

출처: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정상인과 백내장환자의 눈

출처: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백내장의 발생원인

출처: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백내장은 양쪽 눈에 모두 생길 수 있지만 한쪽이 더 심한 경우가 많다. 몇 년에 걸쳐서 서서히 악화되는 질병으로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수정체의 불투명이 심해질수록 시력이 저하되고 빛이 퍼져 보이는 눈부심 증상이 나타난다. 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복시가 발생할 수 있다. 드물지만 사물의 색깔이 왜곡돼 보이거나 눈에 안압이 증가하면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수정체의 굴절률을 변화시켜 근시·원시·난시를 일으키기도 한다.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대비감도가 저하돼 눈이 침침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백내장은 나이가 들며 진행되기 때문에 단순 노안과 혼동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노안도 백내장과 비슷하게 시력 저하와 침침함을 느끼지만, 혼탁이 아닌 초점 조절력의 문제이기 때문에 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물체를 보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스스로 노안인지 백내장인지 판단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을 권장한다.

백내장 환자는 마치 흐린 유리창을 통해 외부를 바라보는 것처럼 물체를 정확하게 볼 수 없다. 초기에는 복용하는 약이나 안약을 사용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시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안압이 상승하는 녹내장 등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은 불투명한 수정체를 제거한 뒤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수술 부위의 회복은 약 6주 정도 소요된다.

가장 발전된 수술법은 ‘인공 수정체 삽입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이 어렵다며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엄영섭 교수.

백내장은 적당한 수술 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혼탁이 진행돼 직업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크게 줄 만큼 시력이 나빠진 경우, 속발 녹내장이나 포도막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이 권장된다.

백내장 외에 다른 질환이 있어 수술을 받더라도 시력개선 효과가 없거나 결과가 불량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시력이 극히 나빠 빛에 대한 느낌이 전혀 없고 빛을 비췄을 때 동공반사가 없는 경우나 어린 시절부터 시력이 좋지 않아 시력발달이 안됐다고 판단되는 경우, 황반변성이나 망막박리, 녹내장 등 다른 질환이 동반돼 백내장 수술 후에도 시력개선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수술을 진행하지 않는다.

백내장이 양쪽 눈 모두에 있는 경우에는 한쪽을 먼저 수술해 회복시킨 후 반대쪽 눈을 수술한다. 백내장 수술은 전신마취나 국소마취 상태에서 진행하며 수술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한 시간 정도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 당일에 퇴원도 가능하다.

한편 인공 수정체 삽입술은 현재까지 가장 발전된 백내장 수술법이다. 그러나 인공으로 만든 수정체가 백내장이 생기기 전 원래의 수정체 기능을 전부 대신 할 수는 없다. 즉 눈의 조절력이 떨어지고 백내장 수술 시에 생기는 난시 등의 문제점 때문에 인공 수정체를 넣더라도 나중에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두 개의 안경 착용이 필요할 수도 있다.

백내장은 아직까지 뽀족한 예방책이 없지만 정확한 진단과 경과 관찰 및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는다면 대부분 좋은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엄영섭 교수는 "병이 진행될수록 수정체 혼탁이 심해지면서 시력이 급격하게 감퇴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백내장 수술은 합병증 발생 빈도도 적어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 후 좋은 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증상으로 알아보는 백내장 A to Z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시력이 저하되는 질병이므로 대부분의 경우 시력장애 이외에 별다른 통증이 없다. 일반적인 백내장은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며 발병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수정체 혼탁이 진행됨에 따라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

  • 1. 시력 감퇴 백내장이 발생하면 혼탁해진 수정체로 인해 시야가 흐리거나 왜곡돼 보일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은 혼탁의 위치, 정도, 범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백내장에 의한 시력 감퇴는 상당히 진행된 경우라 하더라도 빛의 밝고 어두움, 빛과 그림자 등은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2. 빛이 퍼져 보임, 눈부심 자동차 헤드라이트나 태양 등 밝은 빛을 바라볼 때 혼탁한 렌즈를 통과한 빛이 산란되면서 빛이 퍼져 보이거나 눈이 부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3. 물체가 여러 개로 보임 부분적인 혼탁으로 수정체의 굴절상태가 불규칙할 때 물체가 두 개 또는 여러 개로 보이는 복시(複視)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백내장이 진행돼 시력이 더욱 나빠지면 사라진다.
  • 4. 기타 증상 사물의 색깔이 붉거나 노랗게 왜곡돼 보이거나 심한 경우 동공(눈동자)이 뿌옇고 흐리게 보일 수 있다. 발생 초기에는 수정체의 굴절력이 증가되면서 일시적인 근시 상태가 되므로 돋보기를 쓰던 사람이 안경 없이도 가까운 글씨를 잘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백내장이 진행돼 수정체 혼탁이 더욱 심해지면 시력은 다시 나빠질 수 있다.
  • EDITOR: 홍은심
  • PHOTO: 홍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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