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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다학제 치료로 최선의 방법 찾는다

최새별 교수

고려대구로병원 간담췌외과 최새별 교수.

일반적인 암은 수술을 최우선으로 치료하지만, 간암은 수술 가능한 환자가 다른 암과 비교해 많지 않다. 보통의 간암 환자들은 간경변증이나 간 섬유화가 동반돼 있는 상태가 많아 간 기능이 좋지 않기 때문. 그래서 간암 치료는 다양한 치료 방법을 고려하기 위해 다학제 간의 협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한편, 근래에는 복강경 수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어 의료진으로서나 환자로서나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졌다. 고려대구로병원 간담췌외과 최새별 교수에게 간암의 수술적 치료와 다학제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간암의 치료법 중 가장 효과가 높다고 알려진 것이 수술적 치료다. 간절제술과 간이식술이 여기에 속하는데, 간절제술의 경우 간 기능이 양호하고 절제가 가능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또 간 기능이 나쁘지만 종양이 크지 않은 경우에 간이식을 염두해볼 수 있다. 최새별 교수는 "특정한 한 가지 치료법이 가장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간암환자의 진행 경과와 간 기능 상태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가령 간 기능이 양호하고 암종이 1~2개 정도면 수술적 치료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간암 환자의 15~20%에 머무르는데, 그 이유는 간이 '침묵의 장기'라 불릴 만큼 대다수의 간암 환자들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해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검진을 통해 재빨리 암을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술 전 7~8개 진료과의 다학제 치료 추천

수술적 치료의 장점은 간암의 종궤 자체를 제거해 재발률을 낮춘다는 점이다. 최 교수에 따르면, 최근 간암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수술적 치료로 복강경 간 절제술이 꼽힌다. 절개 부위의 통증이 적고 수술 이후 회복이 빠르다는 점, 재원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이 많이 시행됐지만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 복강경 수술이 대체적으로 적용되는 추세다. 절제할 범위가 작고 투관침을 몇 개 넣으면 되므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서 의료진과 환자가 대부분 선호한다.

다만 모든 간암 수술을 복강경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복강경으로 접근하기 어렵거나 종양이 큰 경우는 개복수술을, 복강경 접근이 용이한 경우는 복강경 수술을 하지만 적응증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최 교수는 "최근에 로봇수술도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고 환자의 회복을 촉진시킬 수 있어 점차 적용사례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간 경변증이 심하거나 재발이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간 이식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예전에는 수술 성공률이 낮고 수술 비용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었지만, 근래에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지면서 수술 성공률이 100%에 가깝고 수술 비용 또한 낮아져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 교수는 "간 절제술이 좋을지, 간 이식술이 좋을지는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요즘에는 수술 전 7~8개 진료과 의료진과 환자가 참여하는 다학제 치료가 좋은 방안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간암은 암의 크기와 개수, 혈관 침범과 전이 상태, 기저 질환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양하다. 따라서 간암 치료는 다른 어떤 암보다 외과, 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경우에 따라 방사선종양학과 등 다학제간의 협진이 중요하다.

환자의 상태를 고려한 최선의 치료 방안을 찾기 위해 다학제 회의 중인 여러 진료과 의료진.

간암 환자, 단기 치료뿐 아니라 장기 치료 계획 세워야

다학제 치료는 치료의 효율성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관련 의료진이 동시에 참여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은 담당 의사 한 명이 환자에 대해 진단하고 치료하는 시스템이었지만, 최근에는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이 함께 모여 최적의 치료법을 도출하고 있다. 쉽게 말해 다학제 치료란, 한 명의 환자에 대해 7~9명의 전문 의료진이 가장 좋은 치료결과를 얻기 위해 상의하고 협력하는 체계로 정의한다. 치료법을 결정하는 일, 환자 진료 계획을 수립하는 일 등에 여러 의료진이 함께 논의함으로써 조속하고 합리적인 결정이 이뤄지고, 환자로서도 여러 진료과를 오가지 않게 되어 부담이 덜하다. 또 한꺼번에 모든 절차가 이뤄짐으로써 치료의 효율성을 꾀할 수 있게 된다.

일부 환자의 경우 종양의 위치, 특성이 다르고 기저 간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치료법이 더 좋을지 결정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치료법을 하나로 귀결시키기 어려워 두 가지 이상의 치료법을 생각할 수 있는 환자에게 각 전문과 의사들이 치료 장단점을 논의해 가장 좋은 치료가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최 교수는 간암을 진단받은 모든 환자들에게 다학제 치료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오랜 기간의 치료를 요하는 간암의 특성을 보더라도 다학제 치료를 통해 단기간 치료 계획뿐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 가지 치료법으로 귀결되지 않은 환자에게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치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고려대구로병원의 각 진료과 의료진은 다학제 치료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간암뿐 아니라 다른 암 치료에 있어 최상의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있고, 각자 보유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참여율도 상당히 높다. 환자도 자신의 상태를 입체적으로 정확히 알 수 있어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한편, 최 교수는 수술 경과가 좋도록 몇 가지 주의점을 당부한다. 첫 번째는 간에 좋다며 한약이나 각종 엑기스류, 약초 달인 물 등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 장기 복용할 경우 간에서 해독작용을 하다가 독성 간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수술 직후에는 수술 부위 통증이 있더라도 심호흡, 병동 내에서 산책하는 것을 권한다. 심하지 않은 적절한 활동이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세 번째는 수술 이후 재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3~6개월 간격으로 꾸준히 영상의학적 검사를 수행하기를 권한다. 최 교수는 "좋은 식사, 금주, 적절한 운동 등 원칙을 지킨다면 건강한 상태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다.

간암 치료를 위해 간 절제술을 진행 중인 최새별 교수(맨 오른쪽).

암 치료를 선도하는 메카, 고려대구로병원 '다학제진료시스템'

고려대구로병원은 국내 암 치료 분야에서 선도적으로 다학제진료시스템을 도입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주요 암종별로 외과·내과·영상의 학과·방사선종양학과·핵의학과·재활의학과·병리과·정신건강의학과 등 관련 의료진이 참여하는 전문 다학제진료팀을 구축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을 도출한다. 수술 방법, 항암 치료·방사선 치료 방안, 수술 후 관리 등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다각적인 방법을 찾아낸다.

  • EDITOR: 이종철
  • PHOTO: 홍태식,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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