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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주의해야 할 '뇌졸중'
골든타임을 잡아라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노인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의 파열로 인해 뇌 조직 내부 또는 주위에 혈액이 유출되어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주로 50대 이후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흡연과 과음,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30~40대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자칫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기는 뇌졸중. 고려대안암병원 뇌신경센터 유성욱 교수를 만나 뇌졸중에 대해 들어봤다.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동맥경화로 인한 뇌경색이다. 뇌혈관 벽에 지방이 쌓여 동맥이 굳어지면서 좁아지고, 뇌혈관에 생성된 혈전이 혈관을 막아 뇌경색이 유발된다. 뇌출혈은 외상에 의한 출혈을 제외하면 고혈압으로 인해 뇌혈관이 터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한 뇌동맥류의 파열로 인한 뇌지주막하출혈은 갑자기 발생하는 두통이 특징이다. 심한 경우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하며 사망률도 높아 굉장히 위험한 질환이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뇌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서 여러 증상이 발생한다. 일과성으로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회복되는 경우도 있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지만, 다시 증상이 발생하여 지속될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뇌졸중을 의심해봐야 할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것은 갑자기 이유 없이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입이 비뚤어지는 현상이다. 또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문법이 틀린 말을 하거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는 등의 언어장애도 발생한다.

위의 증상은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고 눈으로 확인하기도 쉽지만,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전조 증상도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눈 한쪽이 침침하거나 한쪽만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 물건이 두 개로 보이는 등의 복시, 한쪽이 잘 보이지 않는 시야장애가 나타나면 뇌졸중의 초기 증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는 자칫 노화로 인한 안과 질환으로 오인하여 치료 시기가 늦춰지기도 한다. 또, 전에 없던 두통이 갑자기 심하게 나타나거나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것, 한쪽이 저리거나 감각이 떨어지는 것도 놓치면 안 되는 뇌졸중 증상 중 하나이므로 반드시 기억 해야 한다.

뇌졸중 골든타임 4시간 30분!
F.A.S.T 법칙 기억하자

뇌졸중이 치명적인 이유는 한 번 손상된 뇌 조직은 다시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뇌 손상 부위가 중심에서 주변으로 점차 커지게 되므로 빠른 치료가 생명이다.

전문가들은 뇌졸중의 골든타임을 4시간 30분으로 보고 있다. 증상 발생 후 4시간 3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정맥 내로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있는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다. 4시간 30분은 초과했지만 6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경우는 동맥으로 접근해 막힌 부분을 뚫어주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도한다. 이 시간이 늦을수록 치료 효과는 떨어지고 부작용은 커지며 후유증도 크게 남을 수 있다. 6시간이 지난 후 병원에 도착했을 경우는 뇌 손상이 완전히 진행되지 않았을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그 외 이미 뇌 손상이 모두 진행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급성기 치료를 하지 않는다. 자칫 막힌 곳의 혈관을 뚫었다가 출혈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혈전용해술 이후에는 뇌경색이 악화하는 걸 예방하고 안정화하는 것이 치료의 주목적이 된다. 이렇듯 뇌졸중은 다른 질환에 비해 빠른 치료가 중요하므로 다음의 'F.A.S.T' 법칙을 꼭 기억하자.

'F.A.S.T'는 미국 심장뇌졸중학회에서 제시한 법칙으로 Face, Arm, Speech, Time의 약자다. 첫 번째, Face(얼굴)는 안면 마비를 말하는 것으로 미소를 지었을 때 한쪽 입꼬리가 처진다거나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는 등의 증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Arm(팔)은 팔다리 마비를 말하는 것으로 팔이 올라가지 않거나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증상을 뜻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자가 테스트로는 눈을 감고 손바닥을 위로한 채 양팔을 앞으로 쭉 뻗고 수평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 자신도 모르게 한쪽 팔이 돌아가거나 내려간다면 뇌졸중 증상이므로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Speech(언어 능력)는 같은 단어를 빠르게 반복해 말했을 때, 말이 잘 나오지 않거나 어눌한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마지막 네 번째, Time(시간)은 앞에서 강조한 뇌졸중의 골든타임을 말하는 것으로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곧바로 119에 연락하라는 의미이다.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일러스트

유 교수는 뇌졸중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환자는 30~40% 정도뿐이고 아직도 50~60%의 환자들은 치료받을 수 있는 시간을 놓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상 증상이 있더라도 '증상이 좋아지겠지' 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다른 치료를 시도하다 늦게 오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유 교수는 위의 법칙을 기억해 뒀다가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골든타임 안에 병원에 방문하기를 거듭 강조했다.

뇌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기가 쉽지 않다. 뇌졸중을 앓았던 환자의 뇌를 촬영해보면 발생했던 부위의 뇌세포가 사멸하여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전의 기능이 똑같이 돌아오기 어려울뿐더러 자칫 치명적인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

꾸준한 운동, 부작용·재발 방지에 효과

뇌졸중의 후유증은 신경학적 증상들로 마비 증상, 언어장애 등이 있으며, 뇌졸중 환자의 3명 중 1명 정도는 우울증을 겪게 된다. 하지만 유 교수는 "반드시 모든 환자에게 심각한 후유증이 남는 것은 아니다"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안암병원 뇌신경센터 유성욱 교수.

유 교수가 만났던 환자 중 30대 후반의 한 남성은 팔다리를 들지 못하고 걷지도 못할 만큼 마비 증상이 심한 채로 내원했다. 워낙 뇌경색이 크게 발생했던지라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는 날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3개월 후 경과를 보기 위해 내원하던 날 휠체어를 타고 들어올 줄 알았던 환자는 두 발로 걸어들어와 유 교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신경은 서서히 회복되기 때문에 마비의 회복 기간은 최소 3개월이 필요하다.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들은 자칫 모든 것이 끝났다고 절망할 수 있는데 초기 치료와 재활을 꾸준히 받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로 회복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회복이 된 후에는 환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꾸준한 운동으로 다른 부작용을 방지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뇌졸중은 재발의 위험이 있어 꾸준히 약을 먹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유 교수는 "뇌졸중은 만성질환으로 갈 가능성이 높고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의사 입장으로서 후유증이 심한 환자들을 지켜보는 게 편치 않다"고 말했다. 환자는 완벽하게 회복하기를 원하지만, 사실상 병이 발생하기 이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가는 것은 어려우므로 환자의 기대에 못 미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1인 가구가 많아 뇌졸중 발생시 도움을 얻기가 쉽지 않아 치료 가능한 시간 내에 도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도 사회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 가족이나 주변의 누군가와 수시로 안부를 전하는 습관이 중요하며, 움직임을 감지하는 카메라 등으로 환자가 증상이 생겼을 때 빨리 발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유 교수의 생각이다.

또한, 무엇보다 뇌졸중의 후유증과 사망률을 생각한다면 뇌졸중 위험인자의 관리와 예방이 최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EDITOR: 김경민
  • PHOTO: 지호영,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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